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라늄-납(U-Pb)부터 시작해서 칼륨-아르곤(K-Ar), 루비듐-스트론튬(Rb-Sr)법 등 원자의 붕괴를 이용하는 방법 뿐 아니라 열발광연대측정법, 고지자기연대법 등 그 이외의 방법도 많습니다.
하지만 창조론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연대측정법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입니다. 아 물론 다른 연대측정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아한다는 뜻이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뜻은 아니죠.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매우 오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다른 연대측정법들고는 달리, 반감기 5730년의 14C를 이용하는 탄소연대측정법은 결코 수억년의 결과가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죠. 석탄기(3억5920만년전~2억9900만년전)에 만들어진 탄소층이나 공룡화석(2억년전~6500만년전) 등을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해 보면 거의 대부분 몇만년 이내의 값이 나오거든요(그 이유는 밑에 정리하겠습니다). 창조론자들이 좋아할만 하죠.

남반구와 북반구의
대기중 탄소-14 농도 연간 변화
말하자면 탄소연대측정법은 짧은 시간을 정확하게 재는 초시계(stopwatch)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수명을 초시계로 재겠다고 나섰다가, 몇번의 오버플로우(overflow)를 거치고 15.3초가 나온 것을 보고는 '인간의 수명은 15.3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탄소연대측정을 할 때는 1950년을 기준으로 합니다. 왜냐하면 1950년대 이후 거듭된 핵실험으로 인해 대기중의 탄소농도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전의 연대는,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것 - 나무의 나이테 등 - 을 통해 보정을 합니다.



비단 탄소연대측정법만이 아니라 모든 연대측정법에는 '보정'이 들어갑니다. 이를테면, U-Pb법에 대한 창조론자들의 가장 큰 반론이 '최초의 납의 농도를 알 수 없다'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미 과학자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보정할 방법도 찾아놨습니다. 바로 납과 우라늄의 원자크기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용암이 굳을때 원자크기가 작은 납은 암석결정속에 잘 파고들 수 있는 반면, 비교적 원자크기가 큰 우라늄은 굳은 암석 속으로 파고들기가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암석이 굳은 초기, 납은 암석 전체에 골고루 퍼져있는 반면, 우라늄은 용암이 늦게 굳은 암석 깊은 곳에 존재하게 됩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우라늄이 붕괴함에 따라 납 농도의 변화가 생깁니다.
연대측정법
이 변화량을 역추적해서 암석속 납농도가 동일해지는 시점이 바로 암석의 연대가 되는 것이죠.
연구 따위는 하지 않는 소위 '창조과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고, 과학자들의 일이 엉터리라고 헛소리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왜 수억년전 시료를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측정하면 몇만년의 연대가 나올까요? 위에 보기를 든 초시계처럼 탄소연대측정법도 '오버플로우'가 있을까요?

첫번째 문제는, 방사성원소의 붕괴는 지수함수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초기에 모원소(母元素 - 붕괴되기 전의 원소)가 많을 때는 급격하게 줄어듦으로 어느정도의 오차가 있어도 연대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원소의 양이 감소함에 따라 측정이 정확해도 계산된 연대는 꽤 큰 오차를 가질 수 있습니다.
윗 그림에서 붉은색과 녹색의 측정오차는 같지만 그것으로부터 나온 계산오차는 모원소의 양이 줄어들수록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오래된 시료에 대해서는 반감기가 더 긴 원소를 사용하지, 탄소연대측정을 하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창조론자들이 했다고 주장하는 '공룡뼈에 대한 탄소연대측정법'입니다.


자랑스럽게 공룡뼈를 발굴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유튜브에 올려놨더군요. 그런데...


톱질을 하고 있네요. 그것도 야외에서.. 저 쇠톱을 멸균처리를 했다고 해도 야외에서.. 맨땅에 올려놓고 야외에서.. 땀을 뚝뚝 흘리는 야외에서....


이번엔 메스로 화석을 긁고 있습니다. 그것도 야외에서... 저 칼이나 장갑을 멸균처리했다고 해도 야외에서... 저 알루미늄 호일이 샌드위치를 쌌던 것이 아니라고 해도 야외에서....

과연 저 시료에 다른 유기물 - 세균, 먼지, 꽃가루, 땀방울 등 - 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깨끗한 실험실에서 온몸을 감싸는 멸균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실험해도 자칫하면 시료가 오염되는 것이 과학실험입니다. 최소한 멸균처리된 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톱으로 정밀하게 자르지도 않으면서 실험을 했다구요...

아시다시피 저 공룡뼈 화석은 최소 6500만년 전의 시료입니다. 어차피 이 시료로는 탄소연대측정을 할 수 없을 뿐더러(위에서 말했듯 오차가 매우 큽니다) 실제로 한다고 해도, 미량의 유기물이라도 들어가면 엉뚱한 값이 나올 겁니다. 아마 6500만년과 0년이 섞여 몇만년 연대가 나오겠죠.


위의 창조과학회에서도 고백했다시피 22000~39000년의 측정결과는 공개되지 못했죠. 이딴 식으로 실험해놓고 공개했다가는 망신을 당하기 딱 좋았기 때문입니다(그러면서 자신들이 어떤 음모의 희생자인 듯 분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동영상을 공개하면, 정밀실험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의례 이렇게 실험하는줄 알고 과학자들을 불신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엉터리로 실험한 것을 가지고 비전문가들을 선동하는 곳이 창조과학회, 그리고 그 동영상에 속아 헛소리를 하는 것이 창조론자들입니다.

참고로


여기 해당 실험의 발표과정 있네요. 여기에서는 잘렸지만 발표 이후에 질의응답시간이 있습니다. 이 발표를 본 다른 과학자들이 질문을 하고 발표자가 대답을 하는 시간이죠. 과연 그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궁금하네요...


진화론자에서 창조론자로


창조론자들을 보면 흔히 '진화론자였다가 진화론이 거짓됨을 깨닫고 창조론자가 된 사람'들을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동영상을 첨부해서 말이죠.





여기, 창조론 이야기 - 잘못된 권위에 의존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것 역시 창조론자들에게는 큰 감동일 것입니다.
'역시 진화론자들조차 진화론을 버릴 정도로 진화론은 엉망인 것이야. 단언컨대 창조론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이론이지. 너희들도 그만 창조론을 받아들여라ㅋㅋ'

여기에도 한가지 자그만한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바로 저 사람이 써서 학계의 인정을 받은 창조론 관련 논문이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과학이라는 영역에서는 그 사람의 전력이 무엇이었는지는 전혀 상관 안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연구를 했는지만이 유일하게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입니다. 마치 아인슈타인의 전력이 특허정 직원이었다는 사실은 무시되고 그가 쓴 상대성이론 논문만으로 평가받을 것처럼 말이죠. Walter Veith란 사람이 진화론에서 창조론으로 전향을 했던 말던 학계에서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가 쓴 창조론관련 논문이 다른 과학자들의 인정을 받지 않는 한, 그는 오로지 창조과학회의 선동재료로 사용할 뿐입니다.

그런데 맨 위의 트윗에서처럼 한때 창조론자였다가 진화론자가 된 사람은 없을까요?

'참솔'이란 놈이 창조론을 신봉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난 앞으로 진화론자가 되겠다'라고 나섰다고 해 봅시다. 진화론자들(생물학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그래서?', '뭐, 어쩌라구?' 정도의 반응이나 나올 겁니다.
만약 참솔이 진화론 관련 논문을 써서 저들의 인정을 받는다고 해도, 그들에게 참솔은 '진화론자'일 뿐이지 '창조론자였던 진화론자'는 아닙니다. 그러니 창조과학회처럼 그렇게 선전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창조과학회에서 '진화론자에서 창조론자로 전향한 사람들'을 그렇게 크게 선전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그것 말고는 선전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20만가지 이유

이 지구에는 사람이 살기 위해서 20만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태양이 지구와 거리가 가까우면 사람이 불에 타 죽습니다. 또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멀면 추워서 살지 못합니다.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을 막아주지 못해서 해로운 물질이 그대로 여과되지 않고 들어오기 떄문에 사람이 살수가 없습니다. 바다가 없으면 물이 없어서 살수가 없으며, 지구의 중력이 조금만 커도 낮아도 사람이 살수 없습니다. 이 지구는 사람이 살수있도록 기가 막히게 지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정말로 창조주 하나님께서 사람을 이 지구에 거하실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지으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만일 내가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이 20만가지 조건이 저절로 우연히 생겨났다고 믿어야 할것입니다. 사람은 이 자연계를 궁구히 살펴보아도, 그 진리에 하나님이 계시구나라는 사실을 알수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성경책이 없어도 그렇게 알게 하신 것입니다.

요즘들어 인터넷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보이는군요(혹시 예전부터 있었는데 지금에야 제 눈에 띄었을 수도 있겠죠).
도대체 저 20만가지 조건이란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았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군요. 설마 저 20만가지 조건 하나하나가 리스트되어 있을 리는 없을 테니 어떤 계산식이 있을 텐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 20만가지 조건의 출처로 보이는 목사의 설교 동영상 하나를 찾긴 했는데 거기서도 이런 말밖에 안나옵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이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이유가 20만가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도 20만가지가 뭔지 잘 몰라요.

결국에는 자신도 모르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한 셈이네요.
그건 그렇고, 그 20만가지 조건들 중 저분들이 이야기하는 몇가지 조건은 어떨까요?



태양이 지구와 거리가 가까우면 사람이 불에 타 죽습니다. 또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멀면 추워서 살지 못합니다.
지구의 궤도가 완전한 원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지구를 비롯한 모든 행성들의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라 타원형입니다.


지구의 경우, 원일점은 152,097,701 km, 근일점은 147,098,074 km로 그 차이는 4,999,627 km입니다. 지구 지름이 12,756.2 km이므로 자그마치 지구 지름의 390배 거리를 다가갔다 달아났다 하는 것이죠. 지구 지름의 190배(평균해서) 거리를 다가갔는데도 타죽지도 않고 190배 거리를 멀어졌는데도 얼어죽지 않습니다.
물론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면 3%밖에 안되는 거리임에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저런 주장을 하려면 태양과의 거리가 147,098,073 km가 되었을때 지구의 온도가 몇도가 되어 타죽는지, 태양과의 거리가 152,097,702 km가 되었을때 지구의 온도가 몇도가 되어 얼어죽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겠죠.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근거가 없는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을 막아주지 못해서 해로운 물질이 그대로 여과되지 않고 들어오기 떄문에 사람이 살수가 없습니다.
사실 자기장이 없을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찾기는 힘들군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자기장이 막을 수 있는 것은 α선, β선 등의 하전 입자들입니다. 하지만 태양에서는 이 이외에도 γ선도 방출됩니다. 오히려 이 γ선은 α선이나 β선보다 인체에 더 큰 피해를 입히면서도, 하전입자가 아니기에 지구의 자기장에 의해 막히지 않습니다.
2. 지구 자기장은 정확히는 하전입자들을 막는 것이 아니라 양 극(북극, 남극)으로 끌어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양 극에서는 하전입자들이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북극이나 남극에서 나타나는 오로라가 그 하전입자들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극 생물들도 잘 살고 있습니다. 남북극에는 오히려 지구 전체로 들어와야 하는 하전입자들이 다 모여 있을 텐데 말입니다.*



지구의 중력이 조금만 커도 낮아도 사람이 살수 없습니다.
일단 지구 안에서도 중력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구는 지름이 극지방보다 불룩한 '편원 회전타원체'입니다. 적도 지방이 지구 중심에서의 거리가 멀기에 만유인력이 작으며 게다가 지구 자전의 원심력이 더해져 극지에 비해 중력이 작습니다. 적도지방에서의 중력가속도는 9.78 m/sec2, 극지방에서는 9.83 m/sec2이죠. 그뿐 아니라 고산지대에서의 중력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역시 '사람이 살 수 없는 중력'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는 이상 아무런 의미 없는 소리일 뿐입니다.



공기 안에는 78%의 질소가 있답니다. 그리고 21%의 산소가 있답니다. 1%는 이것저것이라고 하는데, 이 비율이 달라지면 안된다는 거예요.
이것은 동영상에서 목사가 하는 말입니다. 뭐 목사가 과학 쪽을 넘보는 것이 하루이틀이겠습니까만, 넘볼려면 잘 알아보고 넘보라고 하고 싶네요.


지층에 기록된 산소 농도입니다. 약 6억년 전부터 산소가 나타나기 시작(광합성 식물의 진화)해서 점점 짙어져 35%까지 농축되었습니다. 그리고 왔다갔다하다가 최근에 와서 약 20%가 된 것이죠. 즉 공기의 비율이 달라져도 생명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저들이 말하는 20만가지 조건이라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개연성도 없는 헛소리인 것입니다.


* 이 글을 쓸 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나름대로 자기장의 역할이 있더군요. 지자기가 없다면 태양풍이 대기권을 스쳐지나가며 대기의 공기분자까지 끌고 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대기를 자꾸 잃어버리며 결국 화성처럼 될 수 있다더군요.

창조론 이야기 - 창조론자가 찾는 중간화석

진화론 이야기 - 콩심은데 콩난다를 먼저 읽어주세요.

여기 '콩콩이'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눈앞에는 '푸르미'와 '네모네모'가 뛰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과거의 '콩콩이'에서 현재의 '푸르미'와 '네모네모'가 진화했다고 발표를 합니다.


물론 이 결과에 대해 창조론자들은 발광반대를 합니다.

저들은 창조주에 의해 각각 창조되었으며 콩콩이는 과거에 멸종된 것에 불과하다. 정말 진화되었으면 저들 사이의 중간화석이 발견되어야 하지 않느냐?

그에 따라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중간화석을 찾아냅니다(화석에서 색깔을 어떻게 알았냐구요? 저... 그러니까.. 화석에 남았던 DNA를 분석해서... 뭘 그렇게 따지십니까!!!)*


하지만 창조론자들은 인정치 않죠

저것들은 그냥 따로 창조되었다가 사라진 것들이다. 별개의 종species일 뿐이지 중간화석이 아니다. 이런 중간화석을 찾아내란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찾는 중간화석을 그립니다.


뒤 반쪽은 콩콩이, 앞 반쪽은 푸르미, 네모네모인 중간화석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찾아봐야 '그들이 찾는 중간화석'이 나홀 가능성은 없는 것이죠.

현재 발견된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화석 중 대표적인 틱타알릭입니다.



보시다시피 어류의 특징과 양서류의 특징을 같이 가지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어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양서류'라고 정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구태여 구분을 하자면 '머리뼈는 양서류에 가깝고, 꼬리는 어류와 비슷하고. 지느러미는 어류에 가깝지만 지느러미의 위치는 양서류 사지 위치고, ..' 정도 될까요.
하지만 창조론자들은 이런 중간화석에는 만족하지 못하죠. 실제로 교진추에 걸려있는, 그들이 주장하는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화석'입니다.

창조론자들의 중간화석
과연 이런 동물 - 수면의 경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동물이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보면 유치하기까지 한 중간화석을 상상하며 그런 화석을 찾아내라고 발광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과학자들이 아무리 많은 중간화석을 찾아낸다고 해도 그들은 절대 만족을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찾는 중간화석은 '앞쪽은 완전한 새, 뒤쪽은 완전한 공룡', '앞쪽은 털, 뒤쪽은 비늘', '척추가 상반신에만 존재하는 연체동물' 같은 키메라 생물이니까요.


* 예전에 유머라고 넣은 구문인데, 요즘에는 실제로 살아있을 때의 색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물의 색을 결정하는 것은 멜라닌입니다. 그리고 화석에는 이 멜라닌도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멜라닌의 구조를 분석하면 살아있을 때의 색을 알 수 있죠.

인지부조화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의해 많은 미군이 포로가 되었습니다.
얼마 후 중공군은 그 포로들을 이용한 심리전을 행했습니다. 그 포로들이 쓴, 미국을 비난하고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글을 공개한 것이죠. 더구나 그 글은 미군 포로들이 어떤 강압도 없는 상태에서 직접 쓴 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중국에서는 포로들에 대한 이런 작업을 세뇌(洗腦)라 불렀으며, 이후 'Brain washing'으로 번역되어 서구권에서도 연구대상이 되었습니다.

과연 그 미군 포로들은 어떤 세뇌를 받았기에 그런 열렬한 사회주의자가 된 것일까요?

이것에 대한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의 실험이 있습니다.

피실험자를 두 모둠 ㉠과 ㉡으로 나누고 그들에게 아주 지루한 작업을 시킵니다. 그 이후 다른 사람들에게 '아주 재미있는 작업을 했다'라고 말하게 합니다. 그 보상으로 ㉠의 사람들에게는 20달러를, ㉡의 사람들에게는 1달러를 주었습니다.

나중에 피실험자들을 모아 그 실험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결과, ㉠모둠의 사람들보다 ㉡모둠의 사람들에게서 '아주 재미있는 작업이었다'는 말이 더 많이 나왔다고 하더군요.

두 모둠 다 재미없었던 작업을 '아주 재미있었던 작업이었다'라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의 사람들은 20달러를 받고 거짓말을 한(자신의 양심을 20달러에 판) 반면, ㉡모둠의 사람들은 불과 1달러를 받고 거짓말을 한(자신의 양심을 단 1달러에 판) 것이 되겠죠.
자신의 양심의 값이 1달러밖에 안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모둠 사람들에게 차라리 '아주 재미있는 작업이었다'는 거짓말을 진실로 인식해 버리는 현상 - 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재미있는 작업이었기에 재미있었다고 한 것이다 - 이 더 많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것을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고 이름붙였죠.

위에서 말한 미군 포로들의 세뇌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공군은 먼저 미군들에게 '미국은 나쁜 나라다'라는 글을 쓰게 합니다. 그리고 그 글을 쓴 사람에게 담배 한갑 따위 사소한 보상을 하죠.
여기서 미군 포로들은 딜레마에 빠집니다. 자신의 조국을 담배 한갑에 팔았다는 자괴감에 빠지는 것입니다. 차라리 동료의 생명을 구했다거나 미국의 승리를 위해서라는 거창한 보상이면 덜했겠지만 말이죠.
이 자괴감에서 벗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나는 조국을 담배 한갑에 판 것이 아니다. 내 조국이 실제로 잘못되어 있기에 그런 글을 쓴 것이다'라는 인지부조화에 따른 자기합리화(Self Justification)입니다.
이 자기합리화 이후로는 중공군의 강압 없이도 스스로 미국의 모순점을 찾아 비난하는 단계로 접어드는 것입니다.

이런 자기합리화가 잘못된 믿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리고 잘못된 믿음을 오래 가지고 있던 사람일수록 그 믿음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명석이라는 성범죄자가 구속된 이후에도 jms교단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죠. 왜 아직까지 저런 인간말종을 떠받들고 있냐구요.
만약 그들이 정명석이 강간범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 자신들은 '강간범을 숭배하고 있는 멍청이'라는 사실 역시 인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정명석을 '세속권력에 핍박받는 선지자'로 인지하는 쪽이 자신들의 자괴감이 덜하기 때문에 인지부조화현상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문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정명석을 옹호해주며 jms에 충성을 다하는 것이죠.

현재 우리나라의 뉴라이트라는 집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정신이라면 '매국노의 후손'이라는 자괴감에서 벗어나기 힘들겠죠. 그래서 나온 것이 '일제시대 덕분에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었다. 그런 일제시대를 가져온 것이 우리 조상이다'라는 인지부조화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일제시대가 우리나라에 축복이었다'는 사실을 말 그대로 깊이 믿고 있는 것이죠.

창조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죠. '엉터리 창조론에 빠져있던 멍청이'가 되기 싫어서 한사코 진화론의 증거를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덧 : 혹시 이 글 보고 참솔이란 놈도 '엉터리 진화론에 빠져있는 멍청이'가 되기 싫어 한사코 창조론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창조론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아니 확실하게 있을 겁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진화론은 '이해의 대상'이지 '믿음의 대상'이 아니죠.

우연과 필연

다음 그림처럼 시소 위에 7개의 구슬이 정확하게 평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1. 어느 순간 '우연히' 노란색 구슬이 오른쪽으로 살짝 움직였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연히 오른쪽으로 살짝 움직인 노란색 구슬 때문에 전체적인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약간 이동하고, 따라서 시소가 약간 오른쪽으로 기울 것입니다. 그와 함께 시소에 기울기가 생겼으니 7개의 구슬이 오른쪽으로 굴러내리기 시작하겠죠.
그에따라 시소는 더욱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고 구슬이 굴러내려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겁니다.
마침내 7개의 구슬은 모두 떨어져 바닥에 굴러다니고 시소는 다시 평형을 이루게 될 겁니다.


2. 이번엔 어느 순간 '우연히' 왼쪽에 하강기류가 생겼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우연히 왼쪽에 생긴 하강기류에 의해 시소가 약간 왼쪽으로 기울 것입니다. 그와 함께 시소에 기울기가 생겼으니 7개의 구슬이 왼쪽으로 굴러내리기 시작하겠죠.
그에따라 시소는 더욱 왼쪽으로 기울어지고 구슬이 굴러내려가는 속도는 점점 빨라질 겁니다.
마침내 7개의 구슬은 모두 떨어져 바닥에 굴러다니고 시소는 다시 평형을 이루게 될 겁니다.

1번과 2번은 각각 전혀 다른 우연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두가지 전혀 다른 우연의 결과는 어떨까요?
'우연히' 움직인 공이 어떤 공이든, '우연히' 움직인 방향이 어떤 방향이든, '우연히' 일어난 바람이 어떤 쪽이든 그 '우연'의 결과는 '필연적'으로 '7개의 구슬은 모두 떨어져 바닥에 굴러다니고 시소는 다시 평형을 이루게 된다'로 귀결됩니다.

이것이 바로 창조론자들이 멋도 모르고 주장하는 '우연히 생물이 생기고 우연히 개와 고양이가 생기고 우연히 인간이 생겼다'고 알고 있는 진화의 실체입니다. 진화에 우연이 개입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 우연은 오로지 필연을 일으키기 위한 방아쇠 역할을 할 뿐이죠. 바로 이 블로그에서도 몇번이나 다루었던 자기조직화에 의해서 말입니다.

이를테면 창조론자들은 모든 생명체가 L형 아미노산들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우연히 L형 아미노산만이 생겼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합니다.
최초 지구의 바다에서 유기물이 합성되었을때에는 L형 아미노산과 D형 아미노산이 같이 합성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중에 L형 아미노산이 '우연히' 약간 더 많이 합성되었기에 필연적으로 L형 생명체로 자기조직화된 것입니다.
만약 그때 '우연히' D형 아미노산이 더 많이 생성되었다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는 D형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졌을 것이고, 창조론자들은 '우연히 D형 아미노산만이 생겼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불평할 테죠.

진화론 이야기 - 수많은 시조새들

흔히들 창조론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룡과 조류간의 중간화석이 단 하나, 시조새(Archaeopteryx)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듯 합니다. 그와 함께 '시조새는 원시적인 새다'라는 과학자들의 결론을 맘대로 해석해서, '시조새는 새일뿐 새와 공룡의 중간화석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하곤 하죠. 실제로 과학자들의 주장은 '시조새는 수각류공룡에서 진화한 원시적인 새다'인데 말이죠(참고).

그런데 정말로 공룡과 조류의 중간화석이 시조새 단 하나뿐일까요? 정말로 시조새 이외에는 중간화석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보면 그 말이 거짓임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Beipiaosaurus inexpectatus
Alxasaurus elesitaiensis
Rinchenia mongoliensis
Avimimus portentosus

이것들은 모두 Dinosaur World에서 찾은 이미지들입니다. 해당 사이트에는 이것 말고도 '수없이 많은' 공룡과 새의 중간화석들이 모여 있습니다.

덧 : 어느 누군가에게 이 사이트를 소개해 줬더니 이런 말을 하더군요.
그것들은 모두 그림일 뿐이지 화석이 아니잖느냐...
그래서 화석들을 찾는 방법을 알려줬습니다.
① 공룡 이름을 긁어 복사한다.
② 구글에 넣고 이미지검색을 한다
③ 이미지들 중 골격이나 화석을 찾는다


창조론 이야기 - 진화론자들의 음모


상당히 많은 창조론자들이 이런 생각을 하는 모양입니다. 진화론자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허깨비가 된 진화론을 유지하고 있다...
창조론 이야기 - 학계의 기득권에서 썻던 것처럼 학계에는 '기득권' 따위는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진화론이 붕괴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물론 창조론자들이 진화론이 붕괴하기를(그래서 대안으로 창조론이 대두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겠죠.
하지만 그들 못지않게 더욱 진화론이 붕괴하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바로 '진화론자' 자신들입니다.

진화론 자체는 이미 다윈 이전에 시작되어, 창조론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지금은 거의 완성된 상태입니다. 여러 군데 미비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보완' 또는 '수리'의 개념이지 '건축'의 개념은 아니죠. 진화론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미 완성된 빌딩에서 여기저기 떨어진 타일을 붙이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진화론이 붕괴된다면? 과학자들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건물을 지을 커다란 공터가 발견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앞다투어 그 공터에 지을 새로운 건물(새로운 이론)을 설계해낼 것입니다. 만약에 그곳에 최초로 오두막이라도 짓는다면, 현재 '다윈의 진화론'이라 불리는 것처럼 '참솔의 새진화론'이란 이름으로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과연 과학자들이 이러한 기회를 버리고 허깨비를 부여안고 있을까요?

늘 하는 말이지만 창조론자들은 종교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창조론이 영원불멸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때문에 그들이야말로 이미 허깨비가 된 창조론을 부여잡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항상 변화를 추구합니다. 뉴턴역학에 안주하지 않았기에 상대성이론이 만들어졌고, 둥근지구론에 안주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서양배 모양의 지구가 알려졌듯이 진화론자들 역시 진화론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화론 이야기 - DNA, 컴퓨터 프로그램, 띠에라

한때 DNA를 설계도에 비유하는 일이 많더니, 요즘 들어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입니다.


전에 창조론 이야기 - 비유법과 궤변에서 언급한 일이 있습니다만, 비유법은 잘 사용하면 상대를 이해시키는 좋은 도구가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궤변(sophistry)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DNA를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비유하는 것은 일견 옳게 볼 수 있습니다. DNA는 3개의 염기가 하나의 명령어를 이루는 코드가 순차적으로 실행된다고 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DNA의 작동방식을 프로그램으로 비유할 수 있다는 것이지 DNA의 탄생과 진화를 프로그램으로 비유하려고 하면 위와 같은 억지와 궤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진화에 있어서 컴퓨터 프로그램과 DNA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큰 차이는 '융통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복사할 때 뭔가 오류가 생겨 한비트가 잘못 복사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99% 이상은 오동작(다운 또는 무한루프)을 일으킬 것입니다.
반면에 DNA는 어떨까요? '모든 인간은 돌연변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든 인간은 이미 100여개의 돌연변이 - 복사오류를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만약 DNA가 컴퓨터 프로그램처럼 오류에 민감하다면 인류뿐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들은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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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윗글과는 모순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들은 생명체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곤 합니다. 물론 이때는 DNA와 같은 특징 - 복사시 오류를 만드는 복사루틴과 오류가 생겨도 문제없이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언어를 설계해서 사용하는 것이죠.
그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띠에라(Tierra)라는 프로그램입니다. 1991년 생태학자였던 토마스 레이(Thomas S. Ray)가 진화의 모형으로 프로그램한 것이죠.
컴퓨터상에 Tierra(지구)라는 가상의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이곳에 최초에 (위에서 언급한 새로운 프로그램언어로) 설계한 세포 하나를 이식한 후 관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는 매우 놀라왔습니다. 최초의 세포가 (불완전한 복제루틴에 의해) 번식하고, Tierra가 가득 찬 후에는 서로 생존경쟁에 의한 자연선택이 자연히 일어나면서 종분화가 확실하게 나타난 것입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음과 같은 것들이 차례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1. 기생 : 다른 세포의 자원을 빼앗을 수 있는 세포
2. 회피 : 기생충에게 감지당하지 않는 세포
3. 반격 : 반대로 기생충의 자원을 뺏는 세포
4. 공생 : 서로 분업화에 의해 협동하는 세포들
5. 새로운 기생 : 공생 사이에 끼어들어 양쪽에서 자원을 뺏는 세포

출처 : 인공생명







숙주(붉은색)가 매우 많다. 기생충(노란색)이 보이지만 아직 드묾

기생에 면역된 숙주(푸른색)가 빠르게 증가하며
기생충은 그들을 피해 메모리 앞쪽에 몰려있음


그러므로 저 댓글의 마지막은 다음과 같이 고쳐져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요? 그에 대한 답은 당연히 '그렇다!'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사람의 DNA는 윈도우 프로그램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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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창조론자들이 좋아할지도 모르겠군요.

봐라, 어차피 저 Tierra라는 세계는 토마스 레이가 창조한 세계 아니냐? 이것은 창조론을 증거하는 실험이다!!!

한마디로 '꿈 깨시기'를 바랍니다. 저기서 토마스 레이가 창조한 것은 '모든 세포'가 아니라 '최초 단 하나의 세포' 뿐이었거든요.
그러므로 이 실험은 잘 봐줘야 유신진화론 - 창조주가 45억년 전에 최초의 생명체를 만들었고, 그 생명체가 진화해서 현재와 같은 생명체가 되었다 - 의 근거가 될 수는 있지만 창조론 - 야훼가 6000년 전에 인간을 비롯한 모든 동식물들을 종류대로 만들었다 - 의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어차피 저 토마스 레이가 최초의 생명체를 만들어낸 것은 사실 아니냐? 그것만 봐도 저것은 진화론을 부정하는 증거임에 틀림없다.

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마찬가지로 꿈 깨시기를 바랍니다.
진화론 이야기 -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에서도 언급했지만, 진화론은 '최초의 생명체 이후' 생명체의 분화를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실험에서 최초의 프로그램이 수없이 많은 프로그램(기생충, 공생 등)으로 분화해 간 것이 바로 진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실험이 되는 것이죠.

난독증

요즘도 인터넷 창조론자들과 즐겁게 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사람들은 흔히 이론과 법칙을 차등적인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법칙은 완전히 증명된 것, 이론은 증명이 아직 안된 것...>
과연 이 말이 'chamsol이란 놈도 이론은 증명이 아직 안된 것이라 주장한다'일까요? 아니면 눈에 창조론자들의 필터를 장착해서 보고 싶은 부분만 본 것일까요?
혹시나 이 글을 볼 다른 창조론자들을 위해 말한다면, 저 뒤에는
<사람들은 흔히 이론과 법칙을 차등적인 것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법칙은 완전히 증명된 것, 이론은 증명이 아직 안된 것... 하지만 그것은 착각입니다.>


요즘들어 이런 난독증이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합니다. 개나소나 만들 수 있는 동영상을 증거랍시고 올리는 분에게 이런 답글을 했었습니다.
 그에 대해 이런 답변이 올라왔네요...
ㅡㅡ

창조론 이야기 - 유치원에 간 사나이

비쩍 마른 사람이 유치원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모여있는 어린아이들에게 씨름을 하자고 제안합니다.
아무리 힘이 없는 사람이라도 유치원생이 이기기는 쉽지 않죠. 많은 유치원생들이 도전했지만 모두 그에게 쓰러집니다.
그리고 나서 그가 선언합니다.
"자, 봤지? 이 형아가 이 세상에서 가장 세다!"
유치원생들 모두들 감탄을 합니다.
"와, 이 형 정말 세상에서 가장 세구나"
그런데 그중 한 녀석이 질문을 합니다.
"그럼 형 K-1에 나가 보셨어요? 거기서 일등했나요?"
"내가 세상에서 가장 강하다니까? 너 나하고 한번 더 싸워 볼래?"
"형이 K-1에서 다른 선수랑 싸우는 모습 보여주세요. 그럼 인정할께요"
"잔소리 말고, 너 나한테 이겨? 못이기지? 그럼 내가 가장 세다는 것 인정해!"


가끔 학술지 논문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동영상들을 제시하면서 창조론을 전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이 동영상을 과학적으로 논박해 보라고, 논박하지 못한다면 진화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라고(창조론을 받아들이라고) 강요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위에 쓴 '유치원에 간 사나이'가 생각납니다.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힘자랑하고 나서 내가 세계최고라고 정신승리하는 사람 말입니다.

만약에 정말로 자기가 세계 최고(창조론이 정설)라고 생각한다면 저런 유치원(유튜브)에서 애들(비전문가들)을 상대로 씨름(선동)해서는 안되죠. 정식으로 K-1(과학학계)에 진출하여 다른 격투가(과학자)들을 상대로 싸움(논쟁)을 해야 합니다. 그 싸움(논쟁)에서 이겨야 정말로 세계 최고(창조론이 정설)라고 인정받는 것입니다.

저런 사람들에게 논문을 요구하는 것은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K-1 트로피가 K-1에서 우승했다는 것을 증명하듯, 정식 출판된 논문이 그들이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결코 K-1(과학학술지)에 나가지 않습니다. 격투가(과학자)들과 싸워(논쟁해) 이길 수 없다는 것은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러면서도 최고(정설)라는 타이틀을 탐내서 비전문자들을 대상으로 거짓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죠.

물론 그들 뒤에는 더 많은 헌금과 더 많은 세력을 탐내는 무리들이 있을 것입니다(주어는 없습니다).

진화론 이야기 - 근친혼과 유전병


우연히 위와 같은 댓글을 보았습니다. 관련기사는


여기 있군요.
사실 이 기사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돌연변이에 의해 생기는 유전적 결함은 근친혼이라고 더 높아지지 않습니다. 일반 혼인을 한 부모나 근친혼을 한 부모나 그 자손이 유전적 결함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이 실험 결과만 가지고 '근친혼, 유전적 문제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커다란 잘못입니다. 근친혼의 문제는 '결함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결함이 드러나는 것'에 있으니까 말입니다.

정상적인 유전자를 G라 하고, 결함을 가진 유전자를 g라고 해 봅시다.
정상적인 두 부모(GG)가 아이들을 낳았는데, 그 중 하나가 돌연변이에 의해 결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부모(0) :       GG            GG

자녀(1) :       GG            Gg

만약 두 자녀들이 근친혼을 한다면 나올 수 있는 자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모(1) :       GG            Gg

자녀(2) :   GG    GG    Gg    Gg

즉 1/4의 확률로 Gg인 자녀 둘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세대에서는

부모(2) :       Gg            Gg          1/4확률

자녀(3) :   GG    Gg    Gg    gg

역시 1/4의 확률로 열성유전자의 기형인 gg가 태어날 수 있습니다. 즉 누구에겐가 유전자의 결함이 생겼다면, 손자 대에서 그 결함이 나타날 가능성이 1/16인 것이죠. 게다가 정상처럼 보이는 Gg가 상존하기 때문에 이후에도 gg가 나타날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습니다.

반면 이 가계(家係)가 아닌 다른 가계에서 똑같은 돌연변이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까우므로 근친혼을 하지 않는다면 Gg인 유전자끼리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먼 옛날에 분리된 친척이 아니라면). 그 때문에 결함있는 유전자를 가진 Gg가 태어날 일은 있지만 gg가 태어나 그 결함이 실제로 나타날 가능성은 0에 가깝죠.

한가지 더, 이 글만 본다면 근친혼이 계속될 때만 결함이 나타나며, 어쩌다 한번씩 일어나는 근친혼은 상관없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근친혼을 하지 않더라도 결함있는 유전자 Gg는 존재하기 때문에, 부모중 하나가 Gg를 가진다면 두 남매가 Gg를 가지게 될 가능성은 Gg인 타인끼리 만나는 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 때문에 어쩌다가 맺게 된 근친혼의 경우에도 gg가 태어날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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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단지 근친혼이 계속될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글일 뿐입니다. 이 글을 가지고 '근친혼을 금지해야 한다'거나 '근친혼을 허용해야 한다' 등에 대한 입장은 전혀 없습니다.


엮인글 : 진화론 이야기 - 순혈의 허상

창조론 이야기 - 성경을 진실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논리학에 귀류법(歸謬法 reductio ad absurdum)이란 것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증명을 하는 것이죠.



어떤 소수 P를 가장 큰 소수라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모든 소수를 곱한 후 1을 더한 수 N을 계산할 수 있다.

N = 2 * 3 * 5 * 7 * 11 * .... * P + 1

그런데 이 N은 모든 소수로 나누더라도 1이 남으므로 N은 소수다. 또한 P를 포함하는 모든 소수들을 곱한 후 1을 더했으므로 N > P이다(즉 N은 P보다 큰 소수다).
이것은 'P가 가장 큰 소수'라는 가정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가장 큰 소수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소수의 갯수는 무한하다.
- 끝

이런 증명방식을 귀류법이라고 합니다.
유용하면서도 간단한 증명법이라서 창조론자들도 잘 알고 있죠.


성경이 진실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렇게 된다면..
<중략>
..그러므로 성경이 진실임이 확실하다.
-끝
증명과정은 귀류법과 비슷하긴 한데... 이것이 옳은 귀류법일까요?

㉠의 증명을 봅시다.
시작은
어떤 소수 P를 가장 큰 소수라고 가정하자.
입니다.
하지만 결론은
이것은 P를 가장 큰 소수라고 가정했던 전제에 어긋난다.
죠.
즉 처음에 시작했던 가정(가장 큰 소수 P)을 부정함으로써 역으로 그 가정의 반대(가장 큰 소수는 없다)임을 증명하는 것이 귀류법입니다.

㉡의 증명은 어떨까요?
성경이 진실이라고 가정해 보자.
로 시작해서
그러므로 성경이 진실임이 확실하다.
로 끝나는 순환논리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단군신화가 진실이라 가정해 보자 ... 그러므로 단군신화는 진실이다.
외계인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 그러므로 외계인은 존재한다.
....
과 마찬가지 논리인 것이죠.

창조론자들 및 근본주의자, 성경무오론자들이 흔히 주장하듯 '성경을 진실이라 받아들이면 모든 것이 설명된다'는 말은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성경을 진실이라 생각해 버리면 성경이 진리라는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거든요.

앙갚음(復讐 revenge)의 진화론


1 . 어떤 곳에 놀러가면 우선 숙박부부터 확인해라. 김전일이라는 이름이 있으면 재빨리 짐 싸들고 그곳에서 탈출해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약 67%의 확률로 죽는다.

2 . 재빨리 짐을 싸서 도망쳐 나와도 약 90%의 확률로 그곳에서 나가는 유일한 통로가 끊어져 있을 것이다. 아마 외다리가 끊어져 있거나 폭풍우로 배가 끊겼을 것이다. 암벽 등반으로 계곡을 건너거나 개헤엄을 쳐서라도 탈출하는 쪽을 권장한다. 이쪽이 살아날 확률이 약간 높다.

3 . 당신이 김전일의 절친한 친구라 해도 안심해서는 안된다. 범인은 김전일과 미유키 이외에는 봐주지 않는다.

4 . 김전일과 함께 있으면 약 75%의 확률로 협박장이니 그와 비슷한 것이 어디선가 나타나게 된다. 그것을 보고 '이것은 10년 전의...!'라고 놀라는 당신. 안됐다. 첫번째 희생자는 당신이다.

5 . 운 좋게 다른 사람이 첫번째 희생자가 되었다고 치자. 분명히 김전일도 못푸는 밀실살인이거나 불가능 살인일 것이다. 만약 당신이 김전일보다 먼저 트릭을 알아차렸다 해도 어두컴컴한 방에서 혼자 '그래, 그 트릭은...!'이라고 중얼거리지 마라. 100% 죽.는.다.

6 . 희생자가 늘어가면 높은 확률로 당신이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안심해라.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갈 일은 절대로 없다. 누명은 김전일이 100% 풀어준다. 단, 당신은 자살처럼 꾸며서 살해당할 확률이 +50가 되었다. 유감이다.

7 . 만약 당신이 범인이라면, 누군가 잘못된 추리를 하게 해서 완전범죄를 완성시키려 할 수도 있다. 이때 절대로 김전일을 그 대상으로 삼는 짓을 해서는 안된다. 그는 당신보다 머리가 좋다.

8 . 단, 당신이 마지막에 자살할 것이거나 감옥에 가는것도 두려워 하지 않고 오직 복수만을 실행할 결심이라면 김전일을 불러라. 당신이 원하는 만큼 다 죽일 수 있을 것이다. 김전일은 트릭을 풀 뿐이지 살인은 안막는다.

9 . 운이 좋아서 다른 사람이 누명을 쓰고 사건이 끝났다고 치자. 안심하면 안된다. 김전일은 집에 가다가 뭔가를 보고 힌트를 얻어서 '수수께끼는 모두 풀렸다!' 라고 외치고는 돌아올 것이다.

10 . 돌아온 김전일은 사람들을 다 불러 모을 것이다. 자살하려면 이때 해라. 괜히 그 자리에 나갔다가 과거 다 틀통나고 있는쪽 없는쪽 다 팔리고 결국 자살하게 된다. 아니면 김전일이 말 꺼내기 전에 자수해라.

11 . 나같으면 김전일을 제일 먼저 죽인다.


확실히 추리만화 김전일의 이야기 패턴을 잘 짚은 말입니다. 대부분의 스토리는 위와 같이 진행되죠. 범행의 동기는 (거의 항상) 과거에 대한 복수이며, 범인은 과거의 복수를 위해 완전범죄를 꾸미지만 결국 김전일에 의해 트릭이 밝혀져 체포되거나 자살하거나 합니다.

여기서 '앙갚음(復讐 revenge)'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왜 인간은 복수심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명확한 '복수의 의지'를 가진 것은,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나 조류 등 장기 기억력을 가진 일부 동물들입니다. 옛날 사냥꾼들에게는, 상처입힌 동물들은 끝까지 따라가서 잡아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들이 상처에서 회복된 후 인간에 대한 복수심으로 인간을 습격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말입니다(코끼리의 복수에 대한 연구).


하지만 의지를 갖고 있지 않는 생물들은 복수를 하지 않을까요?

쐐기벌레나 폭탄먼지벌레 같은 것들은 자신을 먹으려는 포식자의 입 안을 상처입힙니다.
포식자는 앞으로 쐐기벌레나 폭탄먼지벌레 같은 먹거리를 피하게 됩니다.


벌들은 꿀을 훔쳐가려는 동물들에게 벌침을 선사합니다.
벌에 쏘인 동물들은 맛있는 꿀을 보면서 침만 흘리게 됩니다.


독초들은 자신을 먹으려는 포식자들에게 배앓이나, 심하게는 죽음까지 선사합니다.
배앓이를 하거나 동료가 죽는 것을 본 동물들은 그 독초를 피하게 됩니다.

즉 '앙갚음'이라는 것은, '날 건드리면 너도 다친다. 그러니 다시는 우릴 건드리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복수의 진화'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화'가 늘 그렇듯 여기서 한가지 큰 문제가 생깁니다.

앙갚음에 의해 자기만족을 느끼는 개체가 있다면, 그 자기만족에 의해 더욱 '가열찬 복수'를 할 테고, 주위 다른 생물들은 그들에게 경고를 받아 건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즉 '주위에 대한 경고'에는 관심없이 '자기만족'만을 느끼는 개체라도 진화적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죠. 즉 '복수의 진화'가 아닌 '복수심의 진화'가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 까마귀가 쐐기벌레를 잡아먹었는데, 먹을 때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며칠 후에 고통이 느껴진다면 어떨까요? 먹힌 쐐기벌레의 입장에서는 '나를 먹었으니 너는 며칠 후 고통을 느끼게 될 것이다'라 만족하며 죽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까마귀의 입장에서는 왜 고통스러운지 알 수 없을 테고 다른 쐐기벌레를 잡아먹는데 있어서 거리낌이 없을 것입니다. 그 까마귀가 며칠간 먹은 먹거리를 다 기억하고 분석해서 쐐기벌레와 고통의 상관관계를 알아채지 못한다면 말이죠.

앙갚음을 한다면, 가능하면 그 즉시, 그리고 그 대상 뿐 아니라 주위에 널리 알리는 것이 최선입니다. '저녀석을 건드리면 저꼴난다'는 것을 가능한 한 많은 대상에게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으면 효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김전일 만화에 나오는 범인들은 가장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로지 '복수했다'는 자기만족을 위해서 범행을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정말로 복수를 하고 싶다면 완전범죄 따위가 아니라 오히려 떠들썩하게 범죄를 저질러야 다른 사람들에게 경고한다는 복수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더 좋은 복수입니다.

물론 '진화'가 늘 그렇듯 이 '복수심의 진화' 역시 완벽하지 않습니다. 복수심이 극도로 진화된 두 집단이 만난다면 둘 사이의 치킨게임에 의해 둘 다 전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제대로된 복수란 자기만족을 위해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끝없이 치킨게임을 벌여 양쪽 다 피폐해지는 것도 아닙니다.똑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그래서 나와 내 일족이 더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가장 완벽한 복수라 할 수 있습니다.

덧 : 어느 TV프로그램에서 본 내용입니다.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가해자 부모가 피해자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답니다. '용서해 주는 것이 가장 큰 복수다'란 글귀와 함께요
만약 가해자를 용서해줌으로써 그에게 부끄러움을 주어 행동을 바꿀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복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끄러움 자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용서가 복수가 될 수는 없겠죠. 그리고 저런 글귀를 가해자측에서 보내왔다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뜻입니다. 즉 저들에게는 '용서해 주는 것이 가장 큰 복수다'가 해당 안되는 쪽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과학과 도덕

옛날부터 종교는 도덕성에 많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거짓말하지 말라는 말은 성경의 십계명에도 들어가 있으며 불교의 팔계(八戒)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거짓말을 하면 귀신이 혀를 뽑아간다거나 하는 식의 민간속설도 있습니다.

과연 종교와 도덕성은 원래부터 그렇게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진화론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요?

㉠이라는 부족국가에는 '거짓말을 하면 신이 노해 마을에 벼락이 떨어진다'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난다면 신의 노여움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한 사람의 혀를 뽑아 제물로 바칩니다.
인접한 ㉡이라는 부족국가에는 너무나 자비로운 신이 있습니다. 거짓말을 해도, 남의 물건을 훔쳐도, 사람들 앞에서 크게 세번을 웃으면 다른 사람들도 같이 세번을 웃어야 하며, 그것으로 모든 잘못은 씻기게 됩니다.

이렇다면 ㉡쪽이 아무래도 ㉠쪽보다 거짓말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고 그만큼 사회적 비용도 클 것입니다. 그 때문에 ㉡쪽보다는 ㉠쪽이 더욱 강대해질 것이고 결국 ㉠은 ㉡을 병합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은 부족국가에서 도시국가와 왕국을 거쳐 제국으로 발전해 가며, 그 설화는 '거짓말하면 혀를 뽑아라'라는 교리를 가진 종교로 발전하게 됩니다.

즉 종교와 도덕이 처음부터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회)만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전해내려오고 있는 것이죠(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종교와 도덕이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종교인들은 간혹 이렇게 주장하곤 합니다. 종교가 무너지면 도덕도 무너진다고 말이죠. 그 때문에 '신의 창조를 부정함으로써 종교를 쓰러뜨리고 도덕도 붕괴시키려는 진화론'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옛날 아는 지식이 많지 않았던 과거에는 충분히 종교로서 도덕을 강요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지식이 쌓여있는 현재에는 그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거짓말하면 혀를 뽑는 종교' 이야기를 조금 더 해 보죠. 현대인들은 벼락에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신이 노해서가 아니라 구름에 충전된 전하의 방전현상이라고 말이죠. 그와 함께 번개를 피할 수 있는 피뢰침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신의 분노라는, 거짓말을 제어할 수 있는 고삐가 풀린 셈입니다. 오히려 더 거짓말이 많아지고 사회의 혼란이 심해지지 않을까요?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벼락에 대한 연구를 막는 방법'이 있습니다. 벼락에 대해 알 수 없으면 거짓말에 계속 고삐를 채울 수 있을 테니까요.
창조론자들을 포함하는 종교근본주의자들이 주장하는 해결책이 이것입니다. 도덕성에 대한 종교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정확히 말하자면 사회에 대한 종교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진화론을 제거하자는 주장이죠. 하지만 이것은 더이상 발전하지 말자 - 그냥 여기 주저앉자는 주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두번째는 '종교에서 왜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했을까' 또는 '거짓말을 권장하는 종교는 왜 없을까'를 연구하는 방법입니다. 즉 거짓말을 하면 개인적, 사회적으로 어떤 손해가 생기는지를 연구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자연히 거짓말이 없어지겠죠.


협력의 진화
창조론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진화론이 도덕성을 망가뜨린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진화론적으로도 도덕을 지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증거가 많이 있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로버트 액셀로드의 '협력의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과학적인 도덕'은 '종교적인 도덕'에 비해 왜곡될 가능성이 매우 작습니다. 기독교든 불교든 '종교적인 도덕'은 지난 수천년을 지나는 동안 왜곡된 경우가 많았죠.
'사탕수수 농장주에게 종교를 전파시켜서 그 농장의 노예를 해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상으로 그렇게 해서 노예가 해방된 경우보다 다음과 같은 결과가 훨씬 많이 나왔습니다.
1. 농장주는 농장의 노예들에게 그 종교를 전파해서 한층 더 착취할 수 있다 - 주인 말을 잘 듣는 것이 신의 뜻이므로 주인에게 복종하면 나중에 천국에 갈 수 있다
2. 농장주는 종교의 사제들에게 착취당한다 - 사제 말을 잘 듣는 것이 신의 뜻이므로 사제에게 복종하면 나중에 천국에 갈 수 있다

참고로 액셀로드의 '진화론적 도덕관(?)'은 '상대를 착취하지 말고, 상대에게 착취당하지도 말라'는 것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창조론자들의 흑백논리

자연계에는 다음과 같은 수많은 빛깔들이 있습니다.

먼셀의 컬러트리

이런 빛깔들이 모여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그런데 창조론의 모태라 할 수 있는 기독교에서는 태생부터 대상을 흑백으로만 보는 이분법에 익숙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아니면 이며
야훼가 아니면 우상이고
정통교단이 아니면 이단입니다.
선택받은 유대인이 아니면 모두 이방인이며
사람들은 의인이 아니면 악인이고,
구원 아니면 죽음이며,
나중에 천국 아니면 지옥으로 가게 됩니다.

이런 흑백논리에 익숙해진 창조론자들은 자연조차도 흑백의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 어떤 이론이 완전히 맞지 않으면 완벽하게 틀린 것입니다.
㉡ 어떤 대상이 생물이 아니면 무생물이며
㉢ 두 동물이 같은 종이 아니면 완전하게 다른 종입니다.

하지만 자연은 그렇지 않습니다. 검은색과 흰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회색도 있고 각종 색깔들도 있습니다. 이런 중간색을 모두 무시해 버리고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사물을 본다면 마치 이런 그림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겠죠.








㉠ 어떤 이론이 완전히 맞지 않으면 완벽하게 틀린 것입니다.

앞에서도 몇번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이를테면

㉮ 복어독을 먹으면 죽습니다.
㉯ 복어독을 먹어도 죽지 않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이 두 명제들 중 어느것이 완벽한 진실이고 어느것이 완전한 거짓일까요?
말하자면 둘 다 완벽한 진실도, 완전한 거짓도 아닙니다. ㉯는 복어독을 먹어보면(?) 쉽게 반증되며 ㉮ 역시 극소량의 복어독을 먹으면 죽지 않으므로 반증 가능합니다. 오히려 극소량의 복어독(tetrodotoxin)은 근육경련에 대한 치료약으로 쓰입니다.

tetrodotixin
하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는 완전한 진실은 아니지만 진실에 가까운 명제입니다. ㉯는 완전한 거짓은 아니지만 거짓에 가까운 명제죠.
아무튼 '복어독을 먹으면 죽습니다'가 완전한 진실이 아니라고 해서 '복어독을 먹어도 상관없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뭐라고 할까요?


㉡ 어떤 대상이 생물이 아니면 무생물이며
'판스워스 교수의 생물학 강의'란 책에서는 모터사이클이 생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토론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생물인지 무생물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그 기준을 찾아봅시다.

㉮ 생물은 호흡을 한다.
모터사이클 역시 호흡을 합니다. 엔진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며 그중 산소를 사용하고 배기구로 이산화탄소를 내뿜습니다.
㉯ 생물은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아들인다.
모터사이클 역시 외부에서 에너지(휘발유)를 받아들입니다.
㉰ 생물은 생각할 수 있다
토마토가 생각할 수 있을까요?
㉱ 생물은 생식한다.
생식하지 못하는 노새는 무생물일까요?

이 외에도 더 있지만 너무 많군요...
꼭 이런 비유가 아니더라도 바이러스는 생물일까요? 유전체는 가지고 있지만 번식은 전적으로 다른 살아있는 세포에 의존하는 미생물 말입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큰 소동이 벌어졌던 프리온(Prion)은 어떨까요? 프리온은 유전체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단백질 분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온은 스스로 증식합니다.

생물과 무생물을 정확히 나눌 수 있는 생물학자는 없습니다. 지금은 사물은 완전한 생물완전한 무생물 사이의 어디엔가 위치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터사이클은 치솔보다 생물에 가깝다. 로봇은 모터사이클보다 생물에 가깝다. 개는 로봇보다 생물에 가깝다
이 책에 나온 한 구절입니다.

㉢ 두 동물이 같은 종이 아니면 완전하게 다른 종입니다.
이것은 고리종의 보기로 완벽하게 반박됩니다.


윗 그림에서 ㅎ의 파랑새와 ㅌ의 새는 같은 종입니다., ㅌ과 ㅊ의 새도 같은 종이고... ㅍ과 ㅎ의 빨강새도 같은 종입니다. 하지만 ㅎ의 파랑새와 빨강새는 다른 종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ㅎ의 파랑새와 ㅌ의 새는 100% 교배 가능합니다. ㅎ의 파랑새와 ㅊ의 새 사이에서는 교배성공율이 100%가 안됩니다. ㅇ, ㅂ 등으로 계속 멀어질수록 교배성공율은 점점 떨어지죠. 즉 종과 종은 정확하게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멀어지는 것입니다.


아무튼 여러 종교들 중에서 기독교계열의 개신교만이 진화론을 거부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정치적, 경제적, 신앙적) 이유가 있겠지만, 이와 같은 흑백논리 역시 순진한 개신교인들이 진화론을 이해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