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이야기 - 말싸움

먼 옛날
종교 : 저 산 너머엔 뭐가 있을까?
과학 : 몰라, 아직 연구중...
종교 : 그것도 모르면서 잘난척은, 그 너머엔 신이 있다구

몇백년 후
종교 : 저 산 너머엔 뭐가 있을까?
과학 : 연구해 보니 산 너머엔 큰 강이 있더군
종교 : 그 강 건너엔 뭐가 있지?
과학 : 몰라, 아직 연구중...
종교 : 그것도 모르면서 잘난척은, 그 너머엔 신이 있다구

또 몇백년 후
종교 : 저 산 너머엔 뭐가 있을까?
과학 : 연구해 보니 산 너머엔 큰 강이 있더군
종교 : 그 강 건너엔 뭐가 있지?
과학 : 연구해 보니 강 건너엔 넓은 사막이 있던데?
종교 : 그럼 그 사막 건너에는?
과학 : 몰라, 아직 연구중...
종교 : 그것도 모르면서 잘난척은, 그 너머엔 신이 있다구

또 몇백년 후
종교 : 저 산 너머엔 뭐가 있을까?
과학 : 연구해 보니 산 너머엔 큰 강이 있더군
종교 : 그 강 건너엔 뭐가 있지?
과학 : 연구해 보니 강 건너엔 넓은 사막이 있던데?
종교 : 그럼 그 사막 건너에는?
과학 : 그 건너에는 넓은 바다가 있더라구.
종교 : 그 바다 건너엔 뭐가 있지?
과학 : 몰라, 아직 연구중...
종교 : 그것도 모르면서 잘난척은, 그 너머엔 신이 있다구

......
이하 생략
과학은 연구를 거듭하며 시야를 넓히고 있는데 종교는 계속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죠.
그러면서 과학마저 발을 묶어놓으려 하고 있습니다.

진화론 이야기 - 지층연대 측정법

순환논리란 자꾸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논리를 말하죠.

1. 철수네 집은 영희네 집 옆이다.
2. 영희네 집은 철수네 집 옆이다.
3. 철수네 집은 영희네 집 옆이다.
4. 영희네 집은 철수네 집 옆이다.
......

이런 것이 순환논리입니다. 이 두 개의 논리로는 철수네 집도 영희네 집도 찾을 수 없는, 있으나마나한 논리죠.
대표적으로 성경무오론자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오류입니다.

1. 성경의 신의 말씀이다
2. 그러므로 성경은 진리다.
3. 진리인 성경에 성경은 신의 말씀이라고 씌어 있다.
4. 성경의 신의 말씀이다
5. 그러므로 성경은 진리다.
6. 진리인 성경에 성경은 신의 말씀이라고 씌어 있다.
.....

마찬가지로 성경이 신의 말씀이라는 근거가 성경 자체에 있는 이상 이 논리로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순환논리를 제거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0. 영희네 집은 학교에서 동쪽으로 500m 떨어진 곳에 있다.
1. 철수네 집은 영희네 집 옆이다.
2. 영희네 집은 철수네 집 옆이다.
3. 철수네 집은 영희네 집 옆이다.
4. 영희네 집은 철수네 집 옆이다.
......


이와 같이 최초에 기준이 되는 논리 하나만 추가한다면 저 논리는 '순환논리의 오류'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초의 논리(0번)는 순환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죠.



창조과학회에서 소위 '진화론의 오류'라고 주장하는 것들 중에 '화석연대의 순환논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1. 화석연대는 그 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와 같다
2. 지층연대는 그 지층에서 발견된 화석의 연대와 같다.
3. 화석연대는 그 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와 같다
4. 지층연대는 그 지층에서 발견된 화석의 연대와 같다.
........

만약 진화론이 정말로 저런 순환논리가 포함되어 있었다면 이미 예전에 과학자들로부터 버림을 받았을 것입니다. 마치 지금 창조론이 버림받은 것처럼 말이죠.
실제로 화석과 지층의 연대측정 논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0. 지층연대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1. 화석연대는 그 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와 같다
2. 지층연대는 그 지층에서 발견된 화석의 연대와 같다.
3. 화석연대는 그 화석이 발견된 지층의 연대와 같다
4. 지층연대는 그 지층에서 발견된 화석의 연대와 같다.
........

즉 어떤 방법으로든지 지층의 절대연대를 측정할 수 있다면 '순환논리'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지층의 연대는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퇴적암에 연대측정을 해봐야 그것은 '퇴적암을 이루는 성분이 용암에서 굳은 시간'일 뿐, '퇴적암을 이루는 성분이 퇴적된 시간'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창조과학회에서 주장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죠.

하지만 창조과학회에서 말하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층의 연대는 간접적으로 측정 가능하다는 사실입니다.

다음과 같은 지층이 있습니다.


이 지층이 만들어진 순서는 어떨까요?
가장 먼저 ㉠과 ㉡, ㉢이 차례로 만들어진 후, 화산 폭발로 인해 ㉥의 용암이 관입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지층이 융기하여 침식을 거친 후 다시 침강해서 ㉣과 ㉤이 차례로 퇴적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은 용암이 굳은 화성암 - 연대측정을 할 수 있다 - 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이 화성암을 연대측정해서 500만년의 나이가 나왔다면 이 화성암에 의해 뚫린 ㉠과 ㉡, ㉢의 나이는 최소한 500만년 이상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에 포함되어 있는 화성암 입자(자갈 등 - 윗 그림에서는 초록색 덩어리)의 연대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때 나오는 연대는 '자갈이 퇴적된 연대'가 아니라 '자갈이 용암에서 굳은 연대'입니다.
하지만 지층에 자갈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자갈이 포함되어 있던 암석이 생성된 후 그 암석이 침식되어 지층이 생겼다는 말이죠. 즉 저 자갈의 연대가 600만년으로 나왔다면 ㉢의 나이는 최대한 600만년 이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저 경우에 지층 ㉢의 나이는 500만~600만년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죠.

또는

이런 지층에서도 마찬가지죠. 이 지층은 가장 먼저 ㉠과 ㉡이 만들어진후 ㉦이 관입해 들어왔고, 다시 침식을 받은 이후 , ㉢이 쌓이고, 다시 ㉥이 관입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침식을 거친 후 ㉣과 ㉤이 차례로 퇴적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과 ㉦의 연대를 측정할 수 있으니, ㉢의 연대는 저 둘의 중간이라고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층의 나이를 판단하고, 그 지층에 포함된 화석의 나이를 판단한 이후에야, 이 화석이 표준화석이 되어, 다른 (간접적으로도 연대를 측정할 수 없는) 지층의 연대를 계산하는데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정도면 충분히 순환논법에서 벗어날 수 있겠죠?


덧 : 물론 만약에 관입된 용암의 연대가 600만년으로, 지층에 포함된 자갈의 연대가 500만년으로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용암이 관입했을때 ㉢지층은 그때 만들어지지도 않았던 자갈을 포함하고 있다는 모순이 생길 것입니다. 연대측정법의 붕괴죠.
창조론자 여러분들은 이런 모순이 있는 지층을 찾아서 학계에 보고하도록 하세요. 여러분들이 찾은 지층을 과학자들이 인정한다면 여러분들이 바라는 대로 젊은 지구론(지구는 6000년 전에 창조되었다)과 생명창조론(모든 종이 한순간에 창조되었다)이 정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창조론 이야기 - 어느 창조론 소설




신은 오늘날 볼 수 있는 많은 동물들에게 이빨이나 발톱이 아니더라도 매우 특별하고 효과적인 방어능력을 주셨습니다. 만약 스컹크나 호저, 또는 전기뱀장어 같은 동물들의 뼈화석이, 이런 동물들은 본 적이 없는 과학자들에게 발견되었다면 그들은 그 동물들의 고유한 방어능력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요?

욥기에는 '레비아탄'이라 불리는, 창이나 칼로도 막을 수 없는 무서운 생물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경은 매우 독특한 방어능력에 대해 묘사하고 있습니다.

재채기는 멀리까지 번쩍이고 그 눈초리는 아침의 눈망울 같다. 주둥이는 뿜어나오는 불꽃으로 타오르고 코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른다....

우연히 발견한 창조론 관련 서적입니다. 옆쪽 잘린 부분은 해석하기 힘들지만 보아하니 성경에 나오는 '불을 뿜는 동물'이 파라사우롤로푸스라고 주장하는 모양입니다.

일단 본문 내용처럼, 현실에 스컹크(스꿩크?)가 없는 상태에서 스컹크의 화석이 발견된다면, 과학자들은 스컹크의 방어법(냄새풍기기)을 알아낼 수 있을까요? 아마 불가능할 것입니다.

과학자들이 과거 생물들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이유는 화석을 통한 해부학적 특징을 현재의 동물들과 비교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공룡의 이빨을 현재 동물들의 이빨과 비교해서 식성을 판단하고, 골반뼈를 사람이나 원숭이와 비교해서 직립보행을 했는지 판단하고, 고대 박쥐들의 달팽이관을 현재 박쥐의 달팽이관과 비교해서 초음파를 사용했는지 어땠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두 화석으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이죠.
그런데 스컹크의 냄새발생기관은 화석화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스컹크란 동물이 없는 상황에서) 스컹크의 화석이 발견되었다면 스컹크가 독한 냄새를 피워 적들을 쫓아보냈다는 사실을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아, 만약 호저라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화석화된 호저의 단단한 가시가 육식동물의 화석과 같이 발견된다면 호저의 방어력에 대해 추측을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발견된 수없이 많은 공룡들 중에서도 스컹크나 전기뱀장어처럼, 또는 현재 어떤 동물도 가지고 있지 못한 어떤 능력(위에 나온 불을 뿜는 것 포함)으로 적을 쫓거나 먹이를 잡는 공룡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과학자도 그런 '공룡들의 특수능력'에 대해 언급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근거를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볼때 저렇게 성경구절만으로 불뿜는 공룡을 주장한다는 것은, 그들이 진화론에 대해 흔히 말하는 대로 소설일 뿐이죠.

덧글 : 본문에 폭탄먼지벌레(bombardier beetle)이 언급되는군요. 불을 뿜는 동물의 보기로 언급하는 것 같은데, 사실 폭탄먼지벌레가 내뿜는 것은 불이 아닙니다. 뜨거운 증기일 뿐이죠.

창조론 이야기 - 아시모프의 편지

The Relativity of Wrong

틀림의 상대성

By Isaac Asimov



I RECEIVED a letter the other day. It was handwritten in crabbed penmanship so that it was very difficult to read. Nevertheless, I tried to make it out just in case it might prove to be important.
며칠전 편지 한통을 받았다. 편지는 손으로 휘갈겨 쓰여져 아주 읽기가 어려웠다. 어쨌든 뭔가 중요한 내용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겨우겨우 읽어내려갔다. 

In the first sentence, the writer told me he was majoring in English literature, but felt he needed to teach me science. (I sighed a bit, for I knew very few English Lit majors who are equipped to teach me science, but I am very aware of the vast state of my ignorance and I am prepared to learn as much as I can from anyone, so I read on.)
첫 번째 문장에서 보낸이는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나에게 과학에 대해 가르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영문학 전공자중에 나에게 과학을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것 역시 매우 많기에 누구에게서든 배울 자세를 갖추고 계속 읽어내려갔다.)


It seemed that in one of my innumerable essays, I had expressed a certain gladness at living in a century in which we finally got the basis of the universe straight. I didn't go into detail in the matter, but what I meant was that we now know the basic rules governing the universe, together with the gravitational interrelationships of its gross components, as shown in the theory of relativity worked out between 1905 and 1916. We also know the basic rules governing the subatomic particles and their interrelationships, since these are very neatly described by the quantum theory worked out between 1900 and 1930. What's more, we have found that the galaxies and clusters of galaxies are the basic units of the physical universe, as discovered between 1920 and 1930. These are all twentieth-century discoveries, you see.
아마 내가 쓴 수많은 에세이중에 우리가 드디어 우주의 기반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세기에 살게되어서 기쁘다는 내용을 썼나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자세하게 쓰지는 않았지만 내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이런 것이었다.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물질들간의 상호작용하는 중력은 1905년부터 1916년에 걸쳐 연구된 상대성이론에 의해서 밝혀졌다. 그리고 아원자 입자들과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1900년부터 1930년사이에 밝혀진 양자역학에 의해서 매우 깔끔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에 더해서 1920년과 1930년 사이에 우리는 은하계와 은하단이 물리적 우주의 기본 단위임을 알게되었다. 알다시피 이 모두가 20세기에 이루어낸 발견이다.

The young specialist in English Lit, having quoted me, went on to lecture me severely on the fact that in every century people have thought they understood the universe at last, and in every century they were proved to be wrong. It follows that the one thing we can say about our modern "knowledge" is that it is wrong. The young man then quoted with approval what Socrates had said on learning that the Delphic oracle had proclaimed him the wisest man in Greece. "If I am the wisest man," said Socrates, "it is because I alone know that I know nothing." the implication was that I was very foolish because I was under the impression I knew a great deal.
이 젊은 영문학도의 말은, 매 세기마다 그 시대 사람들은 자신들이 드디어 우주를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했으나 다음 세기에 가면 그들이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의 현대적인 ‘지식’ 또한 틀리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젊은이는 델파이의 신탁이 소크라테스가 가장 현명한 사람이라고 천명하자 “내가 가장 현명하다면 나 자신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나 홀로 알고 있기 때문이오”라고 한 말을 인용했다. 마치 내가 너무나 멍청해서 내가 모든 것을 안다고 떠벌이고 있다는 인상을 준 모양이었다.

My answer to him was, "John, when people thought the earth was flat, they were wrong. When people thought the earth was spherical, they were wrong. But if you think that thinking the earth is spherical is just as wrong as thinking the earth is flat, then your view is wronger than both of them put together."
나는 그에게 이런 답장을 보냈다. “존, 사람들이 아직 지구가 평평하다고 했을 때 그들은 틀렸습니다. 사람들이 지구가 구체라고 생각했을때도 틀렸죠. 그런데 지구가 구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평평하다고 생각한 사람들과 똑같은 정도로 틀렸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들을 모두 합한 정도로 틀린 것입니다..”

The basic trouble, you see, is that people think that "right" and "wrong" are absolute; that everything that isn't perfectly and completely right is totally and equally wrong.
기본적인 문제는 맞다와 틀리다라는 것이 절대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은 완벽하고도 완전하게 맞거나, 아니면 완전하고도 동일하게 틀렸다는 것이죠.
(참고 : 창조론 이야기 - 창조론자들의 흑백논리)


However, I don't think that's so. It seems to me that right and wrong are fuzzy concepts, and I will devote this essay to an explanation of why I think so.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 맞고 틀림은 완전하게 나눌 수 없습니다. 이 편지에서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설명하도록 하죠.

When my friend the English literature expert tells me that in every century scientists think they have worked out the universe and are always wrong, what I want to know is how wrong are they? Are they always wrong to the same degree? Let's take an example.
영문학 전공자인 당신은 내게 매 세기마다 과학자들은 우주에 대해 이론을 만들었지만 항상 틀려왔다고 말한다면 나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군요. 얼마나 틀렸나요? 모두 같은 정도로 틀렸나요? 예를 들어보죠.

In the early days of civilization, the general feeling was that the earth was flat. This was not because people were stupid, or because they were intent on believing silly things. They felt it was flat on the basis of sound evidence. It was not just a matter of "That's how it looks," because the earth does not look flat. It looks chaotically bumpy, with hills, valleys, ravines, cliffs, and so on.
문명의 초창기의 상식은 세상이 평평하다는 거였습니다. 이건 사람들이 멍청해서라거나 일부러 바보같은 것을 믿었기 때문이 아니죠. 그들은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이 제대로 된 증거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그저 “그렇게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지구는 그냥 보기에도 결코 평평하지 않기 때문이죠. 둘러보면 언덕, 계곡, 협곡에 낭떠러지까지. 정말 무질서하게 보일 정도로 들쑥날쑥한 곳이 많으니까요.

Of course there are plains where, over limited areas, the earth's surface does look fairly flat. One of those plains is in the Tigris-Euphrates area, where the first historical civilization (one with writing) developed, that of the Sumerians.
Perhaps it was the appearance of the plain that persuaded the clever Sumerians to accept the generalization that the earth was flat; that if you somehow evened out all the elevations and depressions, you would be left with flatness. Contributing to the notion may have been the fact that stretches of water (ponds and lakes) looked pretty flat on quiet days.
물론 평야도 조금이지만 존재했습니다, 그곳에서는 지구 표면이 거의 평평하게 보였을 테죠. 그런 평면이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문자를 가진 최초의 문명 - 수메르가 발생했습니다.
아마도 똑똑한 수메르인들은 그러한 평야의 모습을 보고 지구가 평평하다는 일반화를 시킨것이겠죠. 만약 모든 돌출된 것을 평평하게 만든다면 평평한 것만이 남을테니. 그리고 연못이나 호수, 바다들도 조용한 날에는 평평하게 보인다는 것도 이 일반화에 도움을 주었겠고 말입니다.

Another way of looking at it is to ask what is the "curvature" of the earth's surface Over a considerable length, how much does the surface deviate (on the average) from perfect flatness. The flat-earth theory would make it seem that the surface doesn't deviate from flatness at all, that its curvature is 0 to the mile.
그들이 왜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을까를 다른 방식 - 지구의 곡률로 접근해 볼까요? 지구 표면은 완전한 평평함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을까요? 만약 지구표면이 정말로 평평하다고 가정한다면 곡률은 1마일당 0이 됩니다.

Nowadays, of course, we are taught that the flat-earth theory is wrong; that it is all wrong, terribly wrong, absolutely. But it isn't. The curvature of the earth is nearly 0 per mile, so that although the flat-earth theory is wrong, it happens to be nearly right. That's why the theory lasted so long.
현대에 와서는 물론 지구평면설은 틀렸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완전 무결하고 완벽하게 틀렸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구의 곡률은 마일당 거의 0에 근접하니까요. 그러니 지구평면설이 틀렸다고는해도 부분적으로는 옳은 것이었죠. 그래서 이 학설이 오래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이구요.

There were reasons, to be sure, to find the flat-earth theory unsatisfactory and, about 350 B.C., the Greek philosopher Aristotle summarized them. First, certain stars disappeared beyond the Southern Hemisphere as one traveled north, and beyond the Northern Hemisphere as one traveled south. Second, the earth's shadow on the moon during a lunar eclipse was always the arc of a circle. Third, here on the earth itself, ships disappeared beyond the horizon hull-first in whatever direction they were traveling.
All three observations could not be reasonably explained if the earth's surface were flat, but could be explained by assuming the earth to be a sphere.
기원전 350년경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지구평면설에 불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북쪽으로 여행할 때 별들은 남쪽 지평선으로 사라지고, 남쪽으로 여행할 때 별들은 북쪽 지평선으로 사라집니다. 두 번째로 월식때 보이는 달에 비쳐진 지구의 그림자가 언제나 곡선모양이었고 세 번째로 지구 위에서도 수평선너머로 사라지는 배들은 돛보다 선체가 먼저 사라지죠.
이 3가지 관찰로 볼 때 지구가 평평하다는 것보다는 지구가 구체라고 설명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What's more, Aristotle believed that all solid matter tended to move toward a common center, and if solid matter did this, it would end up as a sphere. A given volume of matter is, on the average, closer to a common center if it is a sphere than if it is any other shape whatever.
더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고체는 동일한 중심을 향한다고 믿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결국 구체를 이룰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이죠. 특정 물질의 부피가 있다면 평균적으로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구체를 이룰 것이라고 말입니다.

About a century after Aristotle, the Greek philosopher Eratosthenes noted that the sun cast a shadow of different lengths at different latitudes (all the shadows would be the same length if the earth's surface were flat). From the difference in shadow length, he calculated the size of the earthly sphere and it turned out to be 25,000 miles in circumference.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1세기가 지나고 그리스 철학자 에라토스테네스는 위도에 따라서 태양 때문에 발생하는 그림자의 길이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지구가 평평하다면 모두 같을테니까요). 이 그림자의 길이를 가지고 구체인 지구의 둘레를 쟀는데 25000마일이라고 계산하게 되었죠.

The curvature of such a sphere is about 0.000126 per mile, a quantity very close to 0 per mile, as you can see, and one not easily measured by the techniques at the disposal of the ancients. The tiny difference between 0 and 0.000126 accounts for the fact that it took so long to pass from the flat earth to the spherical earth.
그러한 구체의 곡률은 마일당 0.000126이므로 0에 매우 가까웠고 이런 곡률은 고대시대에는 쉽게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0과 0.000126의 이 미소한 차이 때문에 지구평면설에서 지구구체설로 가는데 그토록 오래 걸렸던 것이죠.

Mind you, even a tiny difference, such as that between 0 and 0.000126, can be extremely important. That difference mounts up. The earth cannot be mapped over large areas with any accuracy at all if the difference isn't taken into account and if the earth isn't considered a sphere rather than a flat surface. Long ocean voyages can't be undertaken with any reasonable way of locating one's own position in the ocean unless the earth is considered spherical rather than flat.
0과 0.000126같은 미소한 차이는 극히 중요합니다. 지구가 구체가 아니라 평면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오차가 축적되어 넓은 지역의 지도를 정확하게 만드는 것이 불가능해지죠. 지구를 평면이라 생각한다면 먼 바다에서 현재 위치를 결정할 방법이 없기에 먼바다 탐험도 불가능합니다.

Furthermore, the flat earth presupposes the possibility of an infinite earth, or of the existence of an "end" to the surface. The spherical earth, however, postulates an earth that is both endless and yet finite, and it is the latter postulate that is consistent with all later findings.
So, although the flat-earth theory is only slightly wrong and is a credit to its inventors, all things considered, it is wrong enough to be discarded in favor of the spherical-earth theory.
그러니 지구평면설이 아주 조금밖에 틀리지 않았고 그걸 발명한 사람들의 공을 치하해야겠지만, 모든 것을 생각해봤을 때 지구평면설을 버릴 수밖에 없었죠.


무엇보다 평면지구설은 무한하게 뻗어있는 지구를 가정하거나 표면의 "끝"을 상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구체 지구에선 그러한 끝이 없으면서도 유한한 지구를 생각할 수 있으며, 이것은 이후의 모든 연구 결과와 일치합니다.

And yet is the earth a sphere?
No, it is not a sphere; not in the strict mathematical sense. A sphere has certain mathematical properties - for instance, all diameters (that is, all straight lines that pass from one point on its surface, through the center, to another point on its surface) have the same length.
That, however, is not true of the earth. Various diameters of the earth differ in length.
그런데 지구는 구체가 아니냐고요?
아니, 사실은 구체가 아닙니다, 적어도 엄격한 수학적 관점에서는. 구체는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이를테면 모든 지름(그러니까 표면의 어느 한 점에서 시작해서 중심을 지나 다른쪽 표면까지 이르는 모든 직선)은 같은 길이를 가져야 한다던지 말이죠.
하지만 지구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구는 여러개의 지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What gave people the notion the earth wasn't a true sphere? To begin with, the sun and the moon have outlines that are perfect circles within the limits of measurement in the early days of the telescope. This is consistent with the supposition that the sun and the moon are perfectly spherical in shape.
그렇다면 왜 지구가 완벽한 구체라고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처음에는 태양과 달이 당시 가지고 있던 측정한계 내에서는 완벽한 원형으로 보였기 때문이었겠죠. 그러므로 달과 태양이 완벽한 구체라고 추측한 것입니다.

However, when Jupiter and Saturn were observed by the first telescopic observers, it became quickly apparent that the outlines of those planets were not circles, but distinct ellipses. That meant that Jupiter and Saturn were not true spheres.
하지만 목성과 토성을 처음 망원경으로 관찰했을 때, 이 행성들의 윤곽선이 원형이 아니라 타원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즉 목성과 토성은 완벽한 구체가 아니라는 것이죠.

Isaac Newton, toward the end of the seventeenth century, showed that a massive body would form a sphere under the pull of gravitational forces (exactly as Aristotle had argued), but only if it were not rotating. If it were rotating, a centrifugal effect would be set up that would lift the body's substance against gravity, and this effect would be greater the closer to the equator you progressed. The effect would also be greater the more rapidly a spherical object rotated, and Jupiter and Saturn rotated very rapidly indeed.
17세기말 아이작 뉴턴은 물체는 중력하에서 구체가 된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정확히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이지만). 하지만, 그건 회전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일 때였죠. 만약 회전하고 있다면 원심력에 의해서 중간부분이 중력을 상쇄하게 되고 적도에 가까워짐에 따라 그 힘이 커지게 마련이죠. 이 효과는 자전속도가 증가함에따라 더 커지는데 목성과 토성의 자전속도 역시 대단히 빠르기에 눈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The earth rotated much more slowly than Jupiter or Saturn so the effect should be smaller, but it should still be there. Actual measurements of the curvature of the earth were carried out in the eighteenth century and Newton was proved correct.
지구는 목성이나 토성보다는 훨씬 느리게 돌므로 그 효과는 작지만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18세기에 실행했던 곡률계산으로 뉴턴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었죠.

The earth has an equatorial bulge, in other words. It is flattened at the poles. It is an "oblate spheroid" rather than a sphere. This means that the various diameters of the earth differ in length. The longest diameters are any of those that stretch from one point on the equator to an opposite point on the equator. This "equatorial diameter" is 12,755 kilometers (7,927 miles). The shortest diameter is from the North Pole to the South Pole and this "polar diameter" is 12,711 kilometers (7,900 miles).
말하자면 지구는 적도쪽이 튀어나와있고. 극으로 갈수록 더 평평해진다는 말입니다. 구체라기보단 “편원 회전타원체”이죠. 이 말인즉슨 여러개의 지름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가장 긴 지름은 적도의 12,755킬로미터이고 가장 짧은 극지름은 12,711킬로미터입니다.

The difference between the longest and shortest diameters is 44 kilometers (27 miles), and that means that the "oblateness" of the earth (its departure from true sphericity) is 44/12755, or 0.0034. This amounts to l/3 of 1 percent.
가장 긴 지름과 가장 짧은 지름의 차이인 44km, 44/12755=0.0034가 되죠. 이것은 1퍼센트의 1/3 정도입니다.

To put it another way, on a flat surface, curvature is 0 per mile everywhere. On the earth's spherical surface, curvature is 0.000126 per mile everywhere (or 8 inches per mile). On the earth's oblate spheroidal surface, the curvature varies from 7.973 inches to the mile to 8.027 inches to the mile.
다른말로하면 평면에선 곡률이 어디서든지 0이지만, 구체지구표면에선 마일당 곡률이 0.000126(1마일당 8인치정도)입니다. 하지만 편원 회전타원체지구 표면에선 곡률이 7.973인치에서 8.027인치 사이로 변화합니다.

The correction in going from spherical to oblate spheroidal is much smaller than going from flat to spherical. Therefore, although the notion of the earth as a sphere is wrong, strictly speaking, it is not as wrong as the notion of the earth as flat.
이렇게 구체에서 편원 회전타원체로 가면서 줄어드는 오차는 평면에서 구체로 가는 오차보다도 훨씬 작죠. 그러므로 지구가 구체라는 것이 틀렸다 할지라도 지구를 평면으로 생각하는 것만큼 틀리지는 않았다는 얘길입니다.

Even the oblate-spheroidal notion of the earth is wrong, strictly speaking. In 1958, when the satellite Vanguard I was put into orbit about the earth, it was able to measure the local gravitational pull of the earth--and therefore its shape--with unprecedented precision. It turned out that the equatorial bulge south of the equator was slightly bulgier than the bulge north of the equator, and that the South Pole sea level was slightly nearer the center of the earth than the North Pole sea level was.
그리고 편원 회전타원체라는 사실조차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틀렸습니다. 1958년 인공위성 뱅가드1호가 발사되었을 때 전례가 없을 정도로 정밀한 조사를 했습니다. 그러자 적도 남쪽이 적도 북쪽보다 더 튀어나와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 즉 남극점이 북극점보다 더 지구 중심에 가까웠다는 뜻이죠.

There seemed no other way of describing this than by saying the earth was pear-shaped, and at once many people decided that the earth was nothing like a sphere but was shaped like a Bartlett pear dangling in space. Actually, the pear-like deviation from oblate-spheroid perfect was a matter of yards rather than miles, and the adjustment of curvature was in the millionths of an inch per mile.
이 모습을 서양배 모양 이외에 다른 모습으로 묘사할 방법은 없는 것 같네요. 사실 편원 회전타원체에서 서양배모양으로 바뀌면서 줄어든 오차는 마일이 아니라 야드수준이어서 고쳐진 곡률도 마일당 백만분의 1인치에 불과합니다.

In short, my English Lit friend, living in a mental world of absolute rights and wrongs, may be imagining that because all theories are wrong, the earth may be thought spherical now, but cubical next century, and a hollow icosahedron the next, and a doughnut shape the one after.
간단히 말하죠 영문학도씨. 모든 것이 완벽하게 옳고 그른 것이 존재하는 당신의 상상속 세상에서는 이번세기의 이론에서는 구체이고 다음 세기에서는 정육면체였다가 다음 세기에는 구멍이 뚫린 20면체였다가 다시 도넛모양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What actually happens is that once scientists get hold of a good concept they gradually refine and extend it with greater and greater subtlety as their instruments of measurement improve. Theories are not so much wrong as incomplete.
그러나 실제로 과학자들은 측정기구에 발달과 함께 다듬어가면서 더 확장합니다. 이론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것일 뿐이죠.

This can be pointed out in many cases other than just the shape of the earth. Even when a new theory seems to represent a revolution, it usually arises out of small refinements. If something more than a small refinement were needed, then the old theory would never have endured.
이런 것은 지구모양 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이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이론이 혁명적이라고할 때에도 실제로는 아주 작은 수정에서 시작됩니다. 만약 이 작은 수정보다도 더한 것이 필요하게 된다면 이전의 이론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는 것이고.

Copernicus switched from an earth-centered planetary system to a sun-centered one. In doing so, he switched from something that was obvious to something that was apparently ridiculous. However, it was a matter of finding better ways of calculating the motion of the planets in the sky, and eventually the geocentric theory was just left behind. It was precisely because the old theory gave results that were fairly good by the measurement standards of the time that kept it in being so long.
코페르니쿠스는 천동설을 지동설로 옮겨놓았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얼핏 보기에는 당연한 것에서 말도 안되는 것으로 바뀌었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늘에 있는 행성들의 운동을 계산하는데 더 나은 방법을 찾은 것이었고, 결국 천동설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천동설이 당시 기준으로는 꽤 괜찮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지만, 그 이후로는 더이상 괜찮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었으니까 말입니다.

Again, it is because the geological formations of the earth change so slowly and the living things upon it evolve so slowly that it seemed reasonable at first to suppose that there was no change and that the earth and life always existed as they do today. If that were so, it would make no difference whether the earth and life were billions of years old or thousands. Thousands were easier to grasp.
다시한번, 지구의 지질학적 변화와 생물의 진화는 너무 느려서 얼핏 보기에 변화란 존재하지 않고 지구와 생물들은 언제나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지구나 생명이 수십억년이 되었든 수천년이 되었든 전혀 상관이 없죠. 아마 수천년이라고 생각하는편이 더 알기쉽겠지만요.

But when careful observation showed that the earth and life were changing at a rate that was very tiny but not zero, then it became clear that the earth and life had to be very old. Modern geology came into being, and so did the notion of biological evolution.
하지만 주의 깊은 관찰을 한다면 지구와 생물들이 극히 작은, 하지만 0은 아닌,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보면 지구와 생물은 매우 오래되었다는 결론이 내려지게 됩니다. 현대 지질학도 그렇고 진화론 또한 그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If the rate of change were more rapid, geology and evolution would have reached their modern state in ancient times. It is only because the difference between the rate of change in a static universe and the rate of change in an evolutionary one is that between zero and very nearly zero that the creationists can continue propagating their folly.
만약 이 변화의 속도가 빨랐다면 지질학과 진화론은 이미 고대에 현대수준에까지 이르렀겠죠. 이 차이는 정적인 우주와 모든 것이 변화하는 우주 사이의 변화율이 각각 0과 0에 매우 근접한 숫자라는 점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창조론자들은 계속해서 선전에 이용하고 있죠, 0에 가까우니 0이라고 말입니다.

Since the refinements in theory grow smaller and smaller, even quite ancient theories must have been sufficiently right to allow advances to be made; advances that were not wiped out by subsequent refinements.
이론에 있어서 이러한 수정이 점점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주 오래전의 이론이라 할지라도 다음 단계로 진보하기에는 충분할만큼은 옳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진보는 이전의 이론을 깨끗하게 지우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도 아니구요.

The Greeks introduced the notion of latitude and longitude, for instance, and made reasonable maps of the Mediterranean basin even without taking sphericity into account, and we still use latitude and longitude today.
이를테면 그리스인들은 위도와 경도라는 개념을 만들어냈죠. 그들은 지구가 구체라는 것을 감안하지 않고도 꽤 그럴싸한 지중해지도를 만들었으며 지금도 위도, 경도 개념은 사용하고 있습니다.

The Sumerians were probably the first to establish the principle that planetary movements in the sky exhibit regularity and can be predicted, and they proceeded to work out ways of doing so even though they assumed the earth to be the center of the universe. Their measurements have been enormously refined but the principle remains.
수메르인들은 아마 최초로 밤하늘의 별들이 규칙적이며 예측기능하다는 것을 알아냈을 겁니다. 그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가정을 가지고 있었죠. 그들의 측정방법과 결과는 현재에는 어마어마하게 개선되었지만 원칙만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Naturally, the theories we now have might be considered wrong in the simplistic sense of my English Lit correspondent, but in a much truer and subtler sense, they need only be considered incomplete.
영문학전공한 당신, 간단히만 생각하면 모든 이론이 틀리거나 맞거나 둘중에 하나 뿐일 겁니다. 하지만 좀 더 진실에 가까운 것은 ‘불완전하다’라는 말인 것입니다.



말하자면

1. 평평한 지구(곡률 0)
2. 원형지구로 바뀌면서 곡률 8 변화(0 inch/mile → 8 inch/mile)
3. 회전타원체 지구로 바뀌면서 곡률 0.027 변화(8 inch/mile → 8±0.027 inch/mile)
4. 서양배모양의 지구로 바뀌면서 곡률 0.000001 변화

즉 계속 바뀌기는 하지만 바뀌는 폭은 계속 줄어듦니다. 이렇게 계속 조금씩 바뀌는 것을 그냥 '매번 바뀐다'고 할 수 있을까요? 차라리 '매번 정확해진다'가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참고 : 원주율

진화론 이야기 - 직관

다음 문제들에 대해 직관적으로 대답해 보십시오.

1. 자연수의 갯수와 짝수의 갯수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요?

2. 초속 10만km로 달리는 우주선에서 초속 10만km의 속도로 탄환을 진행방향으로 쏜다면 이 탄환의 속도는 얼마일까요?

3. 육면이 막힌 조그만 상자에 전자 하나가 들어 있습니다. 이 전자가 벽을 통과해 상자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을 할 것입니다.

1. 자연수의 갯수가 많다(자연수의 갯수 = 짝수의 갯수 + 홀수의 갯수)
2. 10만km/s + 10만km/s = 20만km/s
3. 나올 수 없다.

정말 그럴까요?

1. 무한의 갯수를 세는 방법으로는 게오르크 칸토어의 짝짓기 방식이 사용됩니다. 즉 두 집합의 각 원소를 1:1로 짝지을 수 있으면 두 집합의 크기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마찬가지로 무한인 두 집합의 원소를 1:1로 짝지을 수 있으면 두 집합의 크기가 같다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자연수의 원소(1, 2, 3, 4, ....)와 짝수의 원소(2, 4, 6, 8,....)을 1:1로 짝지을 수 있을까요?

(1:2)(2:4)(3:6)(4:8)(5:10).....(n:2n)....과 같이 어떤 자연수 n은 항상 2n과 짝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짝을 이루면, 짝을 이루지 못하는 자연수나 짝수도 없으며, 짝수 둘과 짝을 이루는 자연수, 자연수 둘과 짝을 이루는 짝수도 없습니다. 즉 자연수의 갯수와 짝수의 갯수는 같다는 요상한 결과가 나오게 됩니다. 참고로 칸토어에 의하면 자연수의 갯수 == 짝수의 갯수 == 홀수의 갯수 == 정수의 갯수 == 유리수의 갯수 < 실수의 갯수입니다.


2.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두 속도 u와 v의 합 w는
와 같이 계산됩니다. 만약 u와 v가 광속에 비해 훨씬 작다면 uv/c2는 매우 작은 값이 되며 분모는 1에 가까와지므로 w=u+v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u와 v가 광속 c에 다가감에 따라 분모는 점점 커지므로 w는 점점 작아지죠.
이 식에 의하면 탄환의 속도는 20만 km/s가 아니라 약 18만 km/s가 됩니다.




Quantum tunnelling through a barrier.
At the origin (x=0),
 there is a very high,
 but narrow potential barrier.
 A significant tunnelling effect can be seen.
3. 양자역학에 '터널효과'란 것이 있습니다. 어떤 공간에 갇혀있던 소립자가 어느 순간 그 공간 밖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죠.
오른쪽 그림과 같이 마치 파동과 같은 현상이며, 양자역학에 의하면 소립자는 파동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기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방사성원소에서 흔히 보이는 α-붕괴가 바로 핵력을 뚫는 터널효과의 보기입니다.
즉 양자역학에 의하면 상자 안의 전자가 벽을 통과해 밖으로 빠져나올 확률은 0이 아닙니다.


사람의 직관(intuition)이란 것은 오랜 경험으로 얻어진 규칙에 의해 결론을 내는 것을 말하며, 어떤 문제에 대해 길게 생각하지 않고도 답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중에 던져진 돌은 '직관적으로' 봤을때 머지않아 땅에 떨어질 것이며 저 앞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호랑이는 '직관적으로' 봤을때 내게 달려들 것이라고 알 수 있죠.
인간의 문명 초기에 과학은 인간의 '직관'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인간이 보고 느낄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인간이 그동안 보아온 경험에 의한 '직관'과 어긋나는 현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제 과학은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분야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어느 누구도 아광속(亞光速)을 경험하지 못했기에 상대성이론을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느 누구도 전자를 눈으로 보지 못했기에 터널효과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죠.

진화론도 마찬가지입니다. 진화론은 종의 변화를 설명하는 이론으로서 최소한 수만년 이상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만약 인간이 수만년을 살 수 있다면 진화를 직접 관찰하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수명은 기껏해야 수십년에 불과합니다. 수십년간 보고 들은 결과로서 진화론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죠. 그때문에 많은 창조론자들이 '물고기가 개구리를 낳는 것이 (직관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냐'는 식의 반론을 하곤 합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진흙인형을 만들듯 신이 사람을 만들었다는 설명이 훨씬 직관적으로 이해되죠(물론 신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서 말입니다).

사람들은 상대성이론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러 수식을 통해 계산하고, 그 계산 결과가 실제와 같은지를 판단해서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을 뿐입니다. 상대성이론에 의해 계산된 대로 중력장에서 빛의 굴절이 확인되었고, 인공위성에 실린 원자시계의 오차 등을 관측해 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죠.
진화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진화론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단지 여러 생물들을 관찰하고 화석을 관찰하고 유전자를 분석하고 유전자 돌연변이율을 계산해서 예측한 결과가 실제와 같은지를 판단해서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을 뿐입니다. 진화론에 의해 예측된 대로 고리종이 존재하고, 고생물학적 분석결과와 유전학적 분석결과가 일치하며, 3억 6천만년 전 지층에서 틱타알릭이 발견되었음에 의해 진화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