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이야기 - 곤충의 크기

고생대 석탄기 지층에서는 거대한 곤충화석이 나오곤 합니다.다음과 같이 날개길이 65cm가 넘는 거대한 잠자리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석탄기를 끝으로 이러한 거대한 곤충들은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 그래프, 그리고 곤충의 호흡기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곤충은 오른쪽 그림과 같은 숨관으로 호흡을 합니다. 어류처럼 아가미로 물을 보내는 근육도, 육상동물처럼 허파로 공기를 빨아들이는 근육도 없습니다. 기껏해야 배의 근육을 움직여 숨관 안의 공기를 환기시키는 정도입니다. 숨관과 모세숨관을 통해 외부의 산소가 몸속까지 확산되도록 할 뿐입니다.

산소의 농도가 35%에 달하는 석탄기에는 숨관에 의한 산소의 확산만으로 큰 몸을 지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산소농도가 급격하게(15%까지) 떨어집니다. 이렇게 되자 숨관을 이용한 산소의 확산만으로는 그 큰 몸집을 지탱할 수 없게 됩니다. 그때문에 작아지는 쪽으로 진화가 일어난 것이죠.


1. 산소농도가 급격하게 줄었다고 하지만, 지질학적 시간단위로 봤을때 '급격하게'입니다. 실제로는 수십만년, 수백만년에 걸쳐 서서히 산소량이 줄어든 것입니다.

2. 또 착각하기 쉬운 것이, 산소량이 줄어들어 커다란 곤충은 질식해 죽고 작은 곤충만 남았다는 식의 생각일 겁니다. 1번에서도 말했지만, 실제로 산소농도가 떨어진 것은 수십만년에 걸쳐서였습니다. 당시 옅은 산소에 질식해서 죽은 곤충들은 없습니다. 단지 움직이면 조금 빨리 지칠 뿐이었죠.
거대한 곤충들은 질식해서 멸종한 것이 아니라, 빨리 지치는 바람에 생식기회를 놓치기 쉬워서 멸종한 것입니다.

3. 창조론자들이 흔히 하는 질문이, '그렇다면 왜 곤충들은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났냐, 어류에게 허파가 생기는 것처럼  새로운 호흡기관이 생겼다면 큰 몸집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 아니냐'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전혀 의미없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마치 동전을 던졌는데 '왜 앞면이 나오지 않고 뒷면이 나왔냐' 정도의 의미없는 물음이죠. 만약 정말로 새로운 호흡기관이 생겨서 지금도 독수리만한 잠자리가 날아다닌다면 '그렇다면 왜 곤충들은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나지 않았냐? 그러면 구태여 새로운 기관을 만들 필요도 없었을 텐데'라는 질문이 나왔을 겁니다.

뱀발 : 혹시 본문에 오류가 있다면 얼마든지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화론 이야기 - 아가미와 허파

많은 사람들은 아가미가 허파로 진화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둘 다 산소를 흡수하는 호흡기관이니까 말입니다. 그런데 아무리봐도 아가미와 허파는 구조가 너무 다르네요. 만약 정말로 아가미가 허파로 진화했다면, 허파는 지금처럼 공기주머니 모습이 아니라 아가미와 비슷한 빗살구조로, 공기를 담는 것이 아니라 공기가 스쳐지나갈때 산소를 흡수하도록 되어 있었겠죠.






약 4억년전 데본기의 바다에서는 오른쪽 판피어(Placodermi) 같은 포식자들이 번성했습니다. 그들에 밀린 경골어류들은 포식자를 피해 민물인 강으로 달아났습니다.

일단 민물로 피신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깊은 바닷물에 비해 얕은 강물은 대기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가뭄이 계속되면 수량도 줄어들고 수온이 올라 물의 산소량이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더운날 어항의 금붕어가 수면에서 공기를 삼키는 것처럼 그들 역시 산소가 모자랄 때는 수면에서 공기를 삼키곤 했습니다. 그러면 식도에 분포되어 있던 실핏줄을 통해 산소를 흡수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지남에 따라 식도에 분포하던 실핏줄들은 자연선택에 의해 점차 발달하게 되고, 마침내는 식도의 한 부분이 부풀어올라 주머니처럼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야 공기와 실핏줄이 닿는 넓이가 넓어져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허파의 탄생이었죠.

여기서 어류의 진화방향이 갈립니다.
허파와 부레
물이 부족한 늪지 등에 계속 머물던 어류들은 폐어(lungfish) 등으로 존재합니다.
육상으로 올라간 어류들(양서류)은 그 원시허파가 계속 발전하여 지상동물의 허파로 진화됩니다.
판피어들이 사라진 후 바다로 되돌아간 물고기들은 산소가 풍부한 바다에서 아가미만으로 충분히 호흡이 가능하죠. 그 때문에 그들의 허파는 산소를 흡수하는 대신 공기를 채워 부력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즉 허파가 부레로 진화한 것입니다. 사실 허파와 부레의 구조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고, 둘다 소화관에 연결되어 있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아가미가 허파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허파라는 새로운 기관이 생긴 후 아가미가 퇴화한 것입니다. 그리고 허파는 아가미가 아닌 부레와 상동기관입니다.

이렇게 식도의 일부에서 허파가 발생하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자칫하다간 음식물이 식도가 아닌 기관으로 들어가 질식하는 '창조주의 실수'가 생긴 것입니다.

창조론자들은 새로운 기관이 생길 수는 없다고 하지만 이와같이 허파라는 새로운 기관이 생기는 원리는 이미 잘 밝혀져 있습니다.

출처 : 사이언스 TV에서 방송한 다큐멘터리인데 제목이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