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이야기 - 만약 진화론이 붕괴된다면...

저 멀리에 흰색의 조그만 무엇인가가 보입니다. 너무 멀어서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이 도로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진화론자들은 '저것은 차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저 차가 트럭인지 승용차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관찰을 합니다. 반면 창조론자들은 '저것은 성경에 나와 있는 대로 배다'라고 주장을 합니다. 물론 창조론자들에게는 배가 도로에 올라와 있는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배가 도로에 올라와 있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신의 섭리인가?'라는 감탄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차'가 바다 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관찰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것은 차다'라는 결론은 어쩔수 없이 폐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는 어제까지는 도로에 있다가 지금 바다에 있는 것으로 보아 '저것은 호버크래프트다'라는 새로운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이때쯤 되면 창조론자들은 신이 날 것입니다. '어제까지는 차라고 했다가 오늘은 호버크래프트라고? 내일 날아다니는 것이 보이면 비행기라고 하겠군ㅋㅋ, 저것은 성경에 있는 대로 배가 맞다, 멍청한 진화가설자들아...ㅋㅋㅋ'

창조론자들은, 진화론의 설명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하곤 합니다. 내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수정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물론 새로운 발견으로 기존 이론이 수정되는 것은 과학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수정이라기보다는 확장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군요.

원자에서 전자가 분리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전자는 항상 일정량의 전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발견된 후 나타난 최초의 원자모형은 왼쪽 그림과 같은 톰슨모델입니다. +전하를 띈 원자에 -전하의 전자가 건포도처럼 박혀있는 모습으로, 여기서 전자가 빠져나가면 이온이 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종 원자에서 보이는 선스펙트럼 현상과 러더포드의 α선 산란 실험 등은 이와 같은 모델로는 설명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새로 나온 모델이 오른쪽 그림과 같은 보어모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어모델은 (그동안 톰슨모델로 설명할 수 있었던) 전자의 전하문제와, (톰슨모델로 설명할 수 없었던) 선스펙트럼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보어모델이 선스펙트럼 현상만 설명했다면, 그리고 톰슨모델로 설명할 수 있었던 전자의 전하문제는 설명할 수 없었다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최근의 원자모형인 궤도함수이론은 그동안 톰슨과 보어모델로 설명할 수 있었던 모든 것과 함께 그것들로 설명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까지 모두 설명 가능했기에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진화론과 배치되는 상황이 발견된다면 진화론이 아닌 새로운 이론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새로운 이론은 현재까지 진화론으로 설명 가능했던 모든 이론을 포함하는 확장된 이론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는 창조론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창조론자들은 불만이겠지만, 그때 가서도 창조론자들의 '저것은 배다'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창조론자들의 주장은 어제까지 그 '배'가 땅에서 달리던 모습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 가서도 창조론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저것은 호버크래프트다'라는 주장에 딴지를 거는 것 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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