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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이야기 - 창조론자들의 흑백논리

자연계에는 다음과 같은 수많은 빛깔들이 있습니다.

먼셀의 컬러트리

이런 빛깔들이 모여 다음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그런데 창조론의 모태라 할 수 있는 기독교에서는 태생부터 대상을 흑백으로만 보는 이분법에 익숙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아니면 이며
야훼가 아니면 우상이고
정통교단이 아니면 이단입니다.
선택받은 유대인이 아니면 모두 이방인이며
사람들은 의인이 아니면 악인이고,
구원 아니면 죽음이며,
나중에 천국 아니면 지옥으로 가게 됩니다.

이런 흑백논리에 익숙해진 창조론자들은 자연조차도 흑백의 시선으로 보게 됩니다.

㉠ 어떤 이론이 완전히 맞지 않으면 완벽하게 틀린 것입니다.
㉡ 어떤 대상이 생물이 아니면 무생물이며
㉢ 두 동물이 같은 종이 아니면 완전하게 다른 종입니다.

하지만 자연은 그렇지 않습니다. 검은색과 흰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회색도 있고 각종 색깔들도 있습니다. 이런 중간색을 모두 무시해 버리고 흰색과 검은색으로만 사물을 본다면 마치 이런 그림을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겠죠.








㉠ 어떤 이론이 완전히 맞지 않으면 완벽하게 틀린 것입니다.

앞에서도 몇번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이를테면

㉮ 복어독을 먹으면 죽습니다.
㉯ 복어독을 먹어도 죽지 않습니다.

서로 반대되는 이 두 명제들 중 어느것이 완벽한 진실이고 어느것이 완전한 거짓일까요?
말하자면 둘 다 완벽한 진실도, 완전한 거짓도 아닙니다. ㉯는 복어독을 먹어보면(?) 쉽게 반증되며 ㉮ 역시 극소량의 복어독을 먹으면 죽지 않으므로 반증 가능합니다. 오히려 극소량의 복어독(tetrodotoxin)은 근육경련에 대한 치료약으로 쓰입니다.

tetrodotixin
하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는 완전한 진실은 아니지만 진실에 가까운 명제입니다. ㉯는 완전한 거짓은 아니지만 거짓에 가까운 명제죠.
아무튼 '복어독을 먹으면 죽습니다'가 완전한 진실이 아니라고 해서 '복어독을 먹어도 상관없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뭐라고 할까요?


㉡ 어떤 대상이 생물이 아니면 무생물이며
'판스워스 교수의 생물학 강의'란 책에서는 모터사이클이 생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토론을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생물인지 무생물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그 기준을 찾아봅시다.

㉮ 생물은 호흡을 한다.
모터사이클 역시 호흡을 합니다. 엔진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며 그중 산소를 사용하고 배기구로 이산화탄소를 내뿜습니다.
㉯ 생물은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아들인다.
모터사이클 역시 외부에서 에너지(휘발유)를 받아들입니다.
㉰ 생물은 생각할 수 있다
토마토가 생각할 수 있을까요?
㉱ 생물은 생식한다.
생식하지 못하는 노새는 무생물일까요?

이 외에도 더 있지만 너무 많군요...
꼭 이런 비유가 아니더라도 바이러스는 생물일까요? 유전체는 가지고 있지만 번식은 전적으로 다른 살아있는 세포에 의존하는 미생물 말입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큰 소동이 벌어졌던 프리온(Prion)은 어떨까요? 프리온은 유전체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단백질 분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온은 스스로 증식합니다.

생물과 무생물을 정확히 나눌 수 있는 생물학자는 없습니다. 지금은 사물은 완전한 생물완전한 무생물 사이의 어디엔가 위치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터사이클은 치솔보다 생물에 가깝다. 로봇은 모터사이클보다 생물에 가깝다. 개는 로봇보다 생물에 가깝다
이 책에 나온 한 구절입니다.

㉢ 두 동물이 같은 종이 아니면 완전하게 다른 종입니다.
이것은 고리종의 보기로 완벽하게 반박됩니다.


윗 그림에서 ㅎ의 파랑새와 ㅌ의 새는 같은 종입니다., ㅌ과 ㅊ의 새도 같은 종이고... ㅍ과 ㅎ의 빨강새도 같은 종입니다. 하지만 ㅎ의 파랑새와 빨강새는 다른 종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ㅎ의 파랑새와 ㅌ의 새는 100% 교배 가능합니다. ㅎ의 파랑새와 ㅊ의 새 사이에서는 교배성공율이 100%가 안됩니다. ㅇ, ㅂ 등으로 계속 멀어질수록 교배성공율은 점점 떨어지죠. 즉 종과 종은 정확하게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멀어지는 것입니다.


아무튼 여러 종교들 중에서 기독교계열의 개신교만이 진화론을 거부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정치적, 경제적, 신앙적) 이유가 있겠지만, 이와 같은 흑백논리 역시 순진한 개신교인들이 진화론을 이해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창조론 이야기 - 도깨비불(fen fire)

출처
먼 옛날부터 공동묘지 주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빛이 비추는 일이 있었습니다. 극히 미약한 불빛이었지만 빛 한 점 없는 어두운 밤에 활짝 열린 동공을 통해서 그 불빛은 선명하게 보일 수 있었죠. 더구나 그 불빛은 마음대로 움직이기도 하고 깜박거리기도 하는 등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게다가 다음날 아침, 그 불이 춤추던 자리에는 웬 뼛조각만 뒹굴고 있었죠. 그 불빛을 사람들은 '도깨비불'이라 부르며 두려워했습니다.

과학문물이 들어오면서 도깨비불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다음과 같이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집니다.

㉠ 과학적으로 봤을 때 도깨비가 있다는 것이 말이 되냐구? 도깨비란게 있을 리가 없잖아. 도깨비불? 그건 보나마나 유리조각에라도 반사된 불빛을 봤거나 아니면 환상을 본 거겠지.
㉡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는 거야. 도깨비불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분명히 도깨비는 존재해, 그 증거가 도깨비불이라구.

㉠은 극단적인 '과학숭상론자', 그리고 ㉡은 극단적인 '과학불신론자'로서 둘은 양 극단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도깨비불의 정체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래된 무덤을 동물들이 파내서 노출된 뼈에 포함되어 있는 인 성분이 빛을 내는 인광(燐光 phosphorescence) 현상이며, 때때로 동물들이 뼈를 물고 움직일때 도깨비불이 춤추는 것처럼 보입니다.

도깨비불의 정체를 밝혀낸 것은 ㉠처럼 현상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도, ㉡처럼 현상의 원인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돌리는 사람도 아닙니다. 현상 자체는 받아들이면서 그 현상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이 도깨비불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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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나요. 창조론자들은 위에서 말한 ㉠과 ㉡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창조론자들이 하는 말은 결국 다음과 같습니다.


㉠ 과학적으로 봤을 때 생물들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되냐구? 진화가 가능할 리가 없잖아. 고리종? 그건 단순한 적응일 뿐이야. 돌연변이? 돌연변이는 다 죽어. 사인배열? 모두 가짜야.

㉡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는 거야. 생물체들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분명히 지적설계자는 존재해, 그 증거가 생물체들이라구.

그들은 진화를 뒷받침하는 현상 자체를 무시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의미가 전혀 없는 '신'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과학이 필요할 때는 과학에 모든 것을 거는 '과학숭상론자'가 되었다가(노아의 방주 연대측정법), 과학이 걸림돌이 될 상황에서는 '과학불신론자'가 되는(지구연대측정) 카멜레온이랄 수 있죠.
정말로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현상(고리종, 이로운 돌연변이, 사인배열 등)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신'을 배제한 설명을 찾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처럼 현상 자체를 무시하거나 ㉡처럼 비과학적인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면현 상황에서 한발자국의 진보도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창조론자들처럼 양 극단을 오가는 태도는 말할 것도 없죠.

창조론 이야기 - 유리(琉璃 glass)와 죽은 아몬드(?)

먼 옛날, 길을 가던 여행자가 어느 강가 모래밭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야영을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짐을 챙기고 모닥불을 끄던 여행자는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모닥불 밑의 모래가 녹아 반짝이는 고체가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유리의 발견이었습니다.

삼국시대 유리
그 이후 유리는 그릇 또는 장신구로서 고대사회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투명하게 반짝이는 유리구슬 같은 장신구들은 귀족들의 인기가 높았습니다. 유리구슬을 만들어 파는 장사치들은 큰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다이아몬드
시간이 지나 새로이 다이아몬드가 발견되었고, 다이아몬드를 깎으면 유리구슬과는 비교도 안되게 아름다운 광채가 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순식간에 다이아몬드는 유리구슬을 제치고 귀족들의 장신구가 되었습니다. 유리는 장신구의 역할에서 그릇의 역할만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리구슬이 헐값이 되자, 유리구슬 장사치들은 애가 탔습니다. 그들은 유리구슬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 했습니다.
그 단단한 다이아몬드를 정밀하게 깎기 위해 보석세공사들이 어떤 고생을 하는지에는 전혀 관심 없던 그들은 유리구슬을 다이아몬드와 비슷하게 대충 깎아내고는,
"봐라, 이 유리보석이 다이아몬드보다도 더 아름답지 않느냐? 이것이 진짜 보석이다. 모두들 다이아몬드 따위는 버리고 이 유리보석들을 가지고 다녀라"
라고 거의 강요에 가까운 권유를 하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유리란 유리를 모두 모아 보석을 만드는 바람에 그릇을 만들 유리가 동이 났지만, 그리고 그들이 기껏 만든 유리보석은 다이아몬드와 부딪혀 산산조각이 나 버리지만, 그들의 관심은 이미 '유리보석의 권위를 되찾자(그래서 비싼 값에 팔자)' 뿐이었습니다.

옛날, 사람들의 지식이 보잘것없었을 때는 종교의 가르침이 진리라고 여겨졌습니다. 성경이나 불경의 가르침 말이죠. 특히나 (글자 그대로 진리라 여겨졌던) 성경은 그대로 역사서였고 과학서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경전들의 오류가 하나씩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고고학적 발견으로 경전이 역사서가 아니라는 것이 알려졌고, 과학의 발전으로 경전이 과학책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윗 이야기에서 음식그릇은 다이아몬드로는 만들 수 없고 오직 유리로만 만들 수 있듯이, '삶의 지침서'로서의 역할은 과학책이나 역사서로서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러므로 많은 종교인들은 경전의 역할을 '삶의 지침서'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아예 '불경이 과학적 진리다'라고 주장한 적이 없고, 천주교에서도 진화론을 인정하는 등 과학책으로서의 역할을 버리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개신교만이 '아~~ 옛날이여'만을 외치며 유리그릇 역할도 포기한채 유리보석을 만드는 삽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유리는 유리그릇을 만들었을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유리로 보석을 만든다면 '가짜보석'이라는 비웃음만 받으며 다이아몬드와 부딪혀 깨질 뿐입니다. 유리는 다이아몬드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때 가치가 있습니다.
성경을 '삶의 지침서'로 인정할 때 성경의 가치가 올라가고 성경의 권위가 높아집니다. 하지만 성경을 과학책이나 역사서로 이용하려 한다면 성경은 '사이비과학', '거짓역사' 취급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성경에 먹칠을 하는 것은 무신론자들이 아닙니다. 성경을 과학책 취급하는 창조론자들이 성경에 먹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 가문 이야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던 어느 나라에 유명한 가문이 세개 있었습니다. '정'가문'종'가문, 그리고 '과'가문이었습니다. 이 세 가문은 이 나라가 세워질 때부터 있었던 유서깊은 가문이었습니다.

'정'가문은 이 나라의 지배자였습니다. 대대로 이 가문에서 왕과 재상이 나와 나라를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과'가문의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전혀 관심없이 자신들만의 세상에 빠져있는 듯 했습니다. 하늘을 보면서 하늘이 어떻게 생겼을까, 구름을 보면서 구름은 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뜬금없는 고민을 하며 지냈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번개가 왜 생기는지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곤 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전하가 어떻고 정전기와 저항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과'가문 사람들을 좋아했습니다. '과'가문 사람들이 만든 배와 그물로 멀리까지 나가서 고기를 잡을 수 있었고 그들이 만든 정과 망치, 시멘트로 돌을 다듬어 집을 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록 그들이 만든 일부 발명품들은 '정'가문이 독점하고 사람들을 지배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지만, 그럼에도 '과'가문 사람들은 그런 것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 했지만 말입니다.

그에비해 '종'가문의 사람들은 하늘과 구름, 번개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기쉬운 설명을 했습니다. 하늘에는 신이 살고 있고 그는 구름을 타고 다니며 나쁜 사람 즉 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 번개로 징벌을 내린다고 말이죠.
사람들은 이해반, 두려움반으로 '종'가문을 따르게 되었습니다.

'정'가문은 이러한 '종'가문의 세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자신의 권력을 확실히 하기 위해 '종'가문과 손을 잡았습니다.

세력을 잡은 '종'가문'과'가문이 눈엣가시처럼 여겨졌습니다. 자신은 '땅은 평평하고 태양이 하늘에서 움직인다'는 지동설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왔는데, '과'가문'코'아무개'갈'아무개는 '지구는 둥글고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을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이죠. '종'가문'갈'아무개를 잡아와서 직접 '신의 징벌'을 가합니다. 그 후로도 '과'가문을 향한 '종'가문의 '신의 징벌'은 계속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종'가문의 가르침과 '과'가문의 가르침 사이에서 '과'가문의 가르침이 더 증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과'가문을 따르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마침내 '과'가문의 세력이 '종'가문의 세력을 능가하게 되죠.

'종'가문에는 '카'아무개'프'아무개라는 아들들이 있었습니다. 맏형인 '카'아무개는 자신들이 주장하던 천동설이 '과'가문의 지동설에 패배하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과'가문을 그런대로 인정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생 '프'아무개'과'가문을 여전히 백안시하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과'가문'다'아무개가 진화론이란 것을 들고 나왔습니다. '카'아무개는 일단 침묵을 지키며 상황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생 '프'아무개는 그런 형을 이단(泥段 : 진흙조각)이라 말하며 '다'아무개에게 신의 징벌을 내리려 했습니다. 그러나 '과'가문의 많은 형제들이 '다'아무개에 이어 진화론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고, 무엇보다 국민들이 더이상 '신의 징벌'에 관심이 없었죠. 결국 '프'아무개는 지적설계론이란 것을 만들어 진화론과 동등한 지위에 오를 수 있도록 법적투쟁을 시작하였습니다.

수도에서 이러한 법적투쟁이 일어나는 동안 지방의 여러 마을에서는 이미 '과'가문의 진화론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었습니다. 다만 동방에 있는 작은 마을 하나만 빼고 말입니다.
그 마을의 일부 사람들은 '프'아무개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아무 생각 없이 '프'아무개의 가르침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과'가문의 발명품들이 '정'가문악용된 것을 들춰내고, 가끔씩 '과'가문 사람들이 했던 실수를 크게 떠들고, '다'아무개의 형제들이 '아직 확실히 몰라서 계속 연구하고 있다'고 말한 것은 침소봉대하면서 '과'가문과 마을 사람들을 이간질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바로'과'가문이 만들어준 컴퓨터와 인터넷을 사용해 말입니다.

뱀발 : 위의 '카'아무개'프'아무개는 원래는 '천'아무개'개'아무개였습니다. 그런데 어감 때문에 바뀌고 말았죠..^^;

뱀발2 : 크리슈님의 비슷한 글이 있던데, 저도 따라서 써 봤습니다...^^

창조론 이야기 - 창조론 교육의 폐해

지금 한국 창조과학회에서는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제거하고 대신 창조론을 교육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과학교육보다 종교교육, 그것도 기독교에 국한된 종교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만약 그들의 시도가 성공해서 교과서에 진화론 대신 창조론이 올라간다면 어떤 일이 생갈까요?


다음 연대기를 봐 주시기 바랍니다.

연도미국소련
1925원숭이재판
1957.10.4
스푸트니크 발사 성공
1957.11.3
스푸트니크 2호 발사 성공
1957.12.6뱅가드 발사 실패
1958.1.3익스플로러 1호 발사 성공
1961.4.12
최초 우주인(유리 가가린)
1961.5.5최초 우주인(알렌 셰퍼드)
1961진화론 교육 시작
1969최초 달착륙
1974
달탐사계획 폐기

1. 원숭이재판
잘 아시다시피 미국은 유럽 청교도들이 이주해 세운 나라입니다. 그때문에 종교색은 유럽보다도 훨씬 짙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은 현재 미국도 기독교국가로 착각할 정도로 말이죠.
특히나 18,19세기의 미국 과학계는 기독교 복음주의자들 영향력 아래 존재했습니다.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이 대학이나 연구소를 지원하면서 성경의 과학적 증거를 찾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문에 진화론에 대한 거부감은 유럽보다 더했죠. 지금 창조론자들은 자신들이 핍박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1, 2, 3], 당시에는 진화론을 언급했다는 이유만으로 교단에서 밀려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시민사회가 과학교육을 개선하려 했던 움직임이 스콥스재판, 일명 원숭이재판입니다. 스콥스(John Thomas Scopes)라는 생물교사가 일부러 주에서 금지하고 있는 진화론교육을 시켜 기소당한 후 법정에서 시비를 따지려는 것이었습니다(사진출처).
그러나 그 결과는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는 졌다고 할까요, 그 재판은 법리상문제가 아닌 절차상문제로 중간에 기각되고 말았습니다. 그에 따라 스콥스는 무죄가 되었지만, 진화론교육금지의 법적 유효성을 따지려는 목적은 사실상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오히려 시비거리를 피하려는 교육기관들이 앞다투어 진화론교육을 기피하게 되는 결과를 맞고 맙니다.
이후로 각 주에서는 잇달아 '반진화론법안'을 만들게 되고, 결국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과학시간에 성경을 교재로 창조론을 배우는 코미디가 벌어지게 됩니다.

2. 소련의 우주개발
그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 1957년, 소련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위성(사진출처)의 발사입니다. 냉전의 시작과 동시에 소련과 군비경쟁을 시작했던 미국은 소련이 인공위성발사에 성공할줄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죠. 게다가 그해 11월의 스푸트니크 2호 발사는 여러모로 미국에게 더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첫째, 최초로 생명체인 강아지(라이카)가 탑승했다는 것으로, 이것은 유인우주선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 스푸트니크 2호는 무게가 500kg이나 된다는 것으로, 핵무기를 이동시킬 수 있는 로켓이란 점입니다.

미국에서는 급하게 뱅가드(Vangard)를 쏘아올리지만, 로켓은 불과 1.6kg에 불과한 위성을 실은채 발사대에 주저앉는 망신을 당하죠. 간신히 다음해 익스플로러를 올려 체면치레를 하지만, 뒤이어 최초우주인경쟁에서도 소련에 추월을 당하고 맙니다.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미국 최초의 우주인인 엘렌 셰퍼드는 '지구 최초의 우주인'이 못된 것이 아쉬웠나 봅니다. 골프채를 숨겨 올라가서, '최초로 우주에서 티샷을 한 우주인'이 되었다나요.)

3. 달을 향해
최초의 위성과 최초의 우주인 부문에서 소련에게 금메달을 빼앗긴 미국은 마지막 남은 부문, 최초의 달착륙 부문의 금메달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전 국력을 기울입니다. 2차대전때 독일과 일본을 밀어버렸던 물량을 모두 아폴로계획에 쏟아붓는 한편, 공립학교 교육도 재정비하게 됩니다.
달착륙

그 첫단계가 1961년 진화론을 가르치는 기본과정을 정리하여 진화론을 다루는 생물교과서를 출판한 것입니다. 그 이후로 각 주의 '반진화론법'은 연이어 위헌판결을 받아 폐지되고 정식으로 진화론교육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1969년 미국은 '최초 달착륙'이란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됩니다.

4. 왜 진화론교육인가?
그렇다면, 미국의 전 국력을 쏟아부어 성공한 달착륙이 진화론교육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스푸트니크와 유리 가가린의 성공 이후, 미국은 러시아에 뒤쳐진 이유를 찾기 위해 전 분야에 대해 유럽과 소련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는 물론 교육부문도 끼어 있었죠.

교육부문 벤치마킹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학생들의 과학교육수준이 러시아나 유럽 학생들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다는 사실입니다.
무엇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왔는지를 알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교육상태를 비교했지만 다른 점은 단 하나, 미국에서는 반진화론법에 의해 창조론교육을 하지만, 유럽에서는 창조론은 과학으로 쳐주지도 않고 진화론 교육을 한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조사결과가 이렇게 나오니 미국 근본주의자들도 더이상 진화론 교육을 거부할 명분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 때문에 지금도 미국 창조론자들은 감히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제거하자는 주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단지 창조론도 교과서에 넣어달라고 조를 뿐입니다(그리고 그것도 번번이 재판에서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그에반해 창조론교육의 쓴맛을 직접 맛보지 못한 한국의 창조론자들은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제거하자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정말로 창조론자들의 의도대로 된다면? 가뜩이나 주입식교육 때문에 낮아진 과학교육수준이 아예 초토화될 것입니다. 다만 걱정은 '우리나라는 원천기술 같은 것은 불필요하다' 따위 발언을 하는 고위관리들이 어느 순간 홱 돌아서 창조론을 교과서에 싣지나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진화론 이야기 - 진화론이 '완벽한 진리'일까?

창조론자들이 보기에 창조론은 '완벽한 진리'입니다. 신이 쓴 책(성경)에 신의 존재와 그 신의 창조작업이 명시되어 있으니까 말입니다(물론 이런 논증은, 신이 신을 증명하는 '순환논리'일 뿐이지만, 창조론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논리가 아니라 믿음이죠).
그때문에 창조론자들은, 진화론자들도 진화론을 '완벽한 진리'라 여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씩 바뀌는 진화론에 대해 '그렇게 계속 바뀌는 진화론이 진리라는 것 역시 진화론에 대한 믿음이 아니냐'며 진화론을 창조론과 동급인 믿음으로 폄하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반문은 결국 사이비과학인 창조과학과, 진화론을 포함하는 진짜과학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반증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과학이란 것 자체가 자꾸 변하는 학문 - 완벽한 진리에 한발짝씩 다가가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진화론은 현재까지 발견된 증거들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진화론을 '완벽한 진리'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과학은 항상 반증될 가능성이 남아 있으며, 그러한 반증이 나오지 않는지 끊임없이 관찰을 해야 합니다.
언젠가는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현상이 관측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과학에 대한, 진화론에 대한 불신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새로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은 기존 진화론보다 완벽한 진리에 한발짝 더 가까운 이론이 될 테니까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 '진화론은 완벽한 사실이다'라는 오만에 빠져있는 것이야말로 완벽한 진리에 다가갈 기회를 차버리는 가장 비과학적인 태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제목에 대한 답을 하자면,
진화론이 완벽한 진리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창조론보다는 완벽한 진리에 훨씬 가깝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완벽한 진리에 점점 다가가고 있습니다.

진화론 이야기 - 만약 진화론이 붕괴된다면...

저 멀리에 흰색의 조그만 무엇인가가 보입니다. 너무 멀어서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것이 도로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을 보고 진화론자들은 '저것은 차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저 차가 트럭인지 승용차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관찰을 합니다. 반면 창조론자들은 '저것은 성경에 나와 있는 대로 배다'라고 주장을 합니다. 물론 창조론자들에게는 배가 도로에 올라와 있는 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배가 도로에 올라와 있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신의 섭리인가?'라는 감탄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차'가 바다 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관찰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저것은 차다'라는 결론은 어쩔수 없이 폐기되어야 합니다. 그리고는 어제까지는 도로에 있다가 지금 바다에 있는 것으로 보아 '저것은 호버크래프트다'라는 새로운 결론을 내릴 것입니다.
이때쯤 되면 창조론자들은 신이 날 것입니다. '어제까지는 차라고 했다가 오늘은 호버크래프트라고? 내일 날아다니는 것이 보이면 비행기라고 하겠군ㅋㅋ, 저것은 성경에 있는 대로 배가 맞다, 멍청한 진화가설자들아...ㅋㅋㅋ'

창조론자들은, 진화론의 설명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하곤 합니다. 내일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수정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물론 새로운 발견으로 기존 이론이 수정되는 것은 과학에서는 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수정이라기보다는 확장이라고 하는 편이 낫겠군요.

원자에서 전자가 분리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전자는 항상 일정량의 전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발견된 후 나타난 최초의 원자모형은 왼쪽 그림과 같은 톰슨모델입니다. +전하를 띈 원자에 -전하의 전자가 건포도처럼 박혀있는 모습으로, 여기서 전자가 빠져나가면 이온이 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종 원자에서 보이는 선스펙트럼 현상과 러더포드의 α선 산란 실험 등은 이와 같은 모델로는 설명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새로 나온 모델이 오른쪽 그림과 같은 보어모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어모델은 (그동안 톰슨모델로 설명할 수 있었던) 전자의 전하문제와, (톰슨모델로 설명할 수 없었던) 선스펙트럼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보어모델이 선스펙트럼 현상만 설명했다면, 그리고 톰슨모델로 설명할 수 있었던 전자의 전하문제는 설명할 수 없었다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최근의 원자모형인 궤도함수이론은 그동안 톰슨과 보어모델로 설명할 수 있었던 모든 것과 함께 그것들로 설명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까지 모두 설명 가능했기에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진화론과 배치되는 상황이 발견된다면 진화론이 아닌 새로운 이론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그 새로운 이론은 현재까지 진화론으로 설명 가능했던 모든 이론을 포함하는 확장된 이론이 되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는 창조론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창조론자들은 불만이겠지만, 그때 가서도 창조론자들의 '저것은 배다'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창조론자들의 주장은 어제까지 그 '배'가 땅에서 달리던 모습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때 가서도 창조론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저것은 호버크래프트다'라는 주장에 딴지를 거는 것 뿐일 것입니다.

진화론 이야기 - '진화론'과 '다윈의 진화론'

진화론에 대해 창조론자들, 그리고 일부 일반인들이 쉽게 하는 착각이 있습니다. 바로 진화론은 다윈 것이라는 착각이죠.
그때문에 창조론계에서는 열심히 다윈다윈의 진화론을 깎아내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다윈 대 하나님
150년 후에도 화석들은 여전히 다윈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한때는 다윈이 죽기 전에 진화론을 부정했다는 주장까지 하더니(다행히 이 주장은 창조과학회에서 스스로 접었더군요.) 심지어는 다윈을 정신이상자로 모는 인신공격에 가까운 주장까지 하고 있습니다.

창조론은 증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야훼의 권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만약 야훼의 권위가 무너지면 창조론의 권위는 사라집니다.
마찬가지로 창조론자들은 진화론 역시 다윈의 권위에 의존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윈의 권위를 훼손함으로써 진화론의 권위를 떨어뜨리겠다는 생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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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이라는 사람이 어느 곳에 조그만 오두막을 세웠습니다.
며칠후 누군가가 벽을 조금 확장했습니다.
또 며칠후 다른 사람이 굴뚝을 부수고 좀더 높은 굴뚝을 세웠습니다.
또 며칠후 또다른 사람이 문짝을 떼어내고 좀더 큰 문짝으로 바꾸어 달았습니다.
....
이런 일이 반복되어 지금은 찰스 다윈이 최초에 세웠던 오두막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커다란 벽돌집이 서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벽돌집을 '다윈의 오두막'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현대의 진화론이 이런 모습입니다. 수많은 생물학자들이 '다윈의 진화론'에서 틀린 부분을 고치고 모자란 부분을 채워넣어 계속 진화론을 보완한 것입니다. 그 결과 현재는 '다윈의 진화론'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윈의 진화론'과는 비교도 안되게 튼튼한 '진화론'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은 이미 폐기되었고 새로운 진화론은 다윈의 손을 떠났습니다. 현재의 진화론은 '다윈의 진화론'이 아닌 수많은 생물학자들의 진화론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창조론계의 주장대로 다윈이 정신병자였고 죽기 전에 진화론을 부정한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진화론의 권위에는 전혀 손상이 없습니다.

창조론자들은 이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계속 '다윈의 진화론'만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창조론 이야기 - 창조론이 사이비과학인 이유

1. 과학의 시작조건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현상을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증거를 찾아 이론을 정립해 나가는 것입니다.
선입견은 과학에 있어서 금기입니다. 과학역사상 발생한 오류들은 대부분이 이 선입견으로부터 발생한 것입니다. 창조론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네브라스카인의 경우도 '이것은 사람의 화석이다'라는 선입견 때문에 오류가 생긴 것입니다.

반면 창조론의 시작은 '나는 (성경에 의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입니다. 현상으로부터 이론을 정립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성경에 의한 이론 - 창조론부터 정립해 놓고 증거를 찾아다니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선입견을 금기시한 것이 아니라 아예 선입견으로부터 시작한 것이죠.

발견된 증거가 창조론과 맞지 않아도 이론을 고칠 수는 없습니다. 창조론자들에게 있어서 창조론은 자연의 법칙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는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때문에 그들은 증거를 왜곡해서라도 창조론에 끼워맞추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창조론자들은 진화론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그마저도 창조론자들이 알아내기 전에 진화론자들이 먼저 알아내고 고쳐낸) 실수들을 가지고 진화론이 사이비과학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를테면, 창조론자들이 주로 이야기하는 필트다운인 같은 경우도 그 오류를 발견해 고친 것은 창조론자가 아니라 진화론자들이었습니다.


2.과학이론은 후에 발견된 증거에 의해 수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진화론 같이 역사가 깊지 않은 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발견되는 새로운 정보들에 의해 기존 이론이 수정되는 일이 잦습니다.
창조론자들은 이러한 이유로 진화론을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하곤 합니다. '어차피 내일이면 다른 이론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이죠.

그러나 그러한 수정이 아무리 많이 일어난다고 해도 큰 줄기가 바뀌는 일은 없습니다. 저차가 흰색차냐 회색차냐 정도의 논쟁이지 저것이 차냐 배냐 하는 논쟁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그러한 논쟁이야말로 진화론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왜냐하면 나중에 창조론자들에게서 나올 문제점이 진화론자들 사이에서 먼저 나와 미리 연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바다로 나간 배가 있습니다. 매일밤 천체를 관측해서 진로를 수정하는 배㉮와, 나침반이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상황에서도 '성경에 의하면 이 방향이 맞다'고 한방향으로만 곧장 가는 배㉯ 중에서 어떤 배가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비록 ㉯는 ㉮에게, '맨날 진로를 바꾸니 목적지에 도달할 수나 있겠냐'고 비웃고 있지만 말입니다.


3. 창조론자들은 창조론을 믿습니다. 그러므로 진화론자들도 진화론을 믿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화론자들은 진화론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창조론보다 진화론의 증거가 설득력이 있기에 진화론을 인정하는 것이죠.
반면 창조론자들은 창조론보다 진화론의 증거가 설득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조론을 믿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이란 증거가 필요 없으니까 말입니다. 창조론자들이 창조론의 증거를 찾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믿음이 그만큼 얕다는 증거밖에 되지 않습니다.


4. 어떤 신비한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상상력을 동원해서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습니다.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면 그 가설을 폐기하고 다시 상상력을 동원해서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습니다.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면 그 가설을 폐기하고 다시 상상력을 동원해서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습니다.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면 그 가설을 폐기하고 다시 상상력을 동원해서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습니다.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면 ....
이렇게 끝없이 반복하는 것이 과학이죠. 저런 단계를 생략하고 '저것은 신의 작품임에 틀림없다'고 말하는 것은 종교이지 과학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창조론자들이 시원한 에어컨 또는 따뜻한 보일러 옆에서 컴퓨터로 노아의 홍수니 지구가 6000살이니 하는 뻘글들을 쓸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은 신의 작품'이라 주장하는 창조론자들 덕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