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조상에 관하여...

창조론 이야기 - 원숭이가 사람된 것이 진화다?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것처럼 원숭이가 인간으로 진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과 원숭이가 공통조상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죠.


즉 인간과 침팬지의 공통조상은 약 650만년 전의 유인원이며

인간과 여우원숭이의 공통조상은 약 7500만년 전의 원숭이입니다.

이런 관계는 유인원(Primates)을 넘어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과 쥐의 공통조상은 존재할까요? 유전자 분석과 화석 분석 결과는 약 9000만년 전의 포유류입니다.

인간과 개의 공통조상 역시 약 9500만년 전의 생쥐처럼 생긴 포유류인 것으로 확인되었죠.

인간과 코끼리의 공통조상은 약 1억 500만년 전의 포유류입니다.

이와 같이 유인원 사이의 공통조상은 약 7500만년 전에 존재했지만, 포유류 사이의 공통조상은 약 1억년 전에 존재했습니다. 즉 유연관계가 멀수록 공통조상은 더 먼 과거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인간은 개보다는 쥐와 더 가까운 친척입니다. ㅡㅡ)


인간과 참새의 경우, 인간과 거북의 경우는 어떨까요? 이들의 공통조상은 약 3억 2500만년 전의 파충류입니다.

다만 참새와 거북의 공통조상은 약 2억 7500만년 전에 존재했습니다.

따라서 포유류-조류나 포유류-파충류보다는 조류-파충류가 더 가깝다는 - 포유류가 갈라져 나온 후에 파충류와 조류가 갈라졌다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인간과 연어(salmon)의 공통조상은 약 4억 3천만년 전의 물고기입니다.

역시 조류나 파충류보다 유연관계가 멀기에 공통조상도 더 먼 과거에 존재합니다.

척추동물이 아닌 무척추동물과의 공통조상, 더 나아가 소나무같은 식물과 인간의 공통조상 역시 존재할까요?

사람과 불가사리의 공통조상은 약 6억년전, 사람과 파리(fly)의 공통조상은 약 6억 3천만년 전의 생물입니다.



역시 이들은 척추동물과 무척추동물이라는 차이가 있기에 공통조상은 훨씬 더 과거에 존재합니다.

동물과 식물의 차이가 있는 인간과 소나무의 공통조상은 훨씬 더 과거로 거슬러올라가 약 16억년 전의 생물이죠.

이런 식으로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은 모두 공통의 조상을 가지고 있으며, 유연관계가 가까울수록 그 공통조상은 가까운 과거에, 유연관계가 멀수록 먼 과거에 존재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존 생물들 중 인간과 유연관계가 가장 먼(공통조상이 가장 먼 과거에 존재했던) 생물은 박테리아입니다. 자그마치 30억년 전 존재했던 단세포생물이더군요.

참고로 이 기사는 Tree of Life Explorer를 참고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과학적 논리 - 추론?

1, 3, 5, 7, ?

여기서 ?에 들어갈 숫자는 무엇일까요?

이 문제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여기서 사람들은 패턴을 찾습니다. 1, 3, 5, 7까지 2씩 증가하는 것을 보니 다음은 9겠다는 것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것이죠.

과학적 논리라는 것이 이렇습니다. 과거 수많은 증거들의 패턴을 분석한 후에 그 패턴에 따라서 다음을 예측(추론)하는 것입니다.

과학도 믿음이라 주장하는 사람들은 내일도 해가 뜰 거야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지 않느냐는 주장을 하곤 합니다만, 엄밀히 말해 이것은 믿음이 아닙니다.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한 추론推論inferenc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1, 3, 5, 7, 217341
입니다

란 답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과학이 믿음에 불과하다면 이런 일이 발생할 겁니다.

이 문제의 답이 217341이 나올 리가 없다. 이 답을 공개하면 파문이다.
저 수열은 2x-1이 맞으며 다섯번째 항은 누가 뭐래도 9이다.

하지만 저 경우에 실제로 과학에서 하는 일은, 왜 다섯번째 항에 217341이 나왔는가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결론을 냅니다.

연구해본 결과 이 수열은 2x-1이 아니라 (18111/2)x^4-90555x^3+(633885/2)x^2-452773x+217331이다.

즉 과학은 현재 관측된 것에 대한 패턴을 설명(모든 물체는 뉴턴역학을 따른다)하는 것이며, 패턴에 맞지 않는 현상(수성의 근일점 이동)이 발견된다면 그 현상까지 포함할 수 있는 새로운 패턴(상대성이론)을 찾는 것입니다.

만약 어느날 해가 뜨지 않았다면 과학은 왜 해가 뜨지 않았는지를 연구하고 해가 뜨지 않는 현상까지 포함한 이론을 만들 것입니다. 만약 어느날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과학은 해가 뜨지 않는 현상과 서쪽에서 뜨는 현상까지 포함하는 이론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지금까지 알고 있었던 해는 동쪽에서 뜬다는 추론(이론)은 쓸모없어지겠죠. 실제로 해가 서쪽에서 뜨는 현상이 발견된다면 말입니다.



참고로 실제

이 답을 공개하면 파문이다.

가 일어났던 때가 있었죠. 고대 그리스 피타고라스 학파에서는 모든 수는 유리수(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제자가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없는 수(정사각형의 대각선)를 발견하자 이 발견을 숨기고 해당 제자를 죽인 일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노력도 무색하게 결과적으로 무리수는 수학의 한 체계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GA - 머리 속에서의 생존경쟁

예전에 장애물을 피해 앞으로 가는 자동차를 유전자알고리즘으로 만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GA - 자동차[1] 유전자설계 및 초기화

여러가지 방식으로 움직이는 자동차 수백대를 만들어 생존경쟁을 시킨후 우수한 녀석들만 모아 자연선택하여 번식시키고 그중에 돌연변이를 만들어 생존경쟁을 반복하면 결국 장애물을 잘 피할 수 있는 자동차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유전자알고리즘입니다.

이것과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전혀 다른 식으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1. 개체

기존 방법에서는 여러가지 행동을 하는 자동차를 수백대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생존경쟁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이런 생존경쟁을 자동차끼리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내부에서 시킬 수는 없을까요? 즉 자동차가 판단하는 과정을 여러개로 나눈 생각단위란 것을 만들고, 이들에 의해 자동차를 제어하며 동시에 그들 사이의 생존경쟁을 시킨다는 것이죠.

여기서는 다음과 같은 생각단위를 만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단위 1024개를 만들어 놓습니다.

만약 자동차가


와 같은 상태에 있다면 ㉠의 경우는 앞에 바위가 있으니 각 방향으로 움직일 확률이(-0.25, 0.3, -0.28)이 될 것입니다. ㉡은 왼쪽 앞에 길이 있으니 (0.32, 0.82, -0.21)이 되겠죠.

그리고 이 확률을 가지고 자동차의 다음 행동을 결정합니다. ㉠의 경우는 앞으로 가서 바위와 충돌하겠군요. ㉡의 경우는 왼쪽 앞으로 제대로 갈 확률이 ⅓도 되지 않습니다.


2. 모둠활동

이런 생각단위 하나둘로는 이 차가 처한 상태를 제대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 위처럼 ㉠과 ㉡만 가지고 판단한다면 오른쪽 앞에 뭐가 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태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1024개의 생각단위 모두를 가지고 판단한다면 어떤 것이 유익하고 어떤 것이 불리한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1024개의 생각단위 중에서 16개를 뽑아 모둠을 만들어 처리합니다. 그렇게 되면 행동의 결과를 해당 모둠 멤버에게 책임지울 수 있죠.

다만 이렇게 모둠을 만들어 처리하면 한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이런 문제 말이죠.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생각단위들의 모둠 속에 트롤 하나가 섞여있으면 그 트롤도 이득을 얻어 번식할 수 있습니다. 또는 이 트롤 때문에 일이 틀어지면 같은 모둠의 다른 생각단위들도 같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조별과제에 하나도 기여하지 못한 학생 때문에 다른 학생들의 점수고 깎이고, 정작 놀러다닌 학생은 다른 열심히 한 학생들과 같은 점수를 받는 것처럼 말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별과제의 최후와 같은 해결책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생각단위들 사이의 호감도를 도입했습니다.

최초에는 아무렇게나 모둠을 만들지만, 모둠활동이 끝나면 그 결과에 따라 멤버들의 호감도를 수정합니다. 결과가 좋으면(길을 따라 움직이면) 멤버들 사이의 호감도를 증가시키고 결과가 나쁘면(바위 위로 올라가면) 멤버들 사이의 호감도를 감소시키는 것이죠. 그리고 새로 모둠을 만들 때 이 호감도를 참조해서 멤버들을 모읍니다.


3. 재생산

기존의 GA일 경우에는 각 세대가 확실하게 구분되었습니다. 무리를 만들어 생존경쟁을 시키고 번식시킨 후에는 기존 세대는 싹 죽여버립니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세대를 가지고 반복합니다.

하지만 이 문제의 경우는 한가지 문제가 있어요. 이렇게 세대가 교체된 직후에는 효율이 0으로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후에는 효율이 올라가지만 주기적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여기서는 각 생각단위가 각자의 수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명이 끝난 생각단위는 제거되며, 나머지 생각단위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 번식시켜 빈자리를 채우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대 전체를 바꿀 때 효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사라집니다.


4. 호감도

처음 만난 생각단위들 사이에도 기본적인 호감도는 가지고 있습니다(호감도가 전혀 없다면 최초 모둠을 만들 수가 없죠).

호감도 높은 것들을 중심으로 모둠을 만들고 나서 그 모둠의 활동결과에 따라 해당 모둠 멤버들의 호감도를 늘리거나 줄입니다. 이 호감도는 다음에 모둠을 다시 만들 때의 기준이 되죠.

새로운 생각단위가 태어난다면, 그 생각단위는 모체와 거의 유사합니다. 즉 모체와 사이좋은 생각단위는 이 새로 태어난 녀석과도 사이가 좋을 가능성이 크죠.

그 때문에 이 경우에는 다른 생각단위에 대한 모체의 호감도의 절반을 기본값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만든 자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할 때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약 10만회의 진행을 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신념

 

어느 마트에서 라면 원플러스원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1+1=2개를 사면 1개값만 받는 행사입니다.

한 손님이 라면 세개를 가져와서 말합니다.

"1+1=2라든가 1+1=3이라든가 하는 것은 개인의 신념 문제입니다. 저는 1+1=3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신념을 존중해 주시고 이 세개를 하나값에 주세요."


신념이란 것을 아무데나 붙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화론을 믿든1 창조론을 믿든 그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고 말입니다.

신념이라는 것은 정답이 없는 문제에 붙여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 K-culture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아이돌과 가요에 집중해야 한다.

㉡ K-culture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영화와 드라마에 집중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정답은 무엇일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습니다. 장단점이 있을 뿐입니다. 더구나 상황에 따라 그 장단점은 바뀔 수 있습니다. 즉 ㉠과 ㉡은 옳고 그른 답이 아니라 그냥 다른 답일 뿐입니다.

이런문제에 대해서는 신념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둘 다 다른 답일 뿐 그른 답이 아니기에 자신의 신념에 따라 답을 선택할 수 있고 그 답을 존중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답이 정해져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념이 간섭할 수가 없습니다. 위 보기에서처럼 1+1=3이라는 신념을 존중해 준다면 사회가 뒤죽박죽이 되겠죠.

진화론 창조론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1+1=3과 마찬가지로 창조론 역시 다른 답이 아니라 그른 답입니다2. 그른 답을 신념으로 존중해달라는 것은 시험의 탈락자가 합격시켜달라고 떼쓰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1. 사실 진화론은 믿는 것이 아닙니다. 진화론은 공부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입니다.

2. 기독교 안에서는 창조론이 옳은 답입니다. 그러나 기독교 밖으로 나가면 창조론은 그른 답이 되고 말죠.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밖에서도 창조론을 주장해서 창조론을 그른 답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