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의 고통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잉태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창 3:16)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 많은 점에서 다릅니다. 그 중에는 출산의 고통도 있죠.

인간의 출산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상당히 힘듧니다. 다른 동물들은 혼자서도 새끼를 한마리도 아니라 한배에 대여섯마리씩 낳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아기 단 하나를 낳는데도 혼자 낳기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엄청나게 힘듦니다.


사람과 침팬지의 골반을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골반 한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이 구멍이 출산시 아기가 나오는 길입니다. 침팬지에 비해 인간은 아기가 통과하는 구멍이 작습니다. 침팬지뿐 아니라 대부분의 포유류가 골반의 산도가 넓습니다. 오로지 인간만이 좁은 산도를 가지고 있으며 출산의 고통을 느끼고 있죠.

왜 인간은 이런 좁은 골반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정말 야훼의 분노로 저렇게 만든 것일까요?

다른 동물들은 물론이고 침팬지도 저렇게 수평에 가까운 자세를 취합니다. 그에 반해 인간은 저런 직립보행을 하고 있죠. 그 때문에 내장을 받치기 위해 골반이 접시처럼 넓어지고 골반구멍이 좁아지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이 과정에서부터 출산의 고통이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당시 직립보행을 해서 골반이 너무 좁아진 여성은 출산시 죽기 쉬웠을 테니 직립보행이 진화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가지 요인으로 인해 출산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직립보행이 가능해졌죠.

첫째는 직립보행을 위한 골반의 진화와 함께 미숙아를 낳는 쪽으로의 진화가 함께 일어났습니다. 유대류를 제외한 다른 포유류들은 뱃속에서 아기를 완전히 키운 후 낳습니다. 기린이나 영양들은 새끼를 낳은지 몇시간만에 어미를 따라 뛰어다닙니다. 원숭이들도 낳은지 얼마 안되어 어미 등에 매달려 다닐 수 있습니다. 돼지나 개들도 금방 어미의 젖을 찾아 빨 정도로 자란 새끼를 낳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아기는 태어난 직후에는 너무나 무력한 상태입니다. 제대로 자라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나야 했기 때문이죠. 심지어는 좁은 산도를 통과하기 위해 두개골까지 변형시켜 가면서 나와야 합니다.


그 때문에 신생아들은 두개골이 완전히 붙어있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게 됩니다. 신생아들이 젖을 빨 때 정수리가 볼록 오목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도 있죠. 즉 좁아진 산도를 통과하기 위해 미성숙한 아기를 출산하도록 된 것입니다.

둘째는 인간의 무리생활입니다. 미숙아를 출산하면서도 남아있는 고통을 주위 다른 인간들이 도와줌으로써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것이죠.

그와 함께 미성숙한 아기와 출산하느라 힘이 빠진 산모를 다른 인간들이 도와줌으로써 그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출산의 고통을 무릅쓰고 인간의 직립보행이 진화할 수 있게 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