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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 이야기 - 확률계산

창조론자들이 좋아하는 것 중에 확률계산이 있습니다. 단백질이 만들어질 확률을 계산한 후 '봐라, 생물체가 만들어질 확률은 이렇게 작다'고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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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학교다닐때 기숙사에서 가끔씩 친구들과 포커판을 벌이곤 했습니다. 기껏해야 100~200원씩 배팅하는 것이었지만 말이죠. 선배들중 하나는 금요일 강의 끝난 직후 시작해서 월요일 아침에 끝내고 곧장 강의실로 갔다는 전설도 전해지곤 했습니다.
어느 포커판에서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판돈이 한없이 올라가더니...
'자, 여기 2 포카드'
'그래? 난 7 포카드다'
'잠깐, 난 10 포카드'

여러가지 포커 룰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Five Card의 경우 세사람 다 포카드가 나올 확률은 약 2.97×10-11, 즉 0.00000000297%에 불과합니다.

극히 작은 확률이라구요?

3000명의 사람이 1000개의 자리에서 포커를 친다면 어떨까요? 그 1000개의 자리 중에서 한 자리라도 세 포카드가 동시에 나올 확률은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 한 자리에서 3개의 포카드가 나오지 않을 확률 = 1 - 2.97×10-11
㉡ 1000개 자리 모두 3개의 포카드가 나오지 않을 확률 = (1 - 2.97×10-11)1000

그러므로 ㉡의 반대확률이 1000개 자리 중에서 하나라도 3개의 포카드가 나올 확률입니다. 즉

1 - (1 - 2.97×10-11)1000 ≒ 2.97×10-8 = 0.00000297%


아직 충분히 작은 확률인가요? 그렇다면 이 3000명의 사람들이 계속 포커를 한다고 쳐 봅시다(할일없는 사람들만을 모아서요^^);
만약 이들이 1000개의 자리에서 포커 10000판을 계속 친다면, 그 10000판 가운데 3개의 포카드가 나올 확률은 비슷하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 1000개의 자리에서 세개의 포카드가 나오지 않을 확률 = 1 - 2.97×10-8
㉡ 10000판 계속할 동안 3개의 포카드가 한번도 나오지 않을 확률 = (1 - 2.97×10-8)10000

마찬가지로 ㉡의 반대확률이 1000개의 자리에서 포커를 10000번 반복할때 어느 판의 어느 자리에서든지 3개의 포카드가 나올 확률입니다.

1 - (1 - 2.97×10-8)10000 ≒ 2.97×10-4 = 0.0297%

이런 식으로 해서 1000개의 자리에서 54071750회를 반복하면 세 개의 포카드가 동시에 나올 확률은 80%를 넘게 됩니다. 한판 하는데 10분이 걸린다면, 3천명이 약 1028.8년 가까이 먹지도 자지도 않고 포커만 한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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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창조론자들의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저 확률계산은 '현재의 단백질이 합성될 확률'이지, 화학진화론에서 말하는 '최초의 극히 간단한 분자형태의 생물체'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현대의 화학진화론에서는 이 확률을 약 2.33×10-41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위의 포커 문제에서도 볼 수 있듯이 확률이란 확률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하는 개체수', 그리고 '그 일을 계속하는 시간'까지 계산해야 합니다.
위 포커의 보기에서 3000명이 1000여년동안 포커를 함으로써 포카드 세개가 한꺼번에 나올 확률은 0.00000000297%에서 80%로 늘어났습니다. 마찬가지로 바다에 녹아 있는 막대한 양의 유기물들과 10억년동안 계속되는 화학반응을 생각하면 저 2.33×10-41의 확률도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뱀발 : 위 포커의 보기에서 10포카드로 2와 7 포카드를 이긴 사람이 접니다...^^;

생명체가 만들어질 확률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점보제트기를 낱낱이 분해해서 큰 통에 넣어라. 그 후 그 통을 힘껏 흔들어라. 거기서 점보제트기가 완성되어 나올 확률이 생명체가 나타날 확률이다"

창조론의 저런 주장은 직관적으로 볼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1. 커다란 통에 백만개의 볼트와 백만개의 너트를 넣고 백만년동안 흔들어 봅시다. 그중에 과연 하나라도 볼트와 너트가 맞춰져 나오는 것이 있을까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플라스크에 백만개의 산소와 이백만개의 수소분자를 넣고 살짝 불을 당겨 봅시다. 모든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서 200만개의 물분자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첫번째에서는 100만년이 지나도 하나도 제대로 결합되어 나오지 못하던 것이 두번째는 순식간에 모두가 결합되어 버렸습니다. 볼트와 너트는 물리적 결합인 반면 산소와 수소는 화학적결합이기 때문입니다.(그림출처)
직관적으로는 볼트와 너트가 저절로 조여지고 전선이 저절로 납땜이 된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만 화학결합으로 구성되는 생물체는 단순히 충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결합이 일어납니다.

2. 진화론에서 말하는 생명의 시작은 제트엔진으로 날고 레이더로 장애물을 찾는, 수백만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진 점보제트기가 아닙니다. 훨씬 간단한 종이글라이더부터 시작한 것입니다. 단순히 몸체와 날개, 즉 6,7개의 부품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죠. 이것만으로도 만들어질 확률은 엄청나게 늘어납니다.
혹시나 종이를 큰 통에 넣고 흔들어도 종이가 붙지 않는다는 분은 1번부터 다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비행기보단


이런 비행기가 더 만들어지기 쉽죠.


3. 생물체의 핵심 구성성분은 '자기복제분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RNA는 주위에서 핵산분자를 끌어모아 자신의 복제를 만들 수 있죠. 마찬가지로 위의 종이비행기의 보기를 든다면 종이날개, 종이몸체 등은 RNA와 같이 주변에서 부품을 모아 자신의 복제를 만들어냅니다. 즉 일단 종이몸체와 종이날개가 만들어졌다면 바다 전체가 짧은 시간에 종이날개와 종이몸체로 가득 차게 됩니다. 그렇다면 몸체와 날개가 만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집니다.
이것이 생명체 전단계를 설명하는 화학진화입니다.(그림출처)



말하자면 생명체가 탄생할 확률은 점보제트기가 저절로 만들어질 확률보다 훨씬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