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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설계론은 지적설계자를 모욕하는 행위 - 상동기관, 상사기관



우연히 위와 같은 창조론자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상동기관(homologous)이 공통된 설계의 증거라는 것은 창조론자 또는 지적설계론자들의 공통된 주장이죠.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지적설계자라면 이런 식의 설계를 할까요?

다음을 봅시다.

척추동물 앞다리
박쥐의 날개와 새의 날개는 둘 다 날기 위해 설계된 기관입니다. 만약 '공통된 설계' 운운하려면 새의 날개와 박쥐의 날개가 '공통된 설계'라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박쥐날개는 새의 날개가 아니라 육상동물의 앞발과 '공통된 설계'입니다.
하늘을 나는 데 훨씬 효율적인 새의 날개를 버리고, 왜 육상동물의 앞발의 설계를 바꾸어 박쥐날개를 설계했을까요? 덕분에 박쥐들은 새보다 더 힘겹게 날게 되었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박쥐는 지적설계자에게 뭘 밉보였을까요?




물속에서 움직이기 위한 설계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래 지느러미(앞밮)나 펭귄 지느러미(날개)도 물고기의 지느러미와 공통된 설계가 아니라 역시 포유류 앞발, 조류 날개와 공통된 설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동기관을 '공통된 설계'라 주장하는 것은, (비행기 날개의 설계도와 잠수함 스크류의 설계도가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타이어의 설계를 바꾸어 날개와 스크류 역할을 하게 만드는 삽질을 지적설계자가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진화론 이야기 - 로봇의 날개

지난 글에서 날개의 기원에 대해 현재까지 밝혀진 몇 가지 가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생물학과는 전혀 관련없는 분야에서 '날개의 진화'를 뒷받침할 만한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Winged Robots Hint at the Origins of Flight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공학자, 로날드 피어링(Ronald Fearing)과 케빈 피터슨(Kevin Peterson)은 DASH(Dynamic Autonomous Sprawled Hexapod)라는 작은 곤충형 로봇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작은 곤충로봇이 속도도 느리고 경사로를 오르기가 힘들다는 것이었죠.


문제해결의 한가지 방법으로 이 곤충에 날개를 달아 봤습니다. 여러가지 형태의 날개를 달아 시험해본 결과, '펄럭이는 날개(a pair of flapping wings)를 달아줬을 때 가장 높은 주행성과 경사등반능력을 가지게 되었으며 또한 활공능력까지 대폭 향상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결과논문).

또한, 펄럭이는 날개를 달았을 때도 비행에 필요한 만큼 속력이 오르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지상설보다는 수상설(나무 위에서의 활공을 먼저 시작)에 힘을 실어주는 로봇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로봇이 아닌 새의 조상의 경우에는 달리는 속도가 더 빨랐을 가능성이 있기에 지상설을 폐기해 버리기에는 이르죠. 오히려 새의 조상의 경우에는 강력한 앞발근육으로 날개(깃털 뭉치)를 휘저을 수 있기에 더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영상은 여러가지 종류의 날개를 달고 달리는 로봇의 모습입니다. 여기에서도 나타나지만, 펄럭이지 않는 날개 - 곤충의 늘어진 외피 등 - 도 약간이지만 속도증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즉 창조론자들이 말하는 50%의 날개(짧은 깃털로 덮인, 날지 못하는 새의 날개)나 20%의 날개(흔들지도 못하는 곤충의 외피조각)도 달리기를 도와줄 수 있다는 - 자연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 말이 됩니다
.
좀 더 다양한 실험(여러가지 크기와 모양의 날개를 여러가지 부위에 붙인 실험)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쨋든 날개의 기원(특히나 곤충날개의 기원)에 대한 한가지 근거가 될 만한 실험으로 보입니다.

물론 창조론자들의 눈에는 '그렇군, 그래서 창조자는 곤충에게 날개를 달아줬군'으로 보이겠지만 말입니다.

진화론 이야기 - 팔에서 날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조류(Avian)는 흔히 공룡들의 후손이라고 합니다. 조류가 포유류(Mammal)보다 더 많은 종이 존재한다는 것을 본다면 지구는 아직까지 공룡의 수중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토마스 헉슬리(Thomas Henry Huxley)는 공룡 중에서도 특히 소형 육식공룡과 조류와의 유사성을 지적했으며 또한 랩터류 공룡들에게서 깃털의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공룡과 조류간의 진화경로는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그렇다면 공룡의 발톱달린 앞발이 어떻게 발가락조차 없는 날개로 진화할 수 있었을까요?
여기에는 몇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1. 지상설(地上說)
육식공룡들은 대부분 뒷발로 걷습니다. 그러므로 앞발은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방향을 바꿀 때 중심을 잡기 위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그런데 앞다리에 긴 깃털이 무성할수록 중심을 잡기가 수월합니다(우리나라에서 줄타기하는 사람들이 부채를 휘두르는 것을 생각해 보세요). 게다가 긴 깃털이 난 팔을 휘두른다면 뒷쪽으로 기류가 발생해서 달리는 속도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점점 달리는 속도가 빨라지다 보니 저 깃털이 난 팔로 짧은 거리의 활공이 가능해지고 활공거리가 점차 길어지다가 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지상설입니다.
지상설은 아래 그림(출처)과 같은 시조새를 분석하면서 만들어진 가설입니다. 현재의 새와는 달리 긴 꼬리와 강한 다리 등 난다기보다는 달리기에 좀더 적당한 신체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수상설(樹上說)
그런데 2005년 중국에서 날개가 4개 달린 공룡이 발견됩니다. 미크로랍토르(Microraptor)라 이름붙여진 이 공룡은 아래 그림(출처)처럼 앞다리뿐 아니라 뒷다리에도 깃털이 나 있는 것으로 보아 그리 빠르게 달릴 수는 없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신 참새나 딱다구리같이 길고 굽은 발톱을 가지고 나무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으리라 추정되는 공룡입니다.즉 이들은 나무 사이를 뛰어다닐때 팔과 다리에 난 깃털을 이용하다가 점차 먼 거리를 뛸 수 있게 되고 결국 날 수 있게 되었다는 가설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수상설과 지상설 중 어느 쪽이 더 타당할까요?

3. 비탈등반설(ontogenetic-transitional wing hypothesis)
2003년 미국의 케네스 다이얼(Kenneth Dial) 박사는 알에서 갓 깬 바위자고새에 주목하였습니다. 바위자고새의 새끼는 알에서 깨자마자 걸어다닐 수 있습니다. 아직 날 수는 없지만 날개를 보조동력원으로 사용하여 비탈을 오를 수 있습니다. 날개의 힘이 점점 강해짐에 따라 점점 가파른 비탈을 오를 뿐 아니라 결국에는 오버행(경사가 90도가 넘는 비탈)까지 넘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날아오를 수 있게 됩니다.
다이얼박사는 날개의 진화가 이 바위자고새 날개의 발생과 유사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내었습니다.

왼쪽 그림은 카우딥테릭스(Caudipterix)라고 하는 공룡입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날기에는 초라한 작은 날개를 가지고 있죠.
이 날개로 지상설에서처럼 달릴 때의 보조동력(지상설) 뿐 아니라 바위자고새 새끼와 같이 사용해서 나무도 오를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수상설). 즉 앞에서 나온 두가지 가설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가설이 생긴 것이죠.

위에서 소개한 세가지는 아직까지는 '가설'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증거가 쌓여야 셋 중에서 어느 것이 정설이 될지(아니면 제 4의 가설이 정설이 될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 : 믿을 수 없는 생물진화론(기타무라 유이치北村雄一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