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의 과학(?)

☞욥26:7 그는 북쪽을 빈 자리에 펼치시고 땅을 허공에 매다시는도다.
He stretcheth out the north over the empty place, and hangeth the earth upon nothing.

☞욥28:5 땅으로 말하자면, 그 곳에서 빵이 나오나 그 밑에는 불처럼 솟구침이 있으며
As for the earth, out of it cometh bread: and under it is turned up as it were fire.

성경무오론자들이 흔히 인용하는 욥기의 구절입니다. 유목민들이 '지구가 우주에 떠 있다'는 것(욥 26:7), 그리고 땅 속에 마그마가 있다는 것(욥 28:5) 등을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죠.
이것을 근거로 해서 성경은 이미 그당시 사람들이 상상도 못했던 과학적인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다음 구절들을 봅시다.

☞욥38:4 내가 이 세상의 기초들을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게 명철이 있다면 분명히 밝히라.
Where wast thou when I laid the foundations of the earth? declare, if thou hast understanding.
☞욥38:5 누가 그 치수를 재었는지, 네가 아느냐? 누가 그 위에 척량줄을 띄웠느냐?
Who hath laid the measures thereof, if thou knowest? or who hath stretched the line upon it?
☞욥38:6 그 기초들은 무엇 위에다 고정시켰으며 모퉁잇돌은 누가 놓았느냐?
Whereupon are the foundations thereof fastened? or who laid the corner stone thereof;

과연 이 구절을 읽고 '아, 지구는 우주에 떠 있구나'라고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이것은 여지 없이 '이 세상이 무언가 기초 위에 놓여 있다'로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그 때문인지 그들은 오로지 욥기 26장만을 언급할 뿐 욥기 38장을 언급하는 일은 없더군요.

게다가 사람들이 지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생각보다 오래 되었습니다. 이미 고대 그리스인들은 월식때의 그림자,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북극성의 높이 등을 통해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심지어 에라토스테네스는 지구의 크기를 거의 정확하게 계산하기도 했습니다. 즉, 성경을 쓸 때 이미 부근의 그리스에서는 지구가 둥글고 우주에 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죠.


땅속의 불 이야기도 마찬가지, 성경뿐 아니라 땅속에 불이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땅속의 불이 뿜어져 나오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었으니까 말입니다. 바로 화산이죠.
그리스신화에서도 헤파이스토스(불카누스)의 대장간은 에트나 산 밑에 있었고, 그 화로의 불이 화산으로 뿜어져나온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외에도 욥기의 비과학적인 묘사는 많습니다.

☞욥26:11 하늘의 기둥들이 떨고 그의 꾸짖으심에 놀라는도다.
The pillars of heaven tremble and are astonished at his reproof.
'하늘의 기둥(pillars of heaven)'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욥37:18 당신이 그 분과 함께 단단하고 부어 만든 유리 같은 하늘을 폈느뇨?
Hast thou with him spread out the sky, which is strong, and as a molten looking glass?
하늘이 '단단하고 부어만든 유리(which is strong, and as a molten looking glass)'같지는 않죠.


네가 눈의 보고 속으로 들어갔느냐? 아니면 네가 우박의 보고를 보았느냐?
Hast thou entered into the treasures of the snow? or hast thou seen the treasures of the hail,
눈창고, 우박창고는 과연 어디 있을까요?

이런 '비과학적인 구절'은 단순한 비유, 문학적 표현으로 넘어가고 '과학에 부합하는 듯한 구절'만을 골라내서는 '성경은 과학적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떠드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