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발견한 일본 커뮤니티에서의 문답입니다.
논란거리가 될만한 질문이지만, 계속 의문을 가지고 있던 것이라 답해주셨으면 합니다.
자연계에서는 약육강식이라는 말대로 약자가 강자에게 먹힙니다.
그런데도 인간사회에서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문명이 시작될 때는 종족들끼리의 싸움이 계속되었고 약자는 죽임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약자를 세금 등을 써서 살려둡니다.
우수한 유전자가 살아남는 것이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요?
오늘날의 인간사회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인권 같은 이야기는 이번에는 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흔한 착각이지만 자연계에는 [약육강식]이란 없습니다.
약하다고 반드시 잡아먹히는 것도 아니고 강하다고 꼭 잡아먹는 것도 아닙니다.
호랑이는 토끼보다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하지만 토끼는 세상에서 번성하고 있고 호랑이는 멸종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자연계의 법은 개체레벨에서는 [전육전식]이며 종 레벨에서는 [적자생존]입니다.
개체 레벨에서는 최종적으로는 모든 개체는 [먹힙니다]%.
모든 개체는 수명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죽습니다.
개체간의 수명 차이는 자연계 전체에서 본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떤 개가 2년을 살고 다른 개가 10년을 산다고 해도 그것은 대부분 크지 않은, 아무래도 좋은 차이입니다.
종 레벨에서는 [적자생존]입니다.
이 말은 오해받은 상태로 널리 펴졌지만, 결코 [약육강식]의 의미가 아닙니다.
[강한 놈]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놈]이 살아남습니다.
([살아남는다]의 의미는 [개체가 살아남는다]가 아니라 [유전자가 다음세대로 계속 이어진다]고 하는 의미임에 주의)
그리고 자연이란 것의 특징은 [무한이라고 해도 좋은 환경적응방식이 있다]는 것입니다.
꼭 활발하다고 해서 살아남는다는 법도 없고 나무늘보나 심해생물처럼 극단적으로 신진대사량을 떨어뜨리는 생존전략도 있습니다.
새끼를 많이 낳는 놈, 적게 낳는 놈, 빠른놈, 느린놈, 강한놈, 약한놈, 큰놈, 작은놈, ...
수많은 형태의 생물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적응]만 되어 있다면 강하든 약하든 상관 없습니다.
그리고 [적자생존]의 의미는 [개체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 것]이라는 뜻인 이상, 어느 특정 개체가 천적에게 잡아먹히든 말든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10년을 살면서 1마리의 새끼를 낳는 개체와 1년밖에 못살면서 10마리의 새끼를 낳는 개체는 후자가 [적자]로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생존]이 [자손을 남기는 것]이며 [적응]의 방법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이상 어떤 방법으로 [적응]하느냐는 그 생물의 생존전략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존전략은.... [사회성]
고도로 기능적인 사회를 만들어 그 상호작용으로 개체를 보호합니다.
개별적으로는 장기생존이 불가능한 개체(즉 질문자가 말하는 "약자")도 살아남게 하면서 번식의 가능성을 최대화한다... 라는 전략입니다.
얼마나 많은 개체가 살아남는지, 어느 정도의 "약자"를 살리는지는 그 사회가 가진 힘에 비례합니다.
인류는 문명을 발전시키면서 전에는 살릴 수 없었던 개체까지도 살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생물이 자손을 늘리는 것은 본질적인 것이며 그것 자체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묻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이렇게나 많은 수를 늘릴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 역시 자연계에 있어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우수한 유전자]라는 것은 없습니다.
있는 것은 [어떤 특정한 환경에서 유효할지도 모르는 유전자]입니다.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이러이러한 "형질"이 이러이러한 환경에서 생존하는데 유리하게 동작하는가는 계산이 불가능합니다.
이를테면 현대사회의 인류에게 [장애]로밖에 보이지 않는 형질도 장래에는 [유효한 형질]이 될 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가능한한 많은 패턴의 [장애(말하자면 비정상적인 형질)]를 품어두는 것이 생존전략상의 [보험]에 해당됩니다.
([살아남는데 있어서 눈이 안보이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 유리할까?] 같은 질문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그것은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자연이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것이기에 신이 아닌 이상 모든 것을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마존 정글에 혼자 방치된 현대인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하기에 [사회]라는 것이 없이 자연상태에 놓인 인간은 모두가 [약자]가 됩니다.
이 [약자]들이 모여 더 많은 [약자]를 살리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생존전략입니다.
그러므로 사회과학에서는 [투쟁]과 [협력] 모두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요소지만 인간사회의 본질은 [협력]이라는 답을 하고 있습니다.
[투쟁]이 얼마나 활발하든지간에 마지막에는 [협력]에 의해 인간들이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이를테면 호랑이가 죽어 썩어서 풀에게 [먹히고] 풀은 토끼에게 [먹힙니다]
# 전자 역시 적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호랑이나 사자 등은 적은 수의 새끼를 낳죠. 적은 수의 새끼를 낳아서 잘 키우는 것도 적응의 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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