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이야기 - 진화의 정지?

유전자 알고리즘의 원리를 먼저 설명하겠습니다.

위와 같은 함수의 최소값을 유전자알고리즘으로 구하는 방법입니다.


우선 일정한 범위에서 랜덤한 값을 취한 후 함수값을 계산합니다.
위와 같이 6개의 랜덤값이 나온 경우 (지금 찾으려는 것이 최소값이므로) 함수값이 최소인 를 고릅니다. 그리고 번식(재생산 및 돌연변이)시킵니다. 즉 2세대의 값은 를 중심으로 근처에 분포하게 됩니다.
여기서도 최소값인 번식시킨다면 3세대는 를 중심으로 분포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반복하면 수치들은 최소값에 모이게 되며, 마침내는 함수의 최소값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을 발견할 것입니다*.

그런데, 최초에 랜덤값의 분포가 다음과 같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선택된 점들 중 최소값은 입니다. 결국 를 중심으로 재생산을 하기에, 다음세대는
가 되며, 결국 이 경우에는 최소값이 아닌 극소값 - 전체적인 최적은 아니지만 근방에서의 최적 - 으로 모이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이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아무리 변이를 만들어도 그것은 이미 수렴된 값보다 나쁜 값이 되어 도태될 것이기에 더이상의 개선효과가 없는(진화가 안되는) 것으로 보일 것입니다.



창조과학회의 주장
Phyllium bioculatum
잎벌레가 4700만년동안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화론이 거짓이라는 증거랍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죠.

잎벌레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겉모습이 나뭇잎을 닯아서'입니다. 그런데 이 잎벌레에게 변이가 일어나서 모습이 (나뭇잎과) 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변이체는 다른 포식자의 눈에 쉽게 띄어 잡아먹혀 도태될 것입니다. 즉, 잎벌레에게 있어서 현재의 모습이 전체적인 최적은 아닐지라도 위 알고리즘에서처럼 근방에서의 최적인 상태입니다. 그 때문에 4700만년 동안이나 더이상의 진화를 멈춘 듯이 보이는 것입니다.

이들의 모습이 변하기 위해서는 주위의 환경이 변해야 합니다. 주위 나뭇잎의 모습이 변한다면 이들도 그 나뭇잎의 모습에 맞추어 자신의 모습을 바꾸어 갈 것입니다. 결국 이런 간단한 생각조차 거부하는 창조과학회의 주장은 그야말로 진화적으로 생각하는 것의 대안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죠,

뱀발 : 창조주의 졸작인 인간의 눈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시세포가 혈관 뒤에 있던 세포였기에, 문어의 눈이 아니라 현재 척추동물의 눈 - 전체적인 최적은 아니지만 근방에서의 최적 - 으로 수렴된 것이죠.


* 이 보기는 유전자 알고리즘을 사용하기에 적절치 않은 문제입니다. 유전자알고리즘보다는 미분을 이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정확한 방법입니다. 여기서는 이해하기 쉬운 보기를 제시한 것입니다.

** 사실 '진화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창조론적인 생각이죠. 그들 역시 진화를 했습니다. 창조론을 부정하는 살아있는 화석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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