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이야기 - 단속평형설(Punctuated Equilibrium)의 오해

진화론에서 이야기하는 다른 많은 이론들도 마찬가지겠지만, 1972년 엘드리지와 굴드가 발표한 단속평형설은 특히나 더 창조론자들의 오해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진화론을 비난하는 창조론자들이 단속평형설을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 그리고 절대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죠.

100만년전 지층에서 몸길이 10cm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1만년전 지층에서는 몸길이 1m인 또다른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두 화석의 골격을 비교해본 결과 두 화석은 같은 계통으로 100만년전 10cm에 불과했던 동물이 1만년전에는 1m까지 커지는 진화가 일어났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이때 창조론자들은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내밀며 주장합니다.


[진화론이 맞다면 이 그래프처럼 점진적으로 진화해 왔다는 것인데,그렇다면 30cm, 50cm, 60cm짜리 화석은 왜 안나오느냐?]


단속평형론에 대한 창조론자들의 오해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습니다.


1. 단속평형설은 바람직한 괴물 이론이다. - 단속평형설에 의하면 10cm짜리 동물이 어느날 갑자기 1m짜리 새끼를 낳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인데 말이 됩니까?
원래 '바람직한 괴물 이론'을 주창한 것은 굴드가 아니라 골드슈미트(Richard Goldschmidt, 1878-1958)입니다. 골드슈미트는 때때로 일어나는 거대돌연변이가 생존에 유리할 경우(즉 괴물이 태어났는데 그것이 '바람직한 괴물'일 경우) 그것이 새로운 종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속평형설은 골드슈미트의 이론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단지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난다는 공통점만으로 단속평형설과 바람직한 괴물 이론을 헷갈리는 것입니다.

단속평형설은 일반적인 진화론과 마찬가지로 '점진적 변화'를 말합니다. 다만 단속평형설에서 주장하는 것은 '변화의 속도가 일정치 않다'는 것입니다. 마치 다음 그림과 마찬가지입니다.



즉 일반적인 진화론이 '이 동물의 크기가 99만년동안 1년에 약 0.001mm씩 점진적으로 변화해 왔다'는 것에 비해 단속평형설은 '이 동물의 크기는 '45만년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가 10만년에 걸쳐 1년에 약 0.01mm씩 점진적으로 변화한 후 다시 45만년동안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에 의하면 50cm짜리 화석이 발견될 가능성은 10%로 감소하게 됩니다.
만약 그러한 변화가 100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일어났다고 해도 이 동물의 크기변화는 1년에 1mm 증가라는, 말이 안되지 않는 변화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된다면 50cm짜리 화석이 발견될 가능성은 0.1%밖에 안되는 것이죠.


2. 단속평형설은 중간화석의 부재를 설명하기 위해 억지로 만든 가설이다. - 이렇게 중간화석이 발견되지 않으니까 굴드 같은 진화설자들은 단속평형설을 대충 만들어서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단속평형설은 중간화석의 부재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대충 만든 가설'은 아닙니다.

1960년대 이후 생물학은 새로운 강력한 도구를 얻게 되었습니다. 바로 컴퓨터였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수천년 걸릴 변화도 며칠 안에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진화론에서 나왔던 여러 이론들을 실험실은 아니지만 컴퓨터 가상세계 안에서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습니다.

단속평형설 역시 실험실에서 실험하기에는 쉽지 않은 이론입니다. 하지만 컴퓨터 안에서 실험하기는 어렵지 않죠.
생물학자들은 컴퓨터 내부에서 유전자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했습니다. 그 결과 단속평형설에서 예측했던 '적응성의 도약'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생물의 적응성이 한동안 정체하다가 마치 위 그래프처럼 짧은 시간에 높은 적응성으로 뛰어오르는 현상이 발견된 것입니다.


유전자를 검사해본 결과는, 유전자는 꾸준한 변화(진화)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무리의 적응도는 그다지 큰변화가 없는 상황이 한동안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유전자의 진화가 어느 임계점을 넘었을때 그 유전자가 무리 전체로 퍼지면서 비교적 짧은 시간내에 전체 적응성이 올라가는 현상이 발견된 것이죠.(인공생명<스티븐 레빈> 참조)

<2010.11.5일 본문 수정>

댓글 8개:

  1. 본문에서는 빠졌지만, 개체군의 규모 역시 문제가 됩니다. 개체군이 크면 유전자의 변이가 전체 개체군 속으로 흡수되어 버릴 가능성이 크죠. 반면 개체군의 크기가 작으면 유전자의 변이가 그 개체군 전체에 퍼질 가능성이 크고, 결국 그 개체군에서 단속평형적 진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 단속평형론은 '비교적 작은 개체군에서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진화가 일어난다'는 말이고, 그 때문에 중간화석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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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결국 중간단계 화석이 없으니 나온 이론 아닌가요?
      이게 맞다는건 또 어떻게 증명하죠?

      결국 영원히 증명할 수 없는 이론일뿐.
      진화가 증명가능하다면 이런 이론을 들고 나올 이유 자체가 없죠.

      중간단계 화석이 없으니 진화가 잘못된건 아닌가 라는 생각보다는
      "진화" 가 맞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그 대안을 찾아가는...

      마치 뭔가 대단한 것인양 말은 하지만 그냥 소설일뿐.
      영원히 증명 불가능한...

      "사람의 인생이 너무 짭아 단기간에는 알수 없다!"
      이 말 자체가 모순임.

      찰스다윈은 그럼 예언자 인가요?
      다윈도 고민에 빠진 중간단계 화석도 없고
      캄브리아 지층에서는 이미 완성된 화석만 나오고
      그 이전을 보여주는 화석은 없고.

      그럼 도데체 다윈은 어떤 증거를 가지고 진화를 말한것인가요?
      "핀치새"? 한 200년 지났는데 지금 갈라파고스 가면
      중간정도 변화된 뉴 핀치새를 확인할 수 있는것인지?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하면 만사형통인가요?

      실생활에서 "진짜" 증거를 찾아 올려보세요!
      다윈이 주장한 "종" 의 변화 가장 좋은 증거는 갈라파고스를 찾아가
      200년 사이에 조금이라도 변해가는 "핀치새" 를 사진 찍어오는게
      정확하겠지만 그 누구도 그러지 않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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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뇨, 중간단계는 이미 충분히 많습니다. 굴드의 말에 의하면 '너무 많아 고생물학자들이 연관성을 밝히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할 정도죠.
      http://gsm.dothome.co.kr/xe/deta/2542
      다만 창조론자들은 스스로 찾아볼 생각은 못하고 목사이나 창조과학자라는 사기꾼들의 말만 듣고 있기에 있는 줄을 모르고 있는 겁니다.

      ["사람의 인생이 너무 짭아 단기간에는 알수 없다!"
      이 말 자체가 모순임.]

      그렇다면 이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간의 시력에는 한계가 있어 세균을 볼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의 시력으로는 볼 수 없는 세균이 있다는 말이 모순이라 생각하시나요? 비록 인간의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현미경이라는 도구를 가지고는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이 세균입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일생에 직접 볼 수는 없지만 갖가지 도구들 - 옛날에는 화석, 지금은 여러가지 유전학적, 분자생물학적 도구들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진화입니다.

      [캄브리아 지층에서는 이미 완성된 화석만 나오고
      그 이전을 보여주는 화석은 없고.]
      완성된 화석이라는 것이 뭘까요? 인간이 완성된 생물일까요? 자칫하면 기도가 믹히고 나이들면 허리며 무릎이 고장나는 생물이 말입니다.
      자연에는 '완벽한 생물' 따위는 없습니다. 환경에 맞는 생물이 있을 뿐이고 환경이 변함에 따라 계속 변해가는 생물이 있을 뿐이죠. '완벽한 화석' 따위는 진화론에 딴지걸려는 목사들과 자칭 '창조과학자'라는 사기꾼들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입니다.

      [한 200년 지났는데 지금 갈라파고스 가면
      중간정도 변화된 뉴 핀치새를 확인할 수 있는것인지?]
      마찬가지, 중간정도 변화된 뉴 핀치새가 뭔지나 알고 하시는 말인지요?

      [실생활에서 "진짜" 증거를 찾아 올려보세요!]
      이미 여기 블로그에도 수없이 많이 올렸습니다만. 남보고 자료를 올리라고만 하지 말고 님이 그 자료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쌓으세요.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아무런 공부 하지 않아도 되는 창조잡설에 젖어있던 사람이 진화론을 공부하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요.ㅎㅎ

      [200년 사이에 조금이라도 변해가는 "핀치새" 를 사진 찍어오는게
      정확하겠지만 그 누구도 그러지 않는것 같네요!!!]
      http://www.newswire.co.kr/newsRead.php?no=811040
      주장을 하려면 인터넷을 조금이라도 찾아보고 하지 그러세요..
      여기 나와 있는 것처럼 이미 영국의 그랜트 부부가 40년간 연구한 자료가 있습니다.
      님같은 창조잡설자들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이런 자료는 모르시겠죠. 창조과학자들이 떠먹여주는 엉터리 자료만 알고 있을 테니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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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설명이 잘 되어있군요.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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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위의 링크에 나온 중간단계(?) 화석이 왜 중간단계 화석이 아니냐면 위의 링크에 나온 각 개체는 완전히 다른 완성형 단계의 화석이기 때문임. 중간단계란 예를 들어 1단계에서 2단계가 되기 위해 1.0-2.0 까지의 진화의 단계가 있다면 1.1이나 1.2의 단계를 보여주는 화석이 필요한데 문제는 이런 화석이 단 하나도(지금까지 나온 수억개의 화석중) 나온것이 없다는것. 단속평형론이 괜히 나온것이 아니라 이런 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문제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나온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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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 링크의 화석들이 바로 1.1, 1.2를 보여주는 화석들입니다. 이것을 부정하는 것은 님같은 창조론자들 뿐이죠.
      왜냐하면 창조론자들이 찾는 '중간화석'은 중간화석이 아니라 '키메라화석'이거든요. 상반신은 양서류, 하반신은 어류인 '키메라화석', 상반신은 포유류, 하반신은 파충류인 '키메라화석'들만 요구하면서 중간화석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창조론자들입니다.
      실제로 교진추에서 요구하고 있는 '중간화석'은 이런 것입니다.
      http://chamsol4.blogspot.kr/2014/10/transitional-fossils-for-creatist.html
      놀라운 것은 이런 '창조과학의 유치함'을 모르는 창조론자들이 많다는 것이죠.

      그리고 단속평형설에 대해서도 오해하시는데, 단속평형설은 중간화석의 부재를 설명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닙니다. 진화의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이론이지 중간화석과는 관계 없습니다. 진화의 속도에 따라 화석화되는 확률이 다를 수 있다 정도겠네요.
      화석이 남을 가능성은 단속평형설 뿐만 아니라 수없이 많은 인자가 작용하거든요.
      http://chamsol4.blogspot.kr/2014/01/about-transitional-fossils.html

      그리고 만약 단속평형설이 중간화석의 부재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이론이라고 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많은 중간화석들이 발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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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진화잡설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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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오늘도 아무 근거 없는 창조잡설자들의 정신승리를 보여주셔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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