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이야기 - 실패의 의의

깊은 정글에서 일군의 탐험가들이 보물을 찾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느새 수십개의 동굴이 늘어서 있는 절벽에 도착했습니다. 그들중 절반은 주저앉아서 말합니다.
"여기가 끝이야. 여기에 보물이 있을 리가 없어."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은 동굴 몇 곳으로 나뉘어 들어갑니다. 그중 한 동굴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보고합니다.
"이 동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들은 그 동굴에 ×팻말을 붙여놓고는, 천막으로 와 물을 마십니다.
그것을 보고 주저앉아 있던 사람들이 말합니다.
"거봐, 여기는 아무것도 없다니까..."
"맞아, 빨리 집에 가서 하나님께 기도나 하자구..."

창조론자들에게 커다란 떡밥이 제공된 것 같습니다. 과일 파리의 진화실험이 실패했다는 내용이군요

창조론자들은 진화가 불가능함이 입증되었다고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만, 이 실험이 입증한 것은 '진화가 불가능함'이 아닙니다. '이런 식으로의 진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다른 방식으로 진화를 실험해 보자'는 것이 이 실험 실패의 의의입니다.

창조론자들이 뭐라고 하든 진화론자들은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과일파리의 진화를 성공시킬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무 일도 하지 않던 창조론자들은 '파리의 소진화일 뿐이다'라고 주장하겠죠(박테리아의 진화실험에서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주저앉아 있는 탐험대원들을 보며 탐험대장이 물을 마시고 있는 신입대원에게 말합니다.
"예전에 에디슨이라는 탐험대장과 함께 '전구'라는 보물을 찾으러 간 적이 있었지. 그때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어. 수천개의 동굴을 뒤져야 했다고.
그때도 저치들은 '전구같은 게 여기 있을리가 없다'면서 주저앉아 있었지. 하지만 에디슨대장은 수천개의 동굴을 모두 뒤져서 전구를 찾아냈지 뭔가."
"그 보물은 어떻게 됐나요?"
"탐험대 전원이 나눠가졌지. 주저앉아있던 저치들을 포함해서 말일세"
"그런데 여기 정말 '진화'라는 보물이 있을까요?"
"나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체념은 저 동굴들을 모두 뒤져본 후에 해도 늦지 않아. 그리고 보물이 없다고 해도 '진화란 보물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자체가 우리에게는 보물이지"
"그런데 정말 '진화'란 보물이 나온다면, 저 아무일도 하지 않은 사람들과 나누어가져야만 하나요?"
"자,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다시 시작하자구."
대장은 신입대원을 데리고 ×팻말이 붙어있지 않은 동굴을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댓글 6개:

  1. 싱바싱바:
    소나무님 책 써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고..
    정말 글 재미있게 잘 쓰시는거 같아요..!
    (귀에 쏙쏙 박힌다고 해야하나 '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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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늘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빈말이라도 힘이 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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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ㅋㅋㅋ

    욕이라곤 한마디도 안했는데

    또 지우시려나

    여그가 아닌가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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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익명님, 무슨 말씀이신지... 아직까지 다른 사람의 댓글을 지운 적은 없습니다만...
    가끔 댓글이 스팸창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있었지만 지금은 스팸창도 비어있군요.

    죄송합니다만, 뭔가 오류가 난 것 같은데 다시 달아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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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올챙이대마왕 :

    http://blogs.discovermagazine.com/gnxp/2010/09/a-flys-life-adventures-in-experimental-evolution/


    초파리 실험에 관한 분석글 같은데, 제 영어가 짧은 관계로 염치없지만 해석 부탁드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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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죄송합니다만, 저역시 영어가 짧은 관계료...ㅜㅜ 해석이 잘 안되는군요... 게다가 요즘 회사가 바쁜 관계로... 죄송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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