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이야기 - 몸의 탄생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것은 약 30~40억년 전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 후 약 30억년동안 지구상의 생물들은 단세포생물들 뿐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약 6억년전, 선캄브리아기를 전후해서 생물들은 앞다투어 '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다세포생물의 탄생이었죠.
어떤 이유로 인해 30억년동안 단세포로 지냈던 생물들이 갑자기 몸을 만들기 시작했을까요?

1. 세포의 동아줄
다세포생물의 경우 세포들 사이의 접착제는 오른쪽 그림과 같은 콜라겐입니다(그림출처) 이렇게 밧줄처럼 생긴 콜라겐에 의해 세포들이 접착되는 것이죠. 노화가 진행될 때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는 것 역시 피부속에 들어있던 콜라겐이 분해되면서 피부세포들간의 접착력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최초의 다세포생물들 역시 이런 콜라겐을 만듦으로써 이분법에 의한 무성생식 후 완전히 떨어지지 않게 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2. 다세포가 되기 위한 선택압
만약 일부 세포가 콜라겐에 의해 다세포를 이루었다면, 그러한 다세포생물이 자연선택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압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다세포생물은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이에 대한 실험결과1)가 있습니다.
단세포로 존재하는 조류(藻類 : algae)를 수천세대 배양한 후, 그 조류를 먹는 포식자를 풀어놓았습니다. 그 포식자는 편모로 조류들을 추적하며 잡아먹어 소화시키는 녀석들이었죠.
그러자 불과 200세대만에 조류들은 서로 뭉치기 시작했습니다. 혼자서 다니는 조류보다는 뭉쳐서 존재하는 조류들이 이 포식자를 피하기가 용이했기 때문이었죠. 조류들은 수천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수천개 덩어리의 중심부에 있는 조류들은 햇빛을 받을 수 없었기에 도태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류들이 이루는 덩어리는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조류는 세포 8개로 이루어진 덩어리로 존재하기 시작했습니다. 즉 단세포생물에서 군체생물로의 진화가 일어난 것이죠. 게다가 포식자를 제거한 후에도 이 8개세포의 군체는 흩어지지 않고 군체로서의 삶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3. 그렇다면 왜 30억년이 걸렸을까?
위의 실험에서 보듯이 포식자가 있다면 다세포생물(정확히는 군체생물)로의 진화는 매우 쉽게 일어납니다. 그렇다면 왜 저런 진화가 더 일찍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왜 최초의 다세포생물의 화석이 6억년 전의 지층에서발견되기 시작했을까요?

그것은 지구의 환경 때문입니다. 콜라겐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산소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초기 지구에는 산소가 거의 없었습니다.
즉,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광합성을 하는 생명체가 탄생하고, 그 후에 산소가 지구에 가득 차게 되고, 또 그 산소를 이용할 수 있는 생명체가 탄생한 후에야 몸을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4. 그렇다면 왜 단세포생물이 남아 있을까?
창조론자들의 성향으로 보아 틀림없이 이런 질문이 나올 듯 합니다. '다세포가 되면서 포식의 위험에서 벗어났다면 왜 단세포동물들이 남아 있느냐?'
먹이인 단세포동물이 모여 거대해진다면 포식자는 가만히 있을까요? 그것은 역시 포식자에 대한 선택압으로 작용하여 포식자들 역시 다세포생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포식자들 역시 거대해진다면 오히려 단세포인 생물들이 다세포포식자를 피해 살아남을 수 있게 되죠.
결국 생태계는 다세포생물과 단세포생물이 균형을 이루게 되고, 그것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reference
1) Boraas. M. E., Seale. D. B., Boxhom. J. (1998) Phagotrophy by a flagelate selects for colonial prey : A possible origin of multicellularity, Evolutionary Ecology 12:153~164

출처 : 내 안의 물고기(닐 슈빈 저)

댓글 2개:

  1. 싱바싱바:
    "그러자 불과 200세대 만에" 라니.. ㄷㄷㄷ
    진화의 관점에서 봤을때 세자리수 세대 정도는 순식간인 모양이네요!
    오늘도 재밌는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ㅂ' ㅋ

    추신1 : 면접은 결국.. OTL..
    수능으로 더 좋은곳 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내일 모래
    수능준비에 힘쓰고 있습니다. (꺼이 꺼이 ㅠㅠ)

    추신2 :
    생물2 분류의 실재 단원의 원생생물계 조류쪽에 대한 문제가 출제될때 가끔 특정 조류가 군체생활을 하는지 안하는지 구분하는 문제가 나오더군요..
    정말 쓸모없는 지식인데도 외우지 않으면 맞출 수 없는 문제니 외우긴 하는데..
    참.. =_=..
    이런문제 볼때마다 생물이 싫어지려 합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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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타깝군요. 합격했으면 가벼운 마음으로 지내실 수 있었을 텐데요...^^;
    하지만 새옹지마라고 더 좋은 학교로 가라는 '신의 계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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