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자들의 주장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미국 뉴멕시코주 Fenton Hill이란 곳에서 시추공을 통해 지르콘을 채취했다. 그 지르콘에 함유되어 있는 헬륨 양을 계산한 결과, 동일과정설자들의 말대로 수십억년이 된 암석이라면 이미 다 날아가버려야 했을 헬륨이 상당량 남아 있었다. 그 헬륨양으로 계산한 결과, 지구의 나이는 6000±2000에 불과하다. [http://www.halos.com/reports/grl-1982-helium-in-zircons.pdf]
윗 그림은 논문에 포함되어 있던 표입니다. 보시다시피 지상부터 지하 11310m까지 파내려가서 왼쪽 그림과 같은 지르콘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지하인 만큼 온도는 상당히 높고, 그에 따라 헬륨의 확산속도는 상당히 높을 테니 암석이 수억년이 되었다면 헬륨의 농도는 상당히 낮아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상당량의 헬륨이 남아있다는 것은 그 암석의 나이 - 즉 지구의 나이 - 가 수천년밖에 안되었다는 젊은 지구론의 증거로서 제시되었습니다.
저 논문은 2005년 3월 Kevin R. Henke, Ph.D.에 의해 반박되었으며 역시 2005년 4월 D. Russell Humphreys, Ph.D.에 의한 재반박을 거쳐 다시 2005년 11월 Henke에 의한 재재반박이 계속되었습니다.
Henke에 따르면, 이 실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압력팩터를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진공상태에서의 실리콘에서의 확산속도를 측정한 후 지하 수백미터에서 채취한 이 시료에 적용한 것이죠.
지르콘 같은 실리콘 계열의 결정들은 압력에 약합니다. 압력이 없다면 오른쪽 그림의 왼쪽처럼 실리콘과 산소가 정사면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압력이 가해진다면 오른쪽 그림처럼 압력에 저항할 수 없는 결합에 비틀림이 생깁니다. 그때문에 결정격자 사이의 틈이 작아지고 헬륨의 확산속도가 느려집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들이, 압력이 걸린 실리케이트에서의 비활성기체의 확산속도는, 같은 온도일때 진공상태에서의 확산속도의 3~6자리수 정도 감소한다고 보고하였습니다[many other researchers have already shown that the diffusion of noble gases in silicate minerals may decrease by at least 3-6 orders of magnitude at a given temperature if the studies are performed under pressure rather than in a vacuum].
또한가지 문제는, 이 Fenton Hill에서 불과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Valles Caldera라는 화산지형이 있다는 점입니다. 1980년대, 이곳 Valles Caldera에 지열측정용 굴을 팠습니다. 그때 지하 1000미터 이상의 깊이에서 채취된 지하수에서는 kg당 0.0183~0.1173cc의 헬륨 4가 검출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가까이에 있던 Fenton Hill에서 채취한 지르콘 시료의 헬륨 농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 또하나의 잘못이었죠.
어쨋든 Henke에 의한 재재반박이 나온 이후로 Humphrey나 다른 젊은지구론자들의 재재재반박(?) 이야기는 찾을 수가 없군요. 혹시 찾게 되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