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떤 드라마를 본 일이 있습니다.
어느 조그만 교회에 남루한 옷을 입은 여인이 찾아와 눈물로 기도를 올립니다. 너무 애처롭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사정을 묻죠.
그녀는, 남편은 사업에 실패해서 감옥에 들어가 있고, 자식은 병에 걸려 수술을 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 하나님께 기도하는 중이라고 울며 말하더군요.
며칠이 지나 그녀는 활짝 웃는 표정으로 교회를 찾아옵니다. 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아이의 병이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기적이라고 놀라와한답니다. 게다가 남편은 정상이 참작되어 석방되었을뿐 아니라 하던 사업도 순풍에 돛단듯 잘 굴러간다더군요.
그후로도 그녀는 하루가 다르게 화려해지는 옷차림으로 그 교회를 다닙니다. 거액의 헌금은 물론이고 간증기도회에도 빠지지 않죠.
그녀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돈없어서 헌금 못한다는 사람들, 정말 한심해, 날 보라구, 진심으로 기도하면 하나님은 다 도와주게 돼 있어. 가난하다는 것은 결국 신앙심이 부족해서 간절히 기도하지 못한다는 것밖에 안된다구"
그러면서 그녀는 없는 사람들을 '신앙이 부족한 사람들'로 매도하며 부유한 사람들끼리만 몰려다닙니다.
결국 작지만 신앙에 충만했던 그 교회는 혼란에 빠지고 신도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죠. 그리고 그녀는 임무 완수를 사탄에게 보고하면서 끝납니다.
가끔씩 전철역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저 드라마가 생각나더군요. 무조건 성경이 진리라는 둥, 성경에 과학적 사실들이 있다는 둥 헛소리하는 성경무오론자들을 볼 때오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서 나온 악마처럼 세련된 방식도 아니지만, 그들 역시 겉으로는 기독교를 포교하는 척 하면서 실제로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에 대한 반감을 유도해서 교회에서 멀어지도록 하고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교회에 가면 사람이 저렇게 되는구나'하는 생각밖에 나질 않습니다.
그야말로 힘은 힘대로 쓰고, 욕은 욕대로 먹은 후에 수고했다는 말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탄에게서 듣게 되지나 않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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