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냐 아니냐

㉮와 ㉯가 멀리서 다람쥐를 발견했습니다.

㉮ 앗, 저기 다람쥐가 있다
㉯ 정말 다람쥐네, 확인해보자




㉮ (아직 그자리에서) 다람쥐 맞지?
㉯ (숨찬 목소리로) 그래, 다람쥐같은데?, 그래도 좀더 확실하게..




㉮ (도시락 까먹으며) 다람쥐 맞아, 빨리 와서 도시락이나 먹자
㉯ (헉헉거린다)가만 있어봐, 다람쥐 아닌 것 같아.




㉮ (도시락 다 먹고 배를 두들기며) 다람쥐 맞다니까 그러네
㉯ (땀과 흙 범벅이 되어 사진을 보여주며) 다람쥐 아니다. 밤송이 껍질이었어.




㉮ (사진을 외면하며) 거짓말 말아, 저건 다람쥐가 맞아! 밤송이가 저렇게 정확하게 다람쥐 모양으로 서있게 될 확률이 얼마나 되겠냐? 아예 소설을 써라. 이 거짓말장이야!(사진을 뺏어 쓰레기통에 넣으려 한다)
㉯ ...


위에서 ㉮와 ㉯는 누구일까요?
창조론자라면 ㉮가 진화론자, ㉯가 창조론자라고 말할 겁니다. 뻔히 보이는 '창조의 증거'들을 진화론자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말이죠.

창조론자들도, 저 사진의 대상이 다람쥐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창조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다람쥐에게 다가갔던(과학적으로 연구했던) 적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젊은 지구의 증거들을 수집해서 창조론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려 했던 것이죠. 1980년대 이전까지는 창조론자들도 이런 연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들이 다람쥐에게 한발짝 다가가자마자(창조론 연구를 시작하자마자) 그것이 다람쥐가 아니라는(창조론은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자 창조론자들은 즉시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오고 말죠. 그리고 저것이 진짜 다람쥐라는(창조론이 과학적 사실이라는) 확인작업을 멈추어버립니다. 이것은 창조론자들이 주장하는 '창조의 증거'들이 모두 1980년대 이전에 발표된 것들이며, 지금은 모두 반박이 끝났다는 점, 그리고 1990년대 이후로는 더이상 '창조의 증거'가 발표되지 않는다는 점으로 알 수 있죠.
http://chamsol4.blogspot.com/2009/04/blog-post_7573.html
http://chamsol4.blogspot.com/2009/04/blog-post_836.html
http://chamsol4.blogspot.com/2009/05/blog-post.html

그리고는 진화론자들이 땀흘려서 찾아온 다람쥐가 아니라는 증거(진화가 맞다는 증거)들은 억지로 외면해 버립니다.
http://chamsol4.blogspot.com/2009/05/blog-post_19.html
http://chamsol4.blogspot.com/2010/07/tiktaalik.html
http://chamsol4.blogspot.com/2010/08/ring-species.html
http://chamsol4.blogspot.com/2011/05/signo-reebs-effect.html
http://chamsol4.blogspot.com/2011/06/sine.html

그리고는 진화론자들이 땀과 흙에 범벅이 되어 찍어온 사진(애를 써서 연구한 결과)를 무조건 쓰레기통에 집어넣으려 하고 있죠.
http://chamsol4.blogspot.com/2010/07/piltdownman.html
http://chamsol4.blogspot.com/2010/07/blog-post_15.html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하여 창조론이 제대로된 과학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것이 진짜 다람쥐인지 확인도 않을 뿐더러 진화론자들이 애써서 찍어온 사진조차 조작이니 뭐니 하며 버리기 때문이죠.

덧붙임 : 윗 사진은 지난 추석연휴 교외에 나가서 찍은 것입니다. 저도 다람쥐로 속았기에...^^;

창조론 이야기 - 도깨비불(fen fire)

출처
먼 옛날부터 공동묘지 주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빛이 비추는 일이 있었습니다. 극히 미약한 불빛이었지만 빛 한 점 없는 어두운 밤에 활짝 열린 동공을 통해서 그 불빛은 선명하게 보일 수 있었죠. 더구나 그 불빛은 마음대로 움직이기도 하고 깜박거리기도 하는 등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게다가 다음날 아침, 그 불이 춤추던 자리에는 웬 뼛조각만 뒹굴고 있었죠. 그 불빛을 사람들은 '도깨비불'이라 부르며 두려워했습니다.

과학문물이 들어오면서 도깨비불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다음과 같이 크게 두가지로 나뉘어집니다.

㉠ 과학적으로 봤을 때 도깨비가 있다는 것이 말이 되냐구? 도깨비란게 있을 리가 없잖아. 도깨비불? 그건 보나마나 유리조각에라도 반사된 불빛을 봤거나 아니면 환상을 본 거겠지.
㉡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는 거야. 도깨비불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분명히 도깨비는 존재해, 그 증거가 도깨비불이라구.

㉠은 극단적인 '과학숭상론자', 그리고 ㉡은 극단적인 '과학불신론자'로서 둘은 양 극단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도깨비불의 정체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래된 무덤을 동물들이 파내서 노출된 뼈에 포함되어 있는 인 성분이 빛을 내는 인광(燐光 phosphorescence) 현상이며, 때때로 동물들이 뼈를 물고 움직일때 도깨비불이 춤추는 것처럼 보입니다.

도깨비불의 정체를 밝혀낸 것은 ㉠처럼 현상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도, ㉡처럼 현상의 원인을 비과학적인 것으로 돌리는 사람도 아닙니다. 현상 자체는 받아들이면서 그 현상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사람이 도깨비불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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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은 통한다고 하나요. 창조론자들은 위에서 말한 ㉠과 ㉡의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창조론자들이 하는 말은 결국 다음과 같습니다.


㉠ 과학적으로 봤을 때 생물들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말이 되냐구? 진화가 가능할 리가 없잖아. 고리종? 그건 단순한 적응일 뿐이야. 돌연변이? 돌연변이는 다 죽어. 사인배열? 모두 가짜야.

㉡ 과학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는 거야. 생물체들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분명히 지적설계자는 존재해, 그 증거가 생물체들이라구.

그들은 진화를 뒷받침하는 현상 자체를 무시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의미가 전혀 없는 '신'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과학이 필요할 때는 과학에 모든 것을 거는 '과학숭상론자'가 되었다가(노아의 방주 연대측정법), 과학이 걸림돌이 될 상황에서는 '과학불신론자'가 되는(지구연대측정) 카멜레온이랄 수 있죠.
정말로 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자연현상(고리종, 이로운 돌연변이, 사인배열 등)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들에 대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신'을 배제한 설명을 찾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 ㉠처럼 현상 자체를 무시하거나 ㉡처럼 비과학적인 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한다면현 상황에서 한발자국의 진보도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창조론자들처럼 양 극단을 오가는 태도는 말할 것도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