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설계론은 지적설계자를 모욕하는 행위 - 벌거숭이두더지쥐

아프리카 사막지대에 벌거숭이두더지쥐(naked mole rat)라는 설치류가 살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털이 하나도 없는 몸에, 땅 속에 굴을 파고 살고 있는 쥐의 일종입니다(사진출처).

그러나 이 벌거숭이두더지쥐의 가장 놀라운 점은, 척추동물에서는 유일하게 벌이나 개미같은 사회생활을 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의 무리는 한마리의 여왕과 서너마리의 수컷, 그리고 많게는 300마리에 이르는 암컷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 생식의 권리는 여왕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여왕은 생식의 독점권을 지키기 위해 매일같이 자신의 왕국을 시찰합니다. 그리고는 만나는 다른 암컷을 사납게 공격합니다.
여왕에게 공격당하는 암컷은 아무런 반항 없이 여왕에게 짓밟힙니다. 그러는 동안 암컷의 몸에서 스트레스에 의해 분비되는 호르몬이 성호르몬의 분비를 감소시키며, 마침내 불임이 되어 교미에 흥미를 잃어버립니다. 결국 그들의 암컷들은 암흑 속에서 여왕의 구박을 받으며 2세에 대한 희망도 없이 중노동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비록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이 너무나 황량한 곳이라 부족한 먹이를 여왕에게 몰아주는 쪽이 번식에 유리하다고 해도, 꼭 그런 식으로 비참한 생활을 하도록 설계했을 필요가 있었을까요?

댓글 5개:

  1. 올챙이대마왕 :


    얘네도 집단을 위해 희생을 하죠..;;

    굴 안에 독사가 침입하면 몰려가서 몸으로(..) 막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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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런 자기희생은 사회성동물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꿀벌이나 개미들처럼 말이죠.
    저런 비참한 자기희생으로만 유지될 수 있는 무리를 만들었다는 것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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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싱비싱바:
    누군가 설계 한게 아니니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거겠지요 ㅜㅜ...

    추신 : 소나무님은 생물학 지식에 정말 빠삭하시네요. 혹시 이 분야에 관련된 직업을 갖고 계신가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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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싱비싱바님,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물학분야의 직업은 아니구요,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 보시면 아시겠지만 유전자알고리즘에 관한 글도 있습니다. 본업은 그쪽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유전자알고리즘에 대해 공부하다보니 자연히 진화론에도 관심이 가고, 생물학에 대한 책을 이것저것 읽다가 흥미로운 내용을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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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수컷 외의 어린 암컷들이 대부분 여왕의 자손들로 알고 있습니다. 근친을 막고 철저히 개미처럼 사회화된 동물로 알고 있습니다. 견제에서 나온 행동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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