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이야기 - 악마의 다리

유럽에 보면 '악마의 다리'라는 것이 종종 있습니다. 깊은 골짜기를 가로질러 놓인 다리는 사람이 놓기에는 불가능하고 악마가 놓은 다리라는 것이죠. 그에 따라 여러가지 이야기가 전해지곤 합니다

http://blog.daum.net/hangwon4/4430933


'어떤 사람이 악마와 계약 - 이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놓아준다면, 그 다리를 최초로 건너는 영혼을 주겠다 - 을 했다. 그 악마는 계약대로 하룻밤만에 다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개 한마리를 앞세우고 최초로 다리를 건넜다. 결국 악마는 개의 영혼만을 가지고 지옥으로 돌아갔다'
'매일 계곡을 건너야 했던 여인이, 누가 이곳에 다리를 놓아준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고 소리쳤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악마가 하룻밤사이에 다리를 놓겠다고 장담했다. 악마가 밤새 다리를 놓는 동안 그녀는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를 하였으며, 결국 악마가 마지막 돌을 놓으려고 할때 태양이 솟아올랐다.'

하지만 실상 그 다리들은 로마시대 로마인들이 세운 다리(정확히는 수도교)입니다. 로마시대에는 보통으로 할 수 있었던 일이 중세시대에는 악마밖에 못할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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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콘스탄티누스황제가 황권의 강화를 위해 허용한 기독교(가톨릭)가 유럽의 중심사상이 되면서 모든 것의 앞에 신학을 앞세우는 풍조가 시작되었습니다. 유럽 중세 암흑기의 시작이었죠.

중세 암흑기의 가장 큰 희생양은 천문학이었습니다.
이미 2천년전 그리스인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지구의 크기를 거의 정확하게 계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중세시대 들어와서 성경에 '땅은 평평하며 해와 달이 하늘에 붙어 돌고 있다'고 나와 있기에 둥근지구론이나 지동설은 교단의 핍박을 받아야 했습니다. 이러한 풍조는 르네상스가 시작될 때까지 계속되었죠. 그동안 과학기술과 함께 사람들 생활은 정체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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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마찬가지일듯 싶습니다. 중세시대 '성경에 의해 '평평한 지구론'과 '천동설'을 외치던 종교인들이 지금은 '창조론', '지적설계론'을 외치고 있으니 말입니다. 만약 그들대로의 세상이 된다면...

가장 먼저 모든 생물은 야훼가 한번에 만들었으므로 그동안 눈에 가시였던 진화생물학이 초토화되겠요.
지구나이 6000년이므로 지층나이가 수억년임을 암시하는 방사성원소를 다루는 핵물리학이 된서리를 맞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몇만년, 몇십만년 전의 유물을 연구하는 고고학계도 철퇴를 맞겠습니다.
우주나이 역시 10000년에 불과하므로 10000광년 너머를 보려는 천문학도 찬밥이 되겠죠.
노아의 홍수도 사실이므로 지층에서 홍수흔적을 찾을 수 없는 지질학도 개밥에 도토리...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들이 나오겠죠.
'인간이 달에 가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냐? 옛날 달에 갔다는 사람들은 악마와의 계약에 의해 갔다 온 것이다. 어떤 사람이 자기 일행을 달로 보내주면, 달에서 죽는 최초의 영혼을 바치는 대신 다른 영혼들은 지구로 되돌려보내기로 계약을 했다. 그런데 그는 몰래 쥐 한마리를 데리고 가서 달에서 죽였지. 결국 악마는 쥐의 영혼만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은 지구로 돌려보냈단다.'

댓글 11개:

  1. 참이상 하다 성경에 어디 지구가 평평하다고 되어 있나요
    그런 곳은 한구절도 없습니다.

    그리고 , 지동설 , 천동설 이 내용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성경에는 천동설과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이 지구를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만드셨다고 나와있습니다.

    중세시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 것은 분명 성경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천동설 내용이 성경에서 바뀐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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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렇겠죠, 몇년(또는 몇십년) 후 기독교인들은 똑같은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참 이상하다, 성경 어디에 하나님이 동식물을 창조했다고 돼 있나요? 창세기 구절은 단지 비유일 뿐 성경에는 창조와 관련된 내용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이 지구를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만드셨다고 나와있습니다.

    20세기 말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 것은 분명 성경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창조론 내용이 성경에서 바뀐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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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16,7세기의 신학자였던 프로문두스(Fromundus)는 ‘성서는 코페르니쿠스파와 싸운다.’고 선언하면서 지동설을 공격했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것을 증명하는 건 시편 19편15절. 지구의 정지를 증명하는 건 ‘대지는 영구히 정지한다.’는 전도서 제1장4절이었다. 마르틴 루터는 ‘성서의 여호수와기 제10장 12절을 보면 여호수와는 태양에게 정지하라고 명령했지 지구에는 명령하지 않았다.’며 지동설을 비판했다.독일의 종교개혁자 메란히톤(Melanchton, 1497-1560)은 온건한 사람이었지만 지동설 비난은 심각했다. 그는 저서 ‘물리학원론’에서 지동설을 믿는 사람들을 비웃으며 시편과 전도서를 인용해 지구는 정지했고 태양은 그 주위를 돌며, 만일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면 지구는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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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내가 침상에서 나의 뇌 속으로 받은 이상이 이러하니라 내가 본즉 땅의 중앙에 한 나무가 있는데 고가 높더니, 그 나무가 자라서 견고하여지고 그 고는 하늘에 닿았으니 땅 끝에서도 보이겠고." [다니엘 4장 10~11절]



    "마귀가 또 그를 데리고 지극히 높은 산으로 가서 천하 만국과 그 영광을 보여 가로되 만일 내게 엎드려 경배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리라." [마태복음 4장 8~9절]



    만일 지구가 둥글다면 땅끝이라는 말도, '땅끝 어디에서나 바라보였다'고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사탄이 예수를 산꼭대기에 올려 보내서 온 세상을 다 보게 한다는 것도 땅이 평평하다는 고대인의 생각과 같다. 둥근 지구에는 '땅의 중앙'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땅 끝'도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지구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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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 일 후에 내가 네 천사가 땅 네 모퉁이에 선 것을 보니 땅의 사방의 바람을 붙잡아 바람으로 하여금 땅에나 바다에나 각종 나무에 불지 못하게 하더라." [요한계시록 7장 1절]



    여기서는 땅의 네 모퉁이가 등장하는데, 당연히 둥근 지구에는 모퉁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 이 구절은 그 당시 바빌론의 우주관과 비교하면 매우 유사한데 그 당시 지구는 4각형으로 되어 있고 바람은 각 변과 꼭지점에서 불어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묵시록의 기원은 조로아스터교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요한계시록은 그러한 바빌론의 조로아스터의 영향아래 쓰여진 것이다. 이와 같은 점들에도 불구하고 창조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구절로써 성경이 과학을 입증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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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지구가 평평하다는 말 나오고 지구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 나오는데요?? 성경은 보십니까? 모퉁이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기둥에 대한 얘기도 나옵니다.

    이것을 비유로 보시려 하신다면 다른 성경구절도 비유로 바라보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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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우와 멋지다 퍼가게 해주새여!

    -노예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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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음. 참솔님의 여러가지 글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보고 있지만 이게 로마와 중세유럽에 관한 즉 역사와 그것을 바라보는 견해와 관련이 있으니 - 제가 아주 관심이 많은 분야가 역사라서요 - 조금 적어봅니다. 중세 기독교가 과학발전에 걸림돌이 된 것은 분명히 맞습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그것으로 인해 후퇴를 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전체 문명의 수준 - 문명(civilization)이라는 것 자체가 단순 과학기술 수준이거나 또는 Tool의 발전이거나 또는 문화사에서 보는 것처럼 문화의 발전정도 어느 한 측면이 아니라 그 문명이 만들어낸 모든 것, 그 사람들의 총 사회/문화/기술 등 모든 분야의 총체를 말한다고 보므로(이 부분 정의는 사전에서 적어놓은 바가 아니라 제가 생각하는 바를 풀어낸 겁니다) - 이 후퇴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로마를 멸망시키고 그 자리를 차지한 국가 - 부족이었다가 각자 왕을 자칭하게 되면서 - 들의 문명은 로마보다 문명수준의 떨어지는 부족국가의 수준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프랑크족이 Franks - France(프랑스)가 되었고 섹슨족이 영국을 점령하고 섹슨왕국 - 앵글로 족의 침공후 - England(엥글로족의 나라), 로마는 각 도시국가로 분열(베니스가 대표적이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후퇴를 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제국의 몰락과 소규모 야만(음..이 말은 역사적 함의 때문에 저도 쓰기를 꺼리는 단어긴 하지만 그런 다른 민족을 멸시하는 표현으로서가 아니라 단지 문명의 수준과 역량이 떨어진다는 의미에서) 시대로의 후퇴 과정은 단지 기독교 하나에 책임의 대부분을 지울 수는 없다고 봅니다. 실제 기독교는 로마의 전성기가 아니라 로마가 거의 망해갈 무렵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자신의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전략적으로 보급한 거죠. 망해가는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기독교를 보급해 로마인들을 자신 밑에 하나로 묶어두려고. 그렇다고 해도 결국 로마는 망했지만. 조금더 나가 여담이지만, 로마의 몰락과 문명의 후퇴과정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고 그걸 또 재미있게 소설로 풀어쓴게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아주 재미있는 SF 소설이죠. 1951년에 처음 나왔다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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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이왕 쓰는 김에.. 그렇다면 로마가 이미 망하고 그 자리에 부족국가가 들어서고 그리고 나서 기독교란 것이 보급되었다면 그러면 차이가 있었을까요? 제가 보기엔 그래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기독교가 들어서고 문명(여기서는 그냥 과학기술 수준이라고 좁혀서 얘기해도)이 후퇴한 것이 아니라 이미 후퇴하는 역사적 과정속에 기독교는 얹힌 거죠. 물론 그로부터 수백년이 흐르면서 르네상스가 등장하는 과정에서 기독교와의 충돌과정은 또 다른 주제긴 합니다만. 즉 서양 중세가 서양 근세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과학의 발전에 기독교(교단+문화+사상)가 걸림돌이 되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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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말씀 잘 들었습니다. 뭐 중세유럽의 암흑시기에 대해 여러가지 견해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암흑시대라고 퇴보의 시대는 아니었다. 그때 유럽을 제외한 다른 지역 - 이슬람지역이나 중국 - 이 너무 발전했기에 상대적으로 암흑기로 보이는 것이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긴 하니까요.

      아무튼 그 당시 기독교문화권이 다른 문화권에 비해 뒤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심지어는 이슬람문화권에 비해서도 말이죠. 기독교와 마찬가지로 배타적인 이슬람문화권에조차 뒤떨어진 것을 본다면 중세 암흑시대는 꼭 배타적인 종교(기독교)탓이라기보다는 배타적인 종교인(기독교인)탓일 겁니다. 종교를 과학 앞에, 아니 모든 것 앞에 세우려는 종교인들 말입니다.

      지금 진화론/창조론 논쟁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종교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종교를 모든 것 앞에 세우려는 종교인들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중세시대와 비교를 했던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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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들러주시고 답글달아주시는 것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 혼자만 쓰는 글에는 저 혼자만의 주관적 생각이 담길 수밖에 없거든요. 이렇게 지적질(?)을 당해야 기존과 다른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기리라 생각합니다.

      언제든지 지적질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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