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말의 도움씨(조사)는 참 신기합니다. 단 한 글자 차이로 내용 이외의 뜻을 가지는가 하면 전혀 다른 뜻으로 바뀌곤 하죠.
나는 사과를 먹었다
나도 사과를 먹었다 - 나 말고도 사과를 먹은 사람이 있다
나만 사과를 먹었다 -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은 아무도 사과를 안먹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말이 어렵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진화론은 신을 부정하는 학문이라고 믿는 창조론자들이 많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화론은 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진화론은 신을 무시합니다.
신을 부정한다는 것은 진화론은 신이 없어야 된다입니다.
신을 무시한다는 것은 진화론은 신이 없어도 된다입니다.
도움씨 하나 차이인데 이 차이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창조론은 신이 가장 기초에 깔려 있습니다. 창조론의 모든 이론은 신이 있다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때문에 만약 신이 없다면 창조론은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이 만약 신을 부정해서 신이 없다는 가정으로부터 시작한다면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과학이 붕괴하겠죠. 그때문에 이 경우는 진화론은 신이 없어야 된다입니다.
하지만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은 절대로 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신을 무시할 뿐이죠.
즉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은 신이 있다는 가정도, 신이 없다는 가정도 하지 않습니다. 단지 증거들로부터 출발할 뿐입니다.
마치 뉴턴이 '신이 있어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진다'도 아니고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신은 없다'라고 주장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어느 누구도 '신이 없기에 진화가 일어난다'라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이 신에 대해 말을 한다면 그것은 신이 없다가 아니라, 최소한 우주탄생 이후에는 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입니다.
F=ma로 물질이 움직인다고 볼 때, 과학자들은 그냥 신이 있다든지 없다든지 따지지 않고 그냥 F=ma로 움직인다고 말하거든요.
답글삭제물질이 F=ma로 움직이는데 굳이 거기에 신이 있다 없다를 따질 이유는 없으니까요.
종이 분화하는 과정을 연구하는데 신이 있다 없다를 따질 필요있을까요?
전혀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