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켜지면 무대 왼쪽 절반이 장막으로 가려져 있다. 무대는 드라이아이스안개가 자욱하게 뿌려져 있다)
(오른쪽에서 남자1, 남자2 등장)
남자1 : 자, 이제 천국의 문이 나올 때가 된 것 같은데...
남자2 : 그런데 우리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겠지?
남자1 : (자신만만하게) 무슨소리? 우리는 성경말씀을 실천하다가 여기 오게 된 것이네. 우리같이 믿음을 가진 신자가 천국에 가지 못한다면 어느 누가 천국에 갈 수 있단 말인가?
남자2 :그렇겠지?
(무대 왼쪽 장막이 걷히며 천국의 문과 그 앞에 서있는 천사가 나타난다.)
남자2 : 앗 저기 천국의 문이 보인다.
(남자1, 남자2 천국의 문으로 다가간다)
천사 : (남자들을 보고) 어서오십시오, 저는 베드로라고 합니다.
남자1 : (남자2에게 소곤댄다) 베드로다. 예수님의 제자 베드로!
남자2 : (남자1에게 소곤댄다) 맞아, 역시 성경은 진리였어! 우리는 천국으로 간다!
천사 : (손에든 장부를 펼쳐보며) 두분은... 목사님이셨군요. 주님의 은총을 전하시는 분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남자1 : (자신만만하게) 뭘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것 뿐인데요.
남자2 : (역시 자신만만하게) 저희가 한 일을 보시면 당연히 천국에...
(남자1이 남자2의 허리를 찔러 말을 끊는다)
천사 : (장부를 계속 보며 어두운 얼굴로) 그런데... 두분은 경찰차에 쫓기다가 사고를 당해 여기 오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네요.
남자1 : 아, 그건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 주님의 은총을 모르는 놈들이 많아서...
남자2 : 이교도들이 너무 많습니다. 게다가 그놈들은 민족정기니 뭐니 해서...
남자1 : 이교도의 우상을 초등학교에까지 세우고 있지 뭡니까?
남자2 : 그래서 우리는 성경의 계율대로 우상을 부수고 있었습니다.
남자1 : 그런데 이교도들은 우릴보고 개독이니 뭐니 하면서 핍박을...
남자2 : 경찰들까지 우리를 핍박하는 바람에 여기 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우리를 천국에...
(남자1이 남자2의 허리를 찔러 말을 끊는다)
천사 : 예, 잘 알겠습니다. 그 일은 주님이 공정히 심판하실 겁니다. 그런데 조금 기다리셔야겠네요. 지금 하느님은 손자분을 만나고 계십니다.
남자1 : 예? 그럼 예수님에게 아들이...
천사 : 아니, 하느님에게는 아드님이 세분 계십니다. 그중 막내아드님의 아들을 만나고 계시죠.
(남자1, 남자2 소스라치게 놀라는 표정)
남자2 : 성경에는 예수님이 독생자라고...
천사 : 기록은 변하기 마련이죠. 지금부터 약 5천년전, 서방 사람들은 아직 예수님을 영접할 준비가 안되어 있었지만 동방에서는 준비가 되어 있었죠. 그래서 그때는 예수님의 동생분이 동방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분은 맨날 전쟁중이던 곰족과 범족을 화해로 이끌었으며, 곰족의 여인과 결혼해서 손자분을 낳았습니다. 그분이 왕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구원하셨죠.
남자1 : 그런데 성경에는 그런말이...
천사 : 성경은 예수님의 기록이니 동방의 일까지 쓸 필요가 없었죠. 하지만 동방에서는 이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왔습니다. 지금도 삼국유사란 책에 적혀있다고 하던데요. 물론 그 이야기도 곰이 사람이 되었다는 식으로 바뀌긴 했습니다만.
남자2 : 하지만 성경에는...
천사 : 그런데 하느님은 걱정이 많으십니다. 동방의 어느 나라에서, 당신의 제자들이 당신의 손자분을 욕보이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하느님은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계율을 넣은 것을 후회하고 계십니다. 당시 서방의 이교도들이 인신공양을 일삼고 있었기에 우상을 섬기지 말라는 계율을 넣었는데, 제자들이 그 계율을 핑계로 너무 많은 피를 흘리고 있거든요. 게다가, 그 계율 때문에 손자분이 모욕을 당하고 있으니까요.
(남자1, 남자2, 놀란 표정에서 절망의 표정으로 바뀐다)
(천국의 문 서서히 열린다)
천사 : 아, 이제 시간이 된 것 같군요. 들어가세요.
(남자1, 갑자기 달려들어 천사의 멱살을 잡는다)
남자1 : 이단! 성경기록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다니, 넌 이단이다!
천사 : 이.. 이것봐요, 보다시피 난 천사라구요
남자2 : (천사 뒤에서 천사의 목을 조르며) 네가 천사라구? 사탄도 처음엔 천사였다! 너도 타락한 모양이군, 주님의 이름으로 내가 널 처단하겠다!
남자1 : 뭐, 예수님의 동생? 하나님의 손자? 넌 우리 믿음을 시험하려는 사탄임에 틀림없다!
(투닥거리는 소리, 천사의 비명이 점차 작아지며 불이 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