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광고의 허와 실

옛날 TV에서 크레파스 광고를 본 적이 있습니다. 자사의 크레파스 ㈀과 타사 크레파스 ㈁을 비교하는 광고였습니다. 화면을 양분해서 왼쪽에는 자사 크레파스 ㈀을, 오른쪽에는 ㈁을 보여주는, 당시로서는 독창적인 연출까지 보여준 광고였죠.

장면 1 : ㈀크레파스는 쉽게 칠해집니다.
왼쪽에는 ㈀크레파스가 칠해지는 모습이, 오른쪽에는 ㈁크레파스가 칠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한눈에 봐도 ㈀쪽이 더 진하게 칠해지는군요.

장면 2 : ㈀크레파스는 찌꺼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다시한번 왼쪽에는 ㈀크레파스가 칠해지는 모습이, 오른쪽에는 ㈁크레파스가 칠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확실히 ㈀크레파스는 깨끗하게 칠해지는 반면 ㈁쪽은 찌꺼기가 많이 생기는군요.

하지만 장면 1에서는 ㈁쪽이 찌꺼기 없이 깨끗하게 칠해지는 반면 장면 2에서는 ㈁쪽이 더 진하게 칠해지는 것을 발견하고야 말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장면 1에서는 ㈀은 잘 칠해지도록 꾹꾹 눌러서, ㈁은 색이 잘 안나오도록 살살 칠한 반면, 장면 2에서는 ㈀은 찌꺼기가 생기지 않도록 살살, ㈁은 크레파스가 뭉개질 정도로 꾹꾹 눌러 칠했기 때문이죠.

지금도 수많은 광고매체들이 비교광고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상업적 광고뿐 아니라 정부의 홍보광고도 많이 나오고 있죠.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이 비교가 동일한 조건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위의 크레파스광고처럼 한쪽에서는 가장 좋은 보기를, 다른쪽에서는 가장 나쁜 보기를 가지고 비교한다면 제대로 된 비교가 아니겠죠.

어느 글에서 본 것인데, 죽음의 공포에 떠는 무신론자(라기보다는 비기독교인)과 침착하게 죽음을 맞는 기독교인을 비교해서 무신론을 비판하더군요. 이것 역시 기독교에서는 가장 좋은 보기를, 무신론측에서는 가장 나쁜 보기를 비교한 잘못된 비교광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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