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이야기 - 다윈과 멘델

다윈(Charles Robert Darwin)이 종의 기원을 쓰면서도 진화론에 대해 아직 해결 못한 여러가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후일의 생물학자들의 숙제로 남겨두었죠.

그가 인식했던 문제점들 중 하나가 '유전자의 혼합'이었습니다. 돌연변이에 의해 변이체가 나오는 것까진 알겠는데, 그 돌연변이가 어떻게 유지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테면 북극으로 이주한 한 무리의 갈색곰 사이에서 털을 흰색으로 만드는 돌연변이가 생겼습니다. 이 변이체는 환경에 적합하므로 자손을 많이 남길 수 있죠.
하지만 이 흰곰이 갈색곰과 짝짓기를 하면 그 자손은 흰색과 갈색의 중간인 '밝은 갈색'곰이 나올 것입니다. 이 밝은 갈색 곰 역시 주위에 더 많은 갈색곰과 짝짓기해서 '약간 밝은 갈색'곰이 태어날 테고,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흰색 유전자는 점점 희석되어 그 무리는 원래의 갈색곰으로 되돌아갈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었습니다.


다윈이 생각한 옅어지는 흰색 유전자


비슷한 시기 오스트리아의 수도사 멘델(Gregor Mendel)은 유명한 멘델의 유전법칙을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의 실험은 오랜 시간 잊혀져 있었고, 20세기 초 다른 생물학자들에 의해 재발견되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다윈이 멘델의 실험을 알게 되었다면 어땠을까요?
노란색 콩과 녹색 콩을 교배시키면 노란색 콩만 나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녹색콩 유전자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발현되지 않았을 뿐 노란색 콩 안에 녹색 유전자도 살아 있습니다. 이것은 그 다음 세대 콩에서 녹색콩이 나온다는 점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위의 경우 '흰곰 유전자'는 사라진 듯 보여도 몇 세대 후 다시 '흰곰'이 태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흰곰'은 보다 많은 유전자를 전달할 것이며, 결국 '흰곰 유전자'의 비율은 점점 늘어날 수 있는 것이죠.

후손에 다시 나타나는 흰색 유전자


그런데 창조론자들은 멘델의 유전법칙이 진화론을 부정한다고 주장하곤 합니다.

http://www.kictnet.net/bbs/board.php?bo_table=sub5_1&wr_id=172&page=11

그러면서 '만약 다윈이 멘델의 실험을 알았다면 절대로 '종의 기원'을 출간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도 하죠.
실상은 다릅니다. 만약 다윈이 멘델의 실험을 알았다면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종의 기원을 출간했을 것입니다.

엮인글 : 진화론 이야기 - 다윈과 멘델 2


창조론 이야기 -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 끝만 보고 있나.

어떤 사람이 달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보십시오. 얼마나 맑고 투명합니까?"
옆에서 그 손가락을 보던 사람이 말합니다.
"예끼, 여보쇼, 맑고 투명하긴 개뿔, 손톱밑에 때가 꼬질꼬질하구만"


위 글이 창조론자들을 상당히 웃겨드린 모양입니다. 어쨋든 웃겨드린 것은 좋지만...

여전히 웃음의 포인트를 놓치고 계시는군요. '난 독해력이 전혀 없다'는 것을 저렇게 자랑스럽게 걸어놓고 계시니 말입니다.

자기가 쓴 글을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바보짓은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독해력이 전혀 없는 창조론자들을 위해서는 어쩔수 없군요. 그렇지 않으면 글을 정 반대로 해석하는 기이한 능력을 부리곤 하니까요.


창조론자들의 기본적인 어빌리티 중 하나가 '일부의 오류'를 '전체의 오류'로 몰고 간다는 점입니다. 그 어빌리티가 저 블로그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고 있군요. 저 블로그 역시 '아시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의 잡종 하나'로서 '대진화와 소진화' 글 전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비단 제 글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니죠. 헥켈의 사진 위조 하나로 헥켈의 이론 전체, 더 나아가 진화론 전체를 거짓말로 몰아버린다든다(창조론 이야기 - 헥켈의 배아 사진), 필트다운인 하나로 진화론자들을 사기꾼 취급해 버리는 등(창조론 이야기 - 필트다운인) 말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대진화와 소진화 글의 중요한 점은 아프리카코끼리와 아시아코끼리가 아니라 치와와와 세인트버나드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진화론을 교과서에서 빼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에서도 썻던 글이지만, 헥켈의 이론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배아를 한번만 배양해 보면 됩니다. 필트다운인으로 진화론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필트다운인 화석이 조작이 아닌 실제라는 것을 찾으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제 글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코끼리와 아시아코끼리 사이에서 새끼가 태어났느냐 아니나가 아니라 치와와와 세인트버나드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느냐를 밝혀야 합니다.

코끼리 모티(Motty)로서 저 글을 비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다음에 답을 하시기 바랍니다.

- 치와와와 세인트버나드는 대진화인가 소진화인가?
-- 대진화라면 늑대->치와와, 늑대->세인트버나드로의 대진화를 인정하는가?
-- 소진화라면 소진화만으로 저렇게 큰 차이가 생겼는데 대진화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창조론 이야기 - 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말의 도움씨(조사)는 참 신기합니다. 단 한 글자 차이로 내용 이외의 뜻을 가지는가 하면 전혀 다른 뜻으로 바뀌곤 하죠.

사과를 먹었다
사과를 먹었다 - 나 말고도 사과를 먹은 사람이 있다
사과를 먹었다 -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은 아무도 사과를 안먹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말이 어렵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진화론은 신을 부정하는 학문이라고 믿는 창조론자들이 많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화론은 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진화론은 신을 무시합니다.

신을 부정한다는 것은 진화론은 신이 없어 된다입니다.
신을 무시한다는 것은 진화론은 신이 없어 된다입니다.

도움씨 하나 차이인데 이 차이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창조론은 신이 가장 기초에 깔려 있습니다. 창조론의 모든 이론은 신이 있다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때문에 만약 신이 없다면 창조론은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이 만약 신을 부정해서 신이 없다는 가정으로부터 시작한다면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과학이 붕괴하겠죠. 그때문에 이 경우는 진화론은 신이 없어 된다입니다.

하지만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은 절대로 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신을 무시할 뿐이죠.
즉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은 신이 있다는 가정도, 신이 없다는 가정도 하지 않습니다. 단지 증거들로부터 출발할 뿐입니다.

마치 뉴턴이 '신이 있어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진다'도 아니고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신은 없다'라고 주장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어느 누구도 '신이 없기에 진화가 일어난다'라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이 신에 대해 말을 한다면 그것은 신이 없다가 아니라, 최소한 우주탄생 이후에는 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