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이야기 - 모든 인간은 돌연변이다

사람들이 과학에 대해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진화론에 관련된 것들이죠.

'나는 상대성이론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나는 양자역학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렇지만 '나는 진화론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 생각하는 사람은 꽤 많죠.
특히나 진화를 언급하는 여러 영화(Evolution), 만화(포켓몬, 디지몬) 등으로 진화론을 배운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사실 포켓몬이나 디지몬 등에서 말하고 있는 '진화'는 진화가 아니라 '변태 變態 metamorphosis' 가 맞습니다. 바바리맨이나 SM같은 변태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태하거나 애벌레가 나비로 변태하는 것처럼 말이죠.

돌연변이 역시 마찬가지로 잘못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X-men이라든가 각종 SF물,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서 묘사된 돌연변이들에 의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돌연변이라고 하면 이상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거나, 몸 여기저기서 촉수 같은 것을 달고 있다거나 눈이 셋, 팔이 넷이라거나...


그러나 실제로 돌연변이란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유전자 복사 중에 오류가 생기면 그것이 바로 돌연변이입니다. 그리고 그런 복사오류는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며, 본체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2015년 KBS '넥스트 휴먼'이란 기획물에서 나온 한장면입니다.


즉 돌연변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돌연변이는 나쁜 방향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약 35~50개, 많을 경우에는 100개가 넘는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X-men같은 초능력도 없고 등에 촉수가 돋아나지도 않은 '평범한 돌연변이'일 뿐이죠.

만약 그 돌연변이가 Junk DNA처럼 쓰이지 않는 부분에서 일어났다면 겉으로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돌연변이가 될 것입니다.
만약 그 돌연변이가 눈 색깔을 결정하는 부분에서 일어났다면 눈 색깔에 돌연변이로 나타날 것입니다.
만약 그 돌연변이가 피부색을 결정하는 부분에서 일어났다면 피부 색에 돌연변이로 나타날 것입니다.
만약 그 돌연변이가 혈구를 만드는 부분에서 일어났다면 겸상적혈구증+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돌연변이에 의해 눈 색깔이 바뀐다거나 피부 색깔이 바뀌는 것이 즉각적으로 생존에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겸상적혈구증 역시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지역에서는 오히려 생존에 도움을 줍니다.
그러므로 이들 돌연변이들은 도태되지 않고 유전자풀에 남아있게 되며 이들이 진화의 추진력이 될 수 있는 것이죠.

+ 겸상적혈구증 역시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죠. 이것에 대해서는 다음에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비과학에 대처하는 과학의 자세

꽤 옛날(벌써 15년 전이네요) 드라마였던 '카이스트'를 유튜브에서 보고 있습니다. 옛생각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그런데 그중에서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란 에피소드가 눈길을 끏니다. 제 기억으로는 한여름에 납양특집으로 방송했던 것 같은데요..



어느 여름, 수많은 과학도와 공학도들이 모여있는 카이스트 교정에서 귀신소동이 벌어집니다. 교정의 분수가 있는 호수에서 처녀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이었죠. 이곳을 밤늦게 지나던 목격자들의 증언이 쏟아지며 학교 전체가 술렁거립니다.
그와 함께 주인공들의 친구였던 두 여학생이 갑자기 환청과 환시 등의 환각을 경험합니다. 덕분에 그들은 극단적인 노이로제에 시달리게 되죠.

이때 주인공들인 과학도(정확히는 공학도들이지만)들의 대처는 어땠을까요?
그냥 '귀신이나 환각은 비과학적이다'라 치부하며 무시했을까요, 아니면 '정말 귀신은 있었어'라며 무당에게 달려갈까요?

그들이 가장 처음에 한 것은 '대상을 확인하는 일'이었습니다. '귀신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술한 책과 논문을 뒤지는 것이죠.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우선 상대방에 대해 알아야겠죠. 물론 그것들은 다른 차원의 존재라는둥, 일종의 파동이라는둥 뜬구름을 잡는 말이 많았지만 말입니다.

두번째로 한 일은 '대상을 측정하는 일'입니다. 일단 모은 정보를 바탕으로 '일종의 파동'이란 가설을 세운 후 그 가설을 검증하는 것입니다.
파동이라면 측정은 간단합니다. 파동을 감지할 수 있는 마이크나 안테나들, 그리고 감지한 파동을 눈에 보여줄 수 있는 오실로스코프를 조합하면 되니까요. 게다가 장소가 장소(카이스트)니만큼 재료는 주위에 널려 있죠. 그들은 환각을 보는 여학생 주위에 감지기를 설치해 놓은 후 감시를 시작합니다. 그 결과 그녀가 환각을 경험할 때 그 주위에서 알 수 없는 파동을 감지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탐구는 실패로 끝납니다. 환각을 겪던 여학생들은 그 환각이 과거의 트라우마와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것을 이겨낸 후 더이상의 환각을 겪지 않게 되었으니까요. 파동은 검출할 수 있었지만 그 파동의 정체가 뭔지는 알아낼 수 없었습니다(하다못해 '마침 주위를 지나가던 대형트럭에서 나던 진동이었다'라고 할 수도 있었죠). 재연되지 않는 실험은 실험이 아니죠.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에피소드에는 비과학을 과학으로 분석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이 잘 담겨 있습니다. 비록 비과학을 맹신하는 일부 사람들은 '그것봐라, 결국 그 환각이 뭔지 알아내지도 못하지 않았냐'고 주장할지 모릅니다만...

그들이 좋아하는 '창조주'를 실제로 '측정'하지 못하는 이상, '창조과학'은 영원히 '사이비 과학'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창조과학회의 거짓말 - 다이아몬드 연대측정

'창조과학회'라는 사이트를 보면 수많은 자료들이 있습니다. 마치 진화론은 이미 거짓으로 판명되었고 창조가 진실인 것처럼 보이는 자료들이죠.
비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정말로 진화론은 배우면 안될 것처럼 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다이아몬드의 연대측정으로 젊은지구론을 주장하는 창조과학회 자료입니다.


거기에 참고자료까지 덧붙여 신뢰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다이아몬드에 남아있는 C14로 젊은지구를 주장할 수 있을까요?

대학교 생물학 교수이신 블로그 이웃분에 의해 의문을 풀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답게 원본 논문을 읽고 사이언스 논문까지 뒤져서 찾아내셨더군요.

실제로 젊은 다이아몬드 - C14를 포함하고 있는 다이아몬드가 존재하긴 했습니다.


그것도 과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지고 있는 사이언스 논문에 말이죠.
논문은 12900년 전 충돌한 운석에 의해 생성된 다이아몬드 - 그것도 극히 미세한 나노다이아몬드에 분석 결과였습니다. 12900년이라는 젊은(?) 다이아몬드이니 C14가 검출되는 것은 당연하겠죠.
하지만 저 창조과학회의 자료에는 나노다이아몬드 이야기는 없습니다. 논문을 찾을줄 모르는 사람, 논문을 읽을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마치 '모든 다이아몬드'에서 C14가 발견된 것으로 이해되겠죠.
이런 것이 바로 창조과학회라는 집단의 사기행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