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이야기 - 진화적으로 생각하는 것의 대안은....

진화적으로 생각하는 것의 대안은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피터 메더워의 말입니다.

과학이란 '생각하는 것의 연속'입니다.
사과는 왜 땅에 떨어지는지 생각(만유인력)합니다. 그런데 저 새는 왜 땅에 떨어지지 않는지 생각(베르누이의 정리)합니다. 위성과 행성, 행성과 항성 사이에서는 왜 인력이 작용하지 않는지 생각(원심력)합니다. 그리고 수성의 궤도 왜곡이 왜 생기는지 생각(상대성이론)합니다....
이렇게 해서 과학은 점점 발달합니다.



진화론의 대안(아니 모든 과학의 대안)이라면 창조론/지적설계론을 들 수 있겠죠. 과연 창조론/지적설계론에서는 얼마나 생각을 할 수 있을까요?


사과는 왜 땅에 떨어지는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런데 저 새는 왜 땅에 떨어지지 않는지도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저 달과 별은 왜 떨어지지 않는지도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그리고 수성의 궤도 왜곡이 왜 생기는지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관찰할 만큼의 과학이 발달되지 않는다)....


일부 창조론자들은 이렇게 반론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신이 그렇게 만들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신이 만드신 만유인력에 대해 연구한다. 새가 나는 것을 보고 신이 만드신 베르누이의 원리에 대해 연구를 한다. 그리고 달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신이 만드신 원심력에 대해 연구를 하는 것이다. 즉 우리는 신의 작품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적설계론을 본다면 '지적설계자가 만든 생물'에 대한 진지한 고찰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원생동물의 편모는 지적인 설계일 수밖에 없다'고 할 뿐 '지적설계자가 어떤 방식을 통해 편모를 설계했는가'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한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 사람의 눈, 기린의 후두신경 등 수없이 보이는 지적으로 보이지 않는 설계들에 대한 해명 역시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단지 '지적설계자가 그렇게 만들었다는데 어떠냐'로 끝나버리죠.
- 새로이 만들어지는 정보(구연산을 대사시키는 대장균, 나일론을 소화시키는 세균 등)는 언제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설명하려 하지 않습니다.


사실 지적설계론 역시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적설계자가 그렇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모든 의문이 풀리기 때문이죠. 그리고 어떻게 왜 그렇게 설계했는지도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적설계자의 생각을 우리가 알 수는 없다' 한마디로 모든 의문이 풀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만약 진화론에서 오류가 잔뜩 발견되어 폐기된다고 하더라도 그 대안으로서의 창조론/지적설계론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창조론/지적설계론을 받아들이는 순간, 더이상 인류의 발전을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성경은 진리인가?



위의 그림에도 있지만, 대부분의 창조론자들을 포함하는 성경 문자주의자들은 성경만이 진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근거로는 위처럼 성경은 쓰여진 이래로 단 일점 일획도 지워지거나 변경되고 삭제된 것이 없다는 것을 들고 있죠(물론 로마에서 국교로 삼은 이래 이것저것 첨삭했다는 증거가 많지만, 그것은 일단은 논외로 합시다).


가. 성경에 대한 해석
- 예전에는 성경을 근거로 땅이 평평하다고 했습니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에는 다시 성경을 근거로 땅이 둥글다고 주장했습니다.

- 예전에는 성경을 근거로 태양이 움직인다고 했습니다.
지동설이 확정된 후에는 다시 성경을 근거로 지구가 움직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창조론자들은 과학이론이 자꾸 폐기되고 새로 만들어진다고 비웃지만, 결국 성경에 대한 해석 역시 자꾸 폐기되고 새로 만들어지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한발 양보해서 성경 자체는 진리라고 인정하더라도 결국 성경의 해석이 진리냐 하는 문제가 새로 생기게 되는 형편이죠.


나. 어느 쪽이 먼저인가?
성경 문자주의자들이 성경을 해석해서 '지구는 둥글다'고 주장한 후 과학자들이 둥근 지구를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과학자들이 둥근 지구를 증명한 후에야 문자주의자들이 성경을 '둥근 지구'에 맞도록 해석한 것입니다.
성경 문자주의자들이 성경을 해석해서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주장한 후 과학자들이 지동설을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과학자들이 지동설을 증명한 후에야 문자주의자들이 성경을 '지동설'에 맞도록 해석한 것입니다.

역사상 성경과 과학이 충돌한 일은 많았지만 그때마다 항상 과학이 옳은 것으로 판명났으며, 그때마다 항상 성경의 해석을 과학에 맞도록 바꾸어 왔습니다. 그러니 위의 캡춰에서 보듯 어떤 과학자도 성경의 내용을 반증할 수가 없는 것이죠. 이미 과학에 맞도록 해석을 바꾸어 버렸으니 말입니다.
창조론자들은 과학 역시 신앙이라고 억지를 부리지만, 이 사실만 보더라도 어느쪽이 신앙이고 어느쪽이 이성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 그렇다면 성경의 진리는 무엇인가?
일부 성경무오론자들은 '예전에는 성경 해석이 틀린 것 뿐이지 성경이 틀린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을 하곤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성경무오론자들의 주장이 옳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성경해석이 진리인가라는 의문점이 다시 생기기 때문이죠.
성경이 진리라 쳐도 그 진리를 아무도 모르고 있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라. 바뀌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인가?
과학의 가장 큰 특징이 '일관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제까지 정설로 여겨지던 이론도 오늘 발견된 새로운 증거에 의해 폐기되고 새로운 이론을 세우는데 아무런 저항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결과 과학은 '완벽한 진리'에 한발짝씩 다가가고 있는 중이죠.
http://chamsol4.blogspot.com/2009/12/blog-post_22.html
http://chamsol4.blogspot.com/2009/10/blog-post_20.html

그에 반해 성경은 (창조론자들의 주장에 의하면) 2000년 동안 전혀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것이 성경이 진리라는 증거라면, 불경은 무려 2500년간 일점 일획도 지워지거나 변경되거나 추가된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불경은 성경보다도 더 진리가 되는군요...ㅎㅎ
어쨋든 과학의 눈으로 본다면, 2000년간 전혀 변화가 없었다는 말은 결국 2000년 전 사막 유목민의 지식에서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않았다는 말이 됩니다. 결국 2000년 동안 전혀 변화가 없었기에 성경의 권위를 인정치 않는 것입니다.


- 지금은 성경을 근거로 창조론이 옳다고 주장합니다.
나중에는 성경을 근거로 진화론이 옳으며, 진화 자체가 창조주의 권능을 증명한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진화론을 교과서에서 빼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창조론자들은 기회만 되면 진화론을 교과서에서 제거하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제거했던 시도의 참담한 실패가 있긴 하지만, 성경에 '진화는 실제로 일어난다'는 구절이 없는 이상(또는 성경의 구절 일부를 '진화는 실제로 일어난다'는 뜻으로 해석하지 않는 이상) 그들의 시도는 쉽게 그칠것 같지 않군요.
그래서 여기서는 창조론자들의 뜻대로 진화론을 교과서에서 제거하는 쉽고도 빠른 방법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가. 헥켈의 배아
출처
헥켈의 '사진조작' 때문에 헥켈의 배아 이론도 창조론자들의 공격을 받는 이론의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창조론자들의 뜻대로 헥켈의 배아 사진을 교과서에서 빼려면 어떻게 할까요?

먼저 수정란을 구합니다. 인간의 수정란이면 좋겠지만 종교적 이유로 반대한다면 꼬리없는 영장류(침팬지나 오랑우탄 등)의 수정란도 좋습니다.
이수정란을 배양하면서 세부구조를 살핍니다. 그래서 아가미궁과 꼬리가 처음부터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관찰합니다.


헥켈이 위조했던 것은 겉모양뿐으로 세부구조까지 위조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세부구조가 진화경로를 따른다는 것이 인정되어 교과서에 아직 남아있는 것이죠. 실제로 배아의 세부구조가 진화경로를 따르지 않는다면(수정란에서 아가미궁이 나타나지 않고 꼬리도 없이 곧장 사지가 생긴다면) 그것은 헥켈의 이론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무리 '진화론 광신자'들이 반대하더라도 헥켈의 이론은 버려지게 될 것이고, 나중에 '진화교도'들이 헥켈의 사진을 들고 와도 그 실험을 인용하며 가볍게 맞받아칠 수 있을 겁니다.



나. 고리종
출처
고리종 역시 창조론자들을 골치썩이는 것들 중 하나입니다. 이 고리종을 진화론계에서 퇴출시킬 가장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위 링크에 나온 버들솔새 고리종의 양 끝, viridanus종과 plumbeitarsus종 사이의 교배실험을 하는 것입니다. 진화론자들의 주장에 따른다면 저 두 종은 절대로 교배를 해서 알을 낳으면 안되거든요.
그러니 저 두 종 사이의 잡종을 만든다면(그리고 그 잡종이 번식을 할 수 있다면) 진화론자들이 진화의 증거로 주장하는 고리종을 박살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변화해 봐야 저들은 서로 교배가 되는 같은 종 아니냐'고 말이죠. 그렇게 된다면 창조과학회처럼 유치한 설명을 할 필요도 없고 말입니다.

참, 진화론자들이 두 종의 교배가 안된다는 실험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구요? 그건 안될 말이죠. (창조론자들의 주장처럼)사악한 진화론자들이 그런 실험을 할 턱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정직하고 양심적인 창조론자들이 공정한 실험을 해서 결과를 보여주셔야죠.


다. 필트다운인

출처
창조론자들이 필트다운인에 대해 알고 있는 단 한가지는 '필트다운인은 조작이다. 그러니 진화론은 거짓이다' 뿐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필트다운인이 진화의 증거가 아니라 필트다운인이 조작되었다는 것이 진화의 증거입니다(이 사실을 창조론자들이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링크에도 있지만, 인류들의 화석이 연달아 발견되면서, 아프리카에서 시작해서 각지로 퍼져나간 인류의 발자취를 아주 잘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속에서 필트다운인은 전혀 어울리지 않게 튀어나와 있었던 것이죠. 그때문에 필트다운인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가 시작되었고, (창조론자들의 주장처럼)사악한 진화론자들은 교활하게도 필트다운인을 조작으로 판단해서 빼 버린 것입니다.
그러니 필트다운인의 경우는 '필트다운인이 조작이 아니더라'는 것이 밝혀지면 그것이 진화론에 더 치명적인 타격이 되는 것입니다.


진화론자들은 진화론의 증거를 찾기 위해 수년간을 오지에서 보내거나 수십년에 걸쳐 실험을 계속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참조]. 창조론자들의 입장에서는 오지에서 수년을 보내는 것보다 교회에서 성경을 읽는 쪽이 더 편하겠죠.
하지만 지금처럼 진화론이 확실한 위치를 점하게 된 것은 창조론자들이 성경을 읽는 동안 진화론자들은 오지를 방황하며, 또는 실험실에서 밤을 새며 진화론의 증거를 모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진화론을 부정하는 창조론자들에게 부탁합니다.
- 헥켈의 사진이 위조되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지 말고, 실제로 수정란을 발생시켜 보면서 세부구조의 발생이 진화과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보세요. 그러면 헥켈의 이론은 자연히 폐기됩니다.
- 고리종이 말이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몽골고원에 가서 실제로 그 양쪽 끝의 두 종을 교배시켜 잡종이 태어나는 것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더이상 고리종이 종분화의 증거라는 말을 할 수 없을 겁니다.
- 필트다운인이 위조되었다고 주장하시지 말고 차라리 필트다운인이 위조가 아니라는 사실을 찾아보세요. 필트다운에 가서 다른 화석을 찾아보시든지 연대측정을 하시든지 유전자검사를 하시든지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필트다운인이 위조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진화론자들은 필트다운인의 유래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리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면 인류의 진화에 대한 이론이 다 폐기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