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이야기 - 적색편이

사실 적색편이는 진화론과는 전혀 상관 없습니다. 과학을 전혀 모르는 창조론자들은 적색편이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라는 식으로 억지를 부릴 수는 있습니다만...

하지만 적색편이를 (진화론적이 아닌) 과학적으로 어떻게 추론해서 먼 은하일수록 빠른 속도로 물러난다는 추론을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 보고자 합니다.

일단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것은 연주시차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은 일단 생략하고, 먼 거리에 있는 은하일수록 붉은빛을 띈다는 것은 이미 관측된 사실이죠.

그런데 그 관측된 사실로부터 어떻게 빠른 속도로 물러난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을까요? 그냥 그런 먼 은하가 다른 이유로 붉은빛을 띄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냥 원래부터 붉은 은하를 가지고 오로지 빅뱅이론에 맞추기 위해 빠른 속도로 물러난다는 결론을 낸 것은 아닐까요?


중학교때 불꽃반응을 실험한 일이 있을 겁니다. 여러가지 원소를 불꽃에 넣으면 특유의 색깔을 보이는 현상 말이죠.

이 불꽃반응으로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색깔만 보는 것이 아니라 스펙트럼을 보아야 합니다. 각 원소의 불꽃반응색을 스펙트럼 분석하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이런 스펙트럼이 각 원소의 시그니쳐입니다. 각 원소에 있어 전자가 양자(量子 quantum)화된 궤도를 오르내리며 특정한 파장의 빛을 방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나트륨의 경우 다음과 같이 589.6nm의 D1선, 589.0nm의 D2선, 인접한 두 개의 파장이 나트륨의 특성입니다.


만약 나트륨에 불순물이 섞여 있어 노란색 불꽃이 보이지 않더라도 분광분석결과 이 두 개의 선이 보이면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방식으로 여러 항성이나 성운 등에 어떤 원소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죠.

그런데 먼 은하의 분광분석 결과 이런 파장이 나타났다면 어떨까요?

만약 이 은하가 원래부터 붉은색을 띈다고 하면 이런 파장의 빛을 내는 원소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저 부근의 파장에서 뚜렷한 두 선을 보이는 원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능한 방법은 도플러 효과에 의해 나트륨의 시그니처가 적색 쪽으로 밀려났다고밖에 할 수 없죠.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이 이중선이 적색 쪽으로 치우쳐 나타나기에 먼 은하일수록 빠르게 물러난다는 빅뱅이론에 맞는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다시 말해 빅뱅이론에 맞춰 해석한 것이 아니라 해석하고 나니 빅뱅이론에 맞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진화론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추측이라 주장하는 진화론의 많은 증거들이 이와 같은 과학적 방식으로 확립된 것입니다.


즉 빅뱅이론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적색편이를 단순한 추측이라고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저런 파장을 내는 원소를 찾는 것이죠. 진화론도 마찬가지로 현실과 같은 결론을 내는 다른 해석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불가능하기에 창조론자들은 오로지 모든 것은 추측일 뿐이라고 정신승리나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적설계론은 지적설계자를 모욕하는 행위 - 바비루사

바비루사는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멧돼지입니다. 이 바비루사가 다른 멧돼지와 확실히 구분되는 것은 이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수컷 바비루사의 경우 위턱과 아래턱의 어금니가 위를 향해 둥글게 자라고 있죠. 척 보면 멋있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어금니는 바비루사에게는 하등 쓸모없는 기관입니다. 먹이를 먹는데도, 적을 공격하는데도 아무런 쓸모가 없는 데다가 튼튼하지도 않아 큰 충격을 받으면 부러지고 맙니다.

이 이빨이 부러지지 않는다면 더욱 큰 재앙이 됩니다. 이 이빨은 평생 계속 자라서 결국에는 이런 모습이 되고 맓니다.


위로 휘어 계속 자라나는 이빨은 결국 두개골까지 도달하게 되고 두개골을 뚫고 들어가 죽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만약 창조주가 있다면 창조주는 이 바비루사를 자신의 이빨에 서서히 죽어가도록 설계한 것이겠죠. 창조주는 이런 것을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무식한 설계자일까요, 아니면 바비루사가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즐기는 사악한 설계자일까요?


바비루사의 저 이빨이 진화된 것은 일종의 성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컷 바비루사들이 저렇게 길고 멋지게 휜 이빨을 매력적으로 여기는 것이었죠. 그 때문에 점점 길고 두개골을 향해 휘는 이빨이 진화적 우위를 점했기에 저런 불행한 짐승이 진화된 것입니다.

만약 저 이빨이 굉장히 빨리 자라서 번식기가 되기 전에 두개골을 뚫고 죽는다면 이 이빨이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진화되지 않습니다. 번식해야 유전자가 전달되니까 말이죠.

이런 생존에 불리한 유전자는, 그 해악이 번식기가 지난 후에 일어나기 때문에 진화가 가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