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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1950년대 하버드대 심리학자 솔로몬 애쉬(Solomon Asch)의 실험이었습니다. 사실 이 실험에서 실험대상자는 오로지 '참솔' 하나였습니다. 나머지 '실험대상자'는 모두 이 실험을 도와 일부러 오답을 말한 학생들입니다.
이 실험은 비디오로도 볼 수 있는데, 다른 사람들의 오답에 당황하는 실험대상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대로 정답을 말한 사람은 불과 ¼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¾은 다른 사람들을 따라 ㉠을 답이라고 따라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이런 결과가 일어나는지 2000년대에 들어와 그래고리 번스(Gregory Berns)가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와 비슷한 실험을 하면서, 참가자들의 뇌를 MRI로 분석한 것이죠.
그 결과 소신대로 정답을 말하는 사람에게서는 공포와 불안을 관장하는 편도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서는 소신을 말함으로써 무리에서 배척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생긴다는 것이죠.
다른 한편으로는 다수에 따라 잘못된 대답을 할 경우, 시각을 통제하는 후두엽에서 왜곡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잘못 대답한 사람 눈에는 실제로 ㉠의 막대가 최초 막대와 같은 길이로 보인다는 것이죠(만약 의식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된다면 전두엽 쪽에서 신호가 보인다고 합니다).
이것은 말하자면, '㉡이라고 말했다간 내가 이상한 놈 취급을 받을 것 같으니 그냥 ㉠이라고 대답하자'가 아니라, '다시 보니까 ㉠쪽이 아까와 같아 보이네'가 된다는 것입니다. 즉 집단에 의해 인지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 할 수 있죠.
이런 일은 단체생활을 하는 곳에서 흔히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학교에서 모두가 누군가를 왕따로 지목하면 내 눈에도 그녀석이 찌질한, 왕따당할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그를 왕따에서 구해주려면, 다른 학생들로부터 공격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싸워 이겨야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종교단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종교단체에서 몇 사람이 기적을 보았다고 주장하면 내 눈에도 그 기적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내게도 기적이 보인다'고 말하면 그 말 자체가 다시 옆사람에게 영향을 주어 그의 눈에도 기적이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