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진화론

예전에 불교와 진화론이란 글을 쓴 적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제일목표이며 진화론/창조론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죠.

그런데 얼마 전에 조금 우려스런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남진제 북송담’의 진화론 부정 정당한가

우리나라 불교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고승이 진화론을 비롯한 현대과학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잘하면 앞으로 기독교 광신도들 뿐 아니라 불교 광신도들까지 상대해야 하는 사태가...ㅡㅡ
원래 불교의 세계관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세계관입니다. 아무리 먼 과거도 지금과 마찬가지였고, 아무리 먼 미래가 되어도 지금과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본다면, 150억년 전에 빅뱅이 일어났다던가, 1억년 전에는 인간이 아예 없었다든가 하는 것은 불교 교리에 어긋나는 일이긴 합니다.
기독교가 6000년 전의 세상을 생각하지 못해 창조론을 믿는다면, 수백억겁+ 정도는 가볍게 생각하는 불교에서는 반대로 '현재와 다른 과거'를 생각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다만 대학교수가 이 두 고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사가 불교신문에 실릴 정도고, 다른 신도들도 크게 맹신하는 것 같지는 않아 다행이긴 합니다만.

+ 불교에서 말하는 1겁이란 이런 것입니다.
가로세로높이가 40리에 달하는 커다란 바위가 있습니다. 100년에 한번씩 선녀가 내려와 이 바위 위를 날아갑니다. 이때 선녀의 옷깃에 바위가 살짝 쓸립니다.
이 선녀의 옷에 의해 바위가 쓸려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1겁이라고 합니다.
물론 비나 바람에 의한 침식, 이끼 등에 의한 부식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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