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 단순에서 복잡으로

새떼


무리를 지어 하늘을 나는 새떼입니다. 수천마리의 새떼들이 저렇게 무리지었으면서 서로 충돌하는 일 하나 없이, 공통된 방향으로 이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그의 오버마인드 같은 존재라도 있어 새 하나하나의 진로를 지시하는 것일까요?


정어리떼

마찬가지로 무리를 지어 헤엄치는 정어리떼입니다. 이들 역시 새떼무리와 비슷한 행동을 보여주죠. 정어리 한마리 한마리가 다른 정어리들의 진로를 예측해서 충돌하지 않도록 움직이는 것일까요?

창조론자들은 흔히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이 나올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단순한 것은 단순한 것만 만들 수 있고, 복잡한 것은 복잡한 것만을 만들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런 면에서 볼 때 저런 새떼나 정어리떼들의 행동은 저 행동 전체를 관장하는 무엇인가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카오스이론은 1 + 1 > 2일 수 있고 1 + 1 + 1 > 3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1 + 1 + 1 + 1 + 1 + 1 + 1 + 1 + 1 + 1 >> 10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아주 단순한 행동의 모임만으로 저런 복잡함이 연출될 수 있다는 점 말입니다.




Craig Raynolds
크레이그 레이놀즈(Craig Raynolds)는 복잡해 보이는 새떼들의 움직임을 밝혀냈습니다. 위 링크에 가시면 java로 구현된 boid(새떼나 정어리처럼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개체) 시뮬레이션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 새떼의 움직임은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은 극히 간단한 알고리즘만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즉

1. 분리 : 각각의 boid들은 주위 boid들로부터 일정거리를 유지하려 한다.
2. 응집 : 분리와는 반대 개념으로 다른 boid 이 너무 멀리 있을 경우 가까이 다가간다.
3. 정렬 : 각각의 boid들은 주위 boid들의 움직임을 따라 움직인다.
4. 회피 : 각각의 boid들은 장애물로부터 일정거리 이상 유지하려 한다.

이 4가지 규칙만으로 boid들은 새떼나 정어리떼와 아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들 boid들은 자신과 자신 주위 boid들의 정보만을 가지고 있을 뿐 무리 전체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먹이를 발견한 몇몇 boid들의 움직임에 무리 전체가 반응하는 등 하나의 생물체처럼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어떤 모양의 장애물이 나타나더라도 그 장애물을 피해나갈 뿐 아니라, 혹시 장애물에 부딪힌 boid 역시 다시 무리에 합류하는 등 생물체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자기조직화에서와 같이,  단순한 것이 복잡해지는 - 엔트로피가 역전되는 현상은 자연계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진화, 그리고 생명탄생의 원동력이기도 하구요.

댓글 1개:

  1. 자연현상을 환원주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창조론자들은 그저 겉으로 표현되는 것에만 치중하는지...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by 파랑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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