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이야기 - 달을 가리키면 달을 봐야지, 왜 손가락 끝만 보고 있나.

어떤 사람이 달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보십시오. 얼마나 맑고 투명합니까?"
옆에서 그 손가락을 보던 사람이 말합니다.
"예끼, 여보쇼, 맑고 투명하긴 개뿔, 손톱밑에 때가 꼬질꼬질하구만"


위 글이 창조론자들을 상당히 웃겨드린 모양입니다. 어쨋든 웃겨드린 것은 좋지만...

여전히 웃음의 포인트를 놓치고 계시는군요. '난 독해력이 전혀 없다'는 것을 저렇게 자랑스럽게 걸어놓고 계시니 말입니다.

자기가 쓴 글을 스스로 설명해야 하는 바보짓은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독해력이 전혀 없는 창조론자들을 위해서는 어쩔수 없군요. 그렇지 않으면 글을 정 반대로 해석하는 기이한 능력을 부리곤 하니까요.


창조론자들의 기본적인 어빌리티 중 하나가 '일부의 오류'를 '전체의 오류'로 몰고 간다는 점입니다. 그 어빌리티가 저 블로그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고 있군요. 저 블로그 역시 '아시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의 잡종 하나'로서 '대진화와 소진화' 글 전체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비단 제 글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니죠. 헥켈의 사진 위조 하나로 헥켈의 이론 전체, 더 나아가 진화론 전체를 거짓말로 몰아버린다든다(창조론 이야기 - 헥켈의 배아 사진), 필트다운인 하나로 진화론자들을 사기꾼 취급해 버리는 등(창조론 이야기 - 필트다운인) 말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대진화와 소진화 글의 중요한 점은 아프리카코끼리와 아시아코끼리가 아니라 치와와와 세인트버나드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진화론을 교과서에서 빼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에서도 썻던 글이지만, 헥켈의 이론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배아를 한번만 배양해 보면 됩니다. 필트다운인으로 진화론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필트다운인 화석이 조작이 아닌 실제라는 것을 찾으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제 글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코끼리와 아시아코끼리 사이에서 새끼가 태어났느냐 아니나가 아니라 치와와와 세인트버나드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느냐를 밝혀야 합니다.

코끼리 모티(Motty)로서 저 글을 비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다음에 답을 하시기 바랍니다.

- 치와와와 세인트버나드는 대진화인가 소진화인가?
-- 대진화라면 늑대->치와와, 늑대->세인트버나드로의 대진화를 인정하는가?
-- 소진화라면 소진화만으로 저렇게 큰 차이가 생겼는데 대진화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창조론 이야기 - 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말의 도움씨(조사)는 참 신기합니다. 단 한 글자 차이로 내용 이외의 뜻을 가지는가 하면 전혀 다른 뜻으로 바뀌곤 하죠.

사과를 먹었다
사과를 먹었다 - 나 말고도 사과를 먹은 사람이 있다
사과를 먹었다 - 나 이외의 다른 사람은 아무도 사과를 안먹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말이 어렵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진화론은 신을 부정하는 학문이라고 믿는 창조론자들이 많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진화론은 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진화론은 신을 무시합니다.

신을 부정한다는 것은 진화론은 신이 없어 된다입니다.
신을 무시한다는 것은 진화론은 신이 없어 된다입니다.

도움씨 하나 차이인데 이 차이를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창조론은 신이 가장 기초에 깔려 있습니다. 창조론의 모든 이론은 신이 있다는 가정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때문에 만약 신이 없다면 창조론은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이 만약 신을 부정해서 신이 없다는 가정으로부터 시작한다면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만약 신이 있다면 과학이 붕괴하겠죠. 그때문에 이 경우는 진화론은 신이 없어 된다입니다.

하지만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은 절대로 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신을 무시할 뿐이죠.
즉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은 신이 있다는 가정도, 신이 없다는 가정도 하지 않습니다. 단지 증거들로부터 출발할 뿐입니다.

마치 뉴턴이 '신이 있어서 사과가 땅으로 떨어진다'도 아니고 '사과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 신은 없다'라고 주장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어느 누구도 '신이 없기에 진화가 일어난다'라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진화론(을 비롯한 모든 과학)이 신에 대해 말을 한다면 그것은 신이 없다가 아니라, 최소한 우주탄생 이후에는 신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대진화와 소진화


이 글에 대한 누군가의 반론이 들어왔습니다. 아시아코끼리와 아프키카코끼리 사이의 교배로 태어난 코끼리가 있다더군요.
http://www.hybridelephant.com/motty.html
1978년 7월 11일 영국 체스터 동물원에서 수컷 Loxodon과 암컷 Elephas maximus 사이에서 태어난 코끼리가 있습니다. Motty라고 하는 코끼리로, 불행하게 1978년 7월 21일 감염증으로 사망했다고 하는군요.
정확히 알아보지 않고 글을 써서 죄송합니다.
반성하는 의미로 원본 글을 삭제나 수정하지 않고 경고문과 함께 그대로 게시하겠습니다.

밑의 글은 오류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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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코끼리/아프리카코끼리 비교
예, 코끼리입니다. 하나는 아시아, 다른 하나는 아프리카산 코끼리입니다. 따로따로 볼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보니 차이점이 눈에 들어오는군요.

그런데 이 둘을 교배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사자와 호랑이의 경우처럼 혼혈이 나올까요?
아시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는 둘 다 장비목(長鼻目 Proboscidea) 코끼릿과(科 Elephantidae)에 속하지만, 속부터 달라집니다(아시아코끼리는 Elephas, 아프리카코끼리는 Loxodon). 물론 둘 사이에 교배가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교배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 두 동물을 보죠


출처


치와와세인트버나드입니다. 둘 다 갯과(科 Canidae) 개속(屬 Canis) 늑대종(種 Lupus) 밑에 개 아종(亞種 Familiaris)에서 한번 더 치와와(Chihuahua)와 세인트버나드(St. Bernard)로 나뉘어지는 것이죠. 위의 아시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 사이의 관계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가까운 관계입니다.
실제로 이들 사이의 교배도 가능합니다. 아, 물론 자연상태에서의 짝짓기는 체격차이로 불가능하죠. 그렇지만 인공수정을 시킨다면 둘 사이에 수정도 되고 태아로 발생도 하고 자궁에 착상도 합니다. 다만 치와와가 암컷인 경우는 지나치게 커지는 태아 때문에 중간에 죽게 됩니다.  세인트버나드가 암컷이면 자라지 않는 태아(아무리 자라도 세인트버나드가 보기에는ㅡㅡ) 때문에 유산이 되죠(출처). 혹시 이 수정란을 적당한 크기의 개에게 이식시킨다면 태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다만 그런 실험 결과는 찾지 못했습니다.

출처
자, 외계인 생물학자들이 지구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샘플로서 아시아코끼리와 아프리카코끼리, 치와와, 세인트버나드를 한마리씩 잡아 왔습니다. 이들은 아마 코끼리를 두마리씩이나 잡아왔다고 불평을 할 겁니다.
하지만 유전자를 분석해 보면 놀라겠죠. 같은 종이라고 생각했던 코끼리 두 마리는 교배조차 안되는교배가 된 기록이 있습니다 전혀 다른 종이었으며, 전혀 다른 종이라고 생각했던 치와와와 세인트버나드는 교배까지 가능한 같은 종이었으니 말입니다.


창조론자들은 늘 '소진화는 가능하지만 대진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치와와/세인트버나드 사이의 관계는 대진화일까요, 소진화일까요?
그들이 교배까지 가능한 같은 종임을 보면 그들은 창조론자들이 말하는 '소진화'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소진화'에 의해 치와와/세인트버나드 정도의 차이가 생겼습니다. 오히려 '대진화'인 아프리카코끼리/아시아코끼리 사이의 차이보다 더 큰 차이죠.

그런데도 '대진화는 큰 진화, 소진화는 작은 진화'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진화론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은 '변화' 그 자체이지 '얼마나 큰 변화냐'가 아닙니다.
창조과학회에서 '소진화/대진화'를 붙들고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설사 하마가 고래가 되는 진화가 관측되더라도 '원래 하마와 고래는 같은 종류(Kind)이다. 그러므로 하마가 고래가 되더라도 그것은 소진화에 불과하다. 여전히 대진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기 위해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