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과학적 방법이란?

높은 산 꼭대기에서 소금호수가 발견됩니다. 엄청난 양의 소금결정과, 우기에는 짙은 소금물이 고이는 호수입니다. 이 소금호수가 어떻게 생겼을까요?

창조론자 및 성경무오론자들의 연구
이것은 틀림없이 노아의 홍수때 바닷물이 이곳까지 차올라왔다는 증거이다. 역시 성경은 진실이로다. 할렐루야. 신은 위대하시도다. 아멘
이것으로 끝입니다. 다른 조사 따위는 불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이 소금호수는 '과학적 방법에 의해 노아의 홍수를 증명하는 증거'로서 인용됩니다. 실제로 과학적 방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전혀 알지 못하면서, 또는 과학적 방법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서 말입니다.

과학적 방법에 의한 연구
1. 가설을 세운다. - 지각변동에 의해 바닷속에 있던 지형이 산이 되면서 생긴 것이다.
이 가설에서 끝난다면 창조론자들과 다를 바가 없겠죠.
2-1. 가설에 따른 예측을 한다. - 가설이 맞다면 주위에 바다생물들 화석이 많을 것이다.
3-1. 예측이 맞는지 조사한다.
즉 소금호수 주위에서 바다생물의 화석이 나타나는지 조사를 합니다. 실제로 바다생물의 화석이 많이 발견된다면 가설이 강화되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다시 2번단계로 되돌아갑니다.
2-2. 가설에 따른 예측을 한다. - 지각변동에 의한 것이라면 습곡현상이 있어야 한다.
3-2. 예측이 맞는지 조사한다.
역시 주위에서 습곡을 발견할 수 있다면 가설은 더욱 힘을 얻습니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상상력 안에서 '만약 가설이 맞다면 ~~이 있어야 한다/있으면 안된다'는 예측을 하고 정말 그 예측이 맞는지 확인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 과학적 방법입니다.
그런데 만약 그런 예측이 틀리다면 어떻게 될까요?
2-3. 가설에 따른 예측을 한다. - 만약 바닷속에 있었다면 육지생물의 화석은 발견되면 안된다.
3-3. 예측이 맞는지 조사한다.
그런데 어떤 소금호수 주위에서 육상생물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저 가설을 폐기할까요? 그전에 먼저 보조가설을 만들어 봅시다.
2-3-1. 그곳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라서 육상생물의 시체가 밀려와 화석이 되었을 것이다.
이것 자체가 새로운 가설입니다. 그러므로 다시
2-3-2-1. 가설에 따른 예측을 한다. - 강물로 농도가 옅어질 테니 소금호수의 규모가 작을 것이다.
2-3-3-1. 예측이 맞는지 조사한다.
2-3-2-2. 가설에 따른 예측을 한다.
2-3-3-2. 예측이 맞는지 조사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합니다. 여기서도 예측이 틀리는 경우가 있다면 그에 대한 보조가설을 만들고, 다시 그 보조가설에 대한 예측을 하고....
만약 어떤 보조가설로도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하나라도 발견된다면 그 위의 보조가설을 폐기하고 새로운 보조가설을 만들어 검증하거나 심하면 이 모든 과정의 시작이었던 '소금호수는 지각변동에 의해 생겼다' 자체를 폐기하고 새로운 가설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가설과 보조가설, 2차보조가설, ...들에 의한 예측을 모두 통과했다면, 일단 그 과학자 개인에 대한 확신은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끝이 아닙니다. 이것을 발표하면 다른 과학자들이 그 가설에 의한 예측을 하고 그 예측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즉 개인단위에서 진행되던 과정이 그 분야의 과학자 전체 수준으로 확장되는 것이죠.
여기서도 가설과 보조가설, 2차보조가설,.... 등에 의해 수많은 과학자들이 제시한 예측을 모두 검증해야 '소금호수는 지각변동에 의해 생긴 것이다'라는 것은 가설을 벗어나 정설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정설이 되었다고 해서 모든 일이 끝날까요? 만약 어떤 소금호수에서 바다생물의 화석은 전혀 안나오고 육지생물의 화석들만 발견되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시 보조가설들을 만들어서 이 현상을 설명해야 합니다. 어떤 보조가설로도 이 소금호수를 설명하지 못하면 아무리 정설이라도 버려지고 다시 새로운 가설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과학적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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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창조론자들도 가설과 보조가설들에 의한 예측을 하고, 그 예측이 틀렸음을 지적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도 역시 활발하게 그런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지적이 과학자들을 향한 학회차원이 아니라 일반인들을 위한 창조론 책에서만 일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그들의 지적이라는 것이 '소금호수 근처에서 육상동물의 화석이 발견되었으므로 깊은 바다가 융기했다는 가설은 틀렸다' 정도 수준의,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몇가지 가설의 추가와 추가된 가설의 검증에 의해 해석이 완료된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창조론자들의 저런 행동은,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기존의 정설도 헛점이 많다는 - 지각융기론이나 노아홍수설이나 똑같다는 - 오해를 심어주기 위한 것이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창조론자들 및 성경무오론자들은, 자신들이 '과학적 과정에 의한 결론'을 너무 쉽게 내리고 있기에 진화론자들 및 다른 과학자들도 별 연구도 없이 결론을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현재 '과학의 정설'에 그렇게 쉽게 말도 안되는 딴지를 걸곤 하는 것이죠. 그야말로 그 가설을 정설로 만들기 위해 수십년을 노력한 수많은 과학자들을 모욕하는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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