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이야기 - 창조론자 눈의 필터

모든 창조론자들 눈에는 특정한 필터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가리는 필터죠.

어떤 진화론자가 이런 글을 씁니다.

진화론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유전학이나 고생물학 뿐 아니라 때로는 연대측정을 위한 핵물리학까지 알아야 한다. 이러한 지식이 없다면 진화론의 증거는 단지 근거없는 추측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것이 창조론자들이 진화의 증거는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 글도 창조론자들의 눈에는 다음과 같이 보입니다.

진화론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 유전학이나 고생물학 뿐 아니라 때로는 연대측정을 위한 핵물리학까지 알아야 한다. 이러한 지식이 없다면 진화론의 증거는 단지 근거없는 추측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것이 창조론자들이 진화의 증거는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리하여 이 글은 진화론자들도 진화론의 허구성을 인정했다는 증거 - 유명한 진화론자도 '진화론의 증거는 단지 근거없는 추측일 뿐'이라고 했다 - 로서 편집되어 창조론자들 사이에 떠돌아다니게 됩니다.
이러한 예는 비교적 많이 보입니다. 심지어는 창조론자들 사이에서 '진화론 광신도'라 불리는 리처드 도킨스의 글을 다음과 같이 인용하더군요.

생물체의 구조를 살펴보면 누군가가 설계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그런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진화는 그러한 복잡성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는 어느 과학자가 이렇게 말합니다.

공룡이 새로 진화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사실 제 생각으로는 공룡이 새로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것은 아직까지 증거가 부족하기에 아직 연구중입니다.

이 글은 이렇게 보이게 됩니다.

공룡이 새로 진화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사실 제 생각으로는 공룡이 새로 진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것은 아직까지 증거가 부족하기에 아직 연구중입니다.

그래서 그의 말은 공룡의 진화를 거부한 과학자로서 소개될 것입니다.


이러한 필터는 창조론자면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Time지 기사를 번역한 서울대 전산학과 고건교수도 마찬가지더군요.

The only certainty in this data-poor, imagination-rich, endlessly fascinating field is that there are plenty of surprises left to come.

진화론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원본이 그 필터를 통과하면 진화론 비하로 바뀌어버리는군요.(http://blog.naver.com/iiai/105451382)

그래서 저도 한가지 버릇이 생겼네요. 창조론자가 '진화론자도 이렇게 인정했다'고 하면 먼저 의심부터 하면서 원본을 요구하는 버릇 말입니다.

참고 : 마우스로 긁으면 창조론자들의 필터를 통과하지 않은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 5개:

  1. 글쎄요......
    원본을 요구하거나 원본을 제가 찾아서 제시해도 그들(누군지 아시죠?)은 그 원본의 내용 조차도 자신들이 필요한대로 해석하고 그 해석이 맞다고 우긴답니다.
    참솔님도 "한국진화론연구소" 게시판에 가보셨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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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창조론자들과 몇번 이야기해 본 사람은 누구나 겪어본 일이겠죠.
    다만 진화론이 뭔지 창조론이 뭔지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만 보고 '진화론자도 진화론을 부정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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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참솔님.
    예전에 진화론연구회 게시판에서 활약하시던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아무리 증거를 보여줘도 동문서답하던 자들의 모습에 나중엔 진이 다 빠지곤 했습니다.
    그들의 편집실력은 참 대단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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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글쎄말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편집을 할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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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완전 악마의 편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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