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적은 과거에만 존재하는가?

1. 훼손된 동물 시체

창조론자들이 주장하는 공룡 시체
이러한 시체가 바닷가에 떠내려온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요?
물론 지금은 여러가지 분석을 통해 이것이 공룡이 아닌 돌묵상어의 시체임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이것이 플레시오사우루스라 믿고 있는 창조론자들이 있는 이상, 옛날 사람들이 드래곤의 시체라 인식했다고 해도 뭐라 할 수 없겠죠.

2. 자연 현상






울릉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용오름현상입니다. 회오리바람이 바다에서 일어나 바닷물을 빨아올리는 현상이죠. 육지에서 흔히 일어나는 회오리바람과 같은 원리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처음 본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요? '용이 승천하는 모습' 이외의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요?





지금에야 저런 화염 회오리  어떻게 일어났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산불이 났을때 일부 더 뜨거운 부분이 생기면 그곳에서 상승기류가 일어납니다. 그 때문에 주위에서 공기를 빨아들이고, 산소가 공급되어 불길이 강해지고, 상승기류가 강해지는 일종의 자기조직화 현상이죠.

이러한 현상을 알 수 없었던 과거 사람들이 이것을 봤다면 뭐라고 할까요?
'저 숲에서 거대한 불의 채찍이 나타났다'
소문이란 것이 또한 건너면 건널수록 커지기 마련입니다.
'불의 거인이 채찍을 휘둘러서 숲 전체를 태워버렸다'

결국 그 지역에는 '불의 거인' 소문이 퍼지게 됩니다.





잘 아시는 대로 오로라는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대기권으로 들어올 때 대기와 충돌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주로 극지방에서 생기죠.
하지만 태양활동이 심해질 때는 비교적 저위도 지역에서도 보이곤 합니다.
어느 태양활동이 극심해진 해, 사람들은 처음으로 하늘에서 빛나는 불빛을 봤습니다. 그들은 이것을 태양활동과 연관시켜 생각할까요, 아니면 신의 축복(또는 악마의 저주)라 생각할까요?


3. 정치

봉황
삼국지 후반부에 이르러, 조조의 아들 조비가 한의 헌제를 내쫓고 스스로 황위에 오릅니다. 그리고는 민심을 무마하기 위해 나무로 기린의 뿔, 봉황의 날개 등을 만들어 깊은 숲에서 슬쩍 움직여 줍니다. 그와 함께 바람잡이가 소리치죠.
'봉황이 나타났다!!! 하늘도 새로운 황제를 축하하신다!!'
역시 소문은 돌수록 커지기에, 나중에는 '저 숲에서 봉황이 날아올라 이 산을 한바퀴 돌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는 사람까지 나오게 됩니다. 바람잡이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얼마 전 방영되었던 선덕여왕에서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시 백성들은 알지 못했던 지식을 기적으로 포장해서 자신의 뜻을 '하늘의 뜻'으로 만드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죽은 새들을 밤에 몰래 궁에 뿌려놓은 후 불길한 징조라 소문낸다거나 하는 일 말이죠. 이것 역시 훗날에는 '궁에 새들이 날아들어 죽는 불길한 일이 있었다'는, 일종의 기적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고대 신화나 옛날 이야기, 더 나아가 성경에는 그렇게 자주 나오는 기적이나 환상의 생물들이 지금은 전혀 보이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더이상 기적 같은 일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창조론자들이 바라는, 종교적 교리가 인류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그런 일이 생긴다면 저런 기적이나 환상의 생물들이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 어떤 일의 원인을 탐구하기보다는 '신의 기적', '악마의 흔적' 등으로 간주해 버리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니까 말입니다.


기도

조금 소녀 취향의 소설이긴 합니다만, 키다리 아저씨란 소설을 본 일이 있습니다.
거기서 이런 에피소드가 있죠.

키다리아저씨 덕에 학교에 다니게 된 주인공이 어느날 과자를 파는 남루한 소녀를 만납니다. 친구들과 과자를 사서 먹으면서 그 소녀에게 사정을 묻게 되죠.
그 소녀의 아버지는 얼마전 돌아가시고, 그녀는 학교도 그만두고 과자를 팔아서 어린 동생들을 부양한다고 하더군요. 어머니는 늘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후견인인 키다리아저씨에게 사정을 말하고 그 소녀을 도와줄 방도를 찾아 그 소녀를 찾아갑니다.
주인공의 후견인이 약간의 도움을 주겠다는 말을 전하자, 갑자기 그 소녀의 어머니가 소리칩니다.
"주여! 감사합니다"
이 말에 화가 뻗친 주인공이 말하죠.
"도와준 것은 주님이 아니라 우리 아저씨라니까요!"
"예, 주님이 댁의 아저씨에게 역사하셔서 저희를 도와주시는 겁니다"


이런 '몰지각한 종교인'이 비단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더군요.



그 소녀의 가족은 어머니의 기도 때문이 아니라 소녀의 노력에 의해 구원(?)된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기독교인들의 기도 때문이 아니라 일요일에도 기도할 시간도 없이 열심히 일한 다른 사람들에 의해 다시 일어나게 된 것이구요.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나라를 일으켜 세우고 나니, 기도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공치사하는 모습, 어떻게 보이시나요? 진화론 논쟁과 함께 기독교인의 이런 모습도 제가 기독교에 반감을 갖게 되는 이유입니다.

진화론 이야기 - 다윈과 멘델 2

'진화론 이야기 - 다윈과 멘델'에서도 한번 다루었지만 다윈의 진화론과 멘델의 유전법칙에 대해 오해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하면 종이 변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다윈의 진화론이 부정된다고 말입니다.

http://www.kictnet.net/bbs/board.php?bo_table=sub5_1&wr_id=172&page=11

잠시 다른 이야기 좀 하죠.
중학교 과학에서 배우는 보일 샬의 법칙(Boyle-Charles' Law)이 있습니다. 기체의 온도와 압력, 부피에 관련된 식으로


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기체를 가지고 실험해 보면 저 식이 정확하게 맞을까요?
죄송합니다만 실제 기체로 실험을 해 본다면 정확하게 저 공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 보일 샬의 법칙은 이상기체(理想氣體 ideal gas), 즉 완전한 구형, 분자크기 0, 분자간 상호작용 0, 완전탄성충돌체인 가상적인 기체에서 정확하게 성립하는 법칙입니다. 그런데 실제 기체는 크기를 가지고 있고 분자간 인력도 발생하고 있죠.


마찬가지로 멘델의 유전법칙 역시 일반적인 유전자가 아닌 이상유전자(ideal gene)*, 말하자면
1. 모든 유전자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성질(노랑 또는 초록)이 있다.
2. 유전자의 변이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3. 자연선택 또는 실험자의 선택에 의한 유전자의 도태는 일어나지 않는다.

라는 조건 하에서만 정확하게 성립되는 법칙입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저런 유전자가 존재할까요? 2번, 유전자의 변이는 절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나만으로도 이상적인 유전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진화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 유전자의 변이와 자연선택에 의한 도태입니다. 멘델의 유전법칙에서는 이 두 가지를 제외합니다. 그런데 멘델의 유전법칙으로 진화를 부정하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덧 :
위에서 이상기체(ideal gas)니 이상유전자(ideal gene)니 이야기하면서 법칙과 현실의 차이를 이야기했는데, 아마도 창조론자들 중에서 '실제와 차이가 나는 것이 무슨 법칙이냐'라고 할지도 모르겠군요(아니, 과학에 대한 창조론자들의 이해수준을 본다면 저런 말이 나올 가능성은 100%에 가까와 보입니다).
'이상기체에 적용되는 법칙'이란 말은 '최소한의 보정만으로 모든 기체'에 적용될 수 있는 법칙'이란 뜻입니다. 만약 산소기체라면 보일 샬의 법칙을 산소기체에 적용한 후 산소기체에 대한 보정을 하면 산소기체의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죠.
마찬가지로 멘델의 법칙 또한 멘델의 법칙을 자연계의 유전자에 적용한 후 유전자에 대한 보정(돌연변이, 자연선택)을 하면 유전자의 움직임(진화)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 학술적으로 통용되는 언어가 아니라, 유전법칙을 설명하기 위해 제가 만든 말입니다. 이상(異常)한 유전자가 아니라 이상(理想)적인 유전자를 말합니다. 하긴 너무나 이상(理想)적이라는 것 자체가 이상(異常)한 것이긴 합니다만.

엮인글 : 진화론 이야기 - 다윈과 멘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