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물을 설명하는 것보다 사람에 빗대어 설명하면 좀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때 더욱 효과적이죠.
하지만 의인화 설명이 지나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 '일하는 세포' 만화를 보고 나서 '세포들이 모두 인간같은 지능을 가지고 할 일을 찾아서 하고 있구나'라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저 만화를 보고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의인화 설명에도 저런 사람이 생기지 않을까요?
이 과정에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이 처음 관찰됐다. 연구팀이 야생에서 채집한 아메바 덩어리 35개를 분석했더니, 그중 3분의 1가량이 박테리아 먹이를 다 먹어치우지 않고 일부를 아껴 덩어리 몸 안에 남긴 채로 다른 곳으로 이동한 다음에 가져온 박테리아를 뿌려 더 많은 먹이로 번식시킨 뒤 이를 잡아먹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변에서 먹이가 줄면 아메바 점균은 박테리아 일부를 가지고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해 번식한다. |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요? '아메바가 농사를 짓다나 놀랍다'는 식으로 생각되지 않을까요?
이러한 오해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의인화를 단세포생물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치환하는 것입니다.
박테리아 먹이를 다 먹어치우지 않고 일부를 아껴 덩어리 몸 안에 남긴 채
라면 이것은
소화효소가 줄어드는 변이가 발생하여 박테리아 먹이를 다 소화시키지 못하고
가 더 정확한 표현이겠죠.
다음에 가져온 박테리아를 뿌려 더 많은 먹이로 번식시킨 뒤 이를 잡아먹는 것
이라면
소화시키지 못한 박테리아를 배설한 후 다시 다른 곳에서 먹이를 찾는 동안 박테리아가 번식하는 것
이라고 한다면 지능이 없는 아메바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런 의인화 설명을 곧이곧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한낱 아메바가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이것이야말로 창조주가 아메바를 위해 설계한 증거이다 |
그야말로 [2000년전 유대 유목민들의 판타지 소설]을 곧이곧대로 해석하는 것처럼 어이없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겠죠.
흥미롭네용
답글삭제그렇다면 '농사짓는' 잎꾼개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개미는 아메바와는 달리 뇌는 있으나, 인간처럼 농사와 같은 방법을 구전시켜 전할수 없습니다. 단순한 의사소통이나 본능에 의한 권력다툼이 아닌, 꽤나 복잡한 농사짓는 방법을 습득한것 또한 그 단초는 아메바의 것와 같은 우연하고도 단순한 변이였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러니까 음.... 어느정도 공통점이 있을까요?
두서없는 질문 죄송합니다; 농사짓는 생물하니까 갑자기 떠올라서요
조금 추가하자면 생물 기관은 정말 무한한 가능성으로 진화가 가능하기에 수긍이 되지만, 모든 행위가 생물기관의 발달로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개미는 뇌가 있습니다. 그것도 몸집에 비하면 꽤나 큰 만큼 어울리지 않게 똑똑해 보입니다. 사람의 경우에는 말로 구전되고 글로 기록되어 , 유전자와 본능에 관련된 행동만 하는것이 아니라, 후손 개체들이 다른 방식으로 '사고' 하여 여러 문명들을 이루었죠. 그런데 동물들은 유전자에 무언가 새기거나, 포유류가 새끼에게 사냥을 가르치듯 부모와 자식간의 유대가 정말 특별하지 않은 이상 행동 양식 이상의 무언가를 전해주기란 쉽지 않아보입니다. 전 잎꾼개미의 자신이 먹지 않는 잎을 가져다가 먹을수 있는 곰팡이를 키우는 행동이 본성과 여러 호르몬, 선호, 이런것들 가지고는 이루기 힘들어보이거든요. 이런 발달 과정에도 '완만한 오르막길'이 있을까요?
답글삭제아픈 부분을 찌르시는군요.
삭제사실 농사개미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아는 바가 없습니다. 추후에 공부해야 할 내용이군요.
한가지 가설을 세워본다면, 농사짓는 개미의 선조들은 원래 곰팡이가 아니라 저 나뭇잎을 먹었을 가능성이 있죠. 그래서 저 나뭇잎을 따서 개미집 안에 보관했다가 먹었을 것입니다.
개미집에 보관된 나뭇잎에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개미들은 나뭇잎과 함께 곰팡이를 먹게 되었겠죠. 그냥 나뭇잎만 먹을 때보다 곰팡이와 함께 먹을 때 좀더 많은 영양분을 얻을 수 있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개미들 중에 나뭇잎을 보관할 때 나뭇잎을 잘게 자르도록 돌연변이가 생겼다면 더 많은 곰팡이가 필 수 있으므로 더 많은 영양분을 얻을 수 있었겠죠.
그러다가 식성이 점점 바뀌어 나뭇잎이 아니라 나뭇잎에 핀 곰팡이를 주식으로 삼도록 되었을 것입니다.
물론 정말 농사개미들이 이런 방식으로 진화해 왔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냥 제가 알고 있는 한에서 [완만한 오르막]을 상상해본 것입니다.
만약 제가 생물학자라면 이 가설이 맞는지 연구를 해야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저 농사개미의 진화에 대한 논문이 있는지 잦아보는 것이 최선이네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찾게 되면 글을 한번 올려 보겠습니다.
2020년의 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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