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 이야기 - 20만가지 이유

이 지구에는 사람이 살기 위해서 20만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태양이 지구와 거리가 가까우면 사람이 불에 타 죽습니다. 또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멀면 추워서 살지 못합니다.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을 막아주지 못해서 해로운 물질이 그대로 여과되지 않고 들어오기 떄문에 사람이 살수가 없습니다. 바다가 없으면 물이 없어서 살수가 없으며, 지구의 중력이 조금만 커도 낮아도 사람이 살수 없습니다. 이 지구는 사람이 살수있도록 기가 막히게 지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정말로 창조주 하나님께서 사람을 이 지구에 거하실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지으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만일 내가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이 20만가지 조건이 저절로 우연히 생겨났다고 믿어야 할것입니다. 사람은 이 자연계를 궁구히 살펴보아도, 그 진리에 하나님이 계시구나라는 사실을 알수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성경책이 없어도 그렇게 알게 하신 것입니다.

요즘들어 인터넷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보이는군요(혹시 예전부터 있었는데 지금에야 제 눈에 띄었을 수도 있겠죠).
도대체 저 20만가지 조건이란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았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군요. 설마 저 20만가지 조건 하나하나가 리스트되어 있을 리는 없을 테니 어떤 계산식이 있을 텐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 20만가지 조건의 출처로 보이는 목사의 설교 동영상 하나를 찾긴 했는데 거기서도 이런 말밖에 안나옵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이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이유가 20만가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도 20만가지가 뭔지 잘 몰라요.

결국에는 자신도 모르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한 셈이네요.
그건 그렇고, 그 20만가지 조건들 중 저분들이 이야기하는 몇가지 조건은 어떨까요?



태양이 지구와 거리가 가까우면 사람이 불에 타 죽습니다. 또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멀면 추워서 살지 못합니다.
지구의 궤도가 완전한 원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지구를 비롯한 모든 행성들의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라 타원형입니다.


지구의 경우, 원일점은 152,097,701 km, 근일점은 147,098,074 km로 그 차이는 4,999,627 km입니다. 지구 지름이 12,756.2 km이므로 자그마치 지구 지름의 390배 거리를 다가갔다 달아났다 하는 것이죠. 지구 지름의 190배(평균해서) 거리를 다가갔는데도 타죽지도 않고 190배 거리를 멀어졌는데도 얼어죽지 않습니다.
물론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면 3%밖에 안되는 거리임에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저런 주장을 하려면 태양과의 거리가 147,098,073 km가 되었을때 지구의 온도가 몇도가 되어 타죽는지, 태양과의 거리가 152,097,702 km가 되었을때 지구의 온도가 몇도가 되어 얼어죽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겠죠.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근거가 없는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을 막아주지 못해서 해로운 물질이 그대로 여과되지 않고 들어오기 떄문에 사람이 살수가 없습니다.
사실 자기장이 없을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찾기는 힘들군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자기장이 막을 수 있는 것은 α선, β선 등의 하전 입자들입니다. 하지만 태양에서는 이 이외에도 γ선도 방출됩니다. 오히려 이 γ선은 α선이나 β선보다 인체에 더 큰 피해를 입히면서도, 하전입자가 아니기에 지구의 자기장에 의해 막히지 않습니다.
2. 지구 자기장은 정확히는 하전입자들을 막는 것이 아니라 양 극(북극, 남극)으로 끌어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양 극에서는 하전입자들이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북극이나 남극에서 나타나는 오로라가 그 하전입자들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극 생물들도 잘 살고 있습니다. 남북극에는 오히려 지구 전체로 들어와야 하는 하전입자들이 다 모여 있을 텐데 말입니다.*



지구의 중력이 조금만 커도 낮아도 사람이 살수 없습니다.
일단 지구 안에서도 중력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구는 지름이 극지방보다 불룩한 '편원 회전타원체'입니다. 적도 지방이 지구 중심에서의 거리가 멀기에 만유인력이 작으며 게다가 지구 자전의 원심력이 더해져 극지에 비해 중력이 작습니다. 적도지방에서의 중력가속도는 9.78 m/sec2, 극지방에서는 9.83 m/sec2이죠. 그뿐 아니라 고산지대에서의 중력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역시 '사람이 살 수 없는 중력'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는 이상 아무런 의미 없는 소리일 뿐입니다.



공기 안에는 78%의 질소가 있답니다. 그리고 21%의 산소가 있답니다. 1%는 이것저것이라고 하는데, 이 비율이 달라지면 안된다는 거예요.
이것은 동영상에서 목사가 하는 말입니다. 뭐 목사가 과학 쪽을 넘보는 것이 하루이틀이겠습니까만, 넘볼려면 잘 알아보고 넘보라고 하고 싶네요.


지층에 기록된 산소 농도입니다. 약 6억년 전부터 산소가 나타나기 시작(광합성 식물의 진화)해서 점점 짙어져 35%까지 농축되었습니다. 그리고 왔다갔다하다가 최근에 와서 약 20%가 된 것이죠. 즉 공기의 비율이 달라져도 생명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저들이 말하는 20만가지 조건이라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개연성도 없는 헛소리인 것입니다.


* 이 글을 쓸 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나름대로 자기장의 역할이 있더군요. 지자기가 없다면 태양풍이 대기권을 스쳐지나가며 대기의 공기분자까지 끌고 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대기를 자꾸 잃어버리며 결국 화성처럼 될 수 있다더군요.

창조론 이야기 - 창조론자가 찾는 중간화석

진화론 이야기 - 콩심은데 콩난다를 먼저 읽어주세요.

여기 '콩콩이'의 화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눈앞에는 '푸르미'와 '네모네모'가 뛰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과거의 '콩콩이'에서 현재의 '푸르미'와 '네모네모'가 진화했다고 발표를 합니다.


물론 이 결과에 대해 창조론자들은 발광반대를 합니다.

저들은 창조주에 의해 각각 창조되었으며 콩콩이는 과거에 멸종된 것에 불과하다. 정말 진화되었으면 저들 사이의 중간화석이 발견되어야 하지 않느냐?

그에 따라 과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중간화석을 찾아냅니다(화석에서 색깔을 어떻게 알았냐구요? 저... 그러니까.. 화석에 남았던 DNA를 분석해서... 뭘 그렇게 따지십니까!!!)*


하지만 창조론자들은 인정치 않죠

저것들은 그냥 따로 창조되었다가 사라진 것들이다. 별개의 종species일 뿐이지 중간화석이 아니다. 이런 중간화석을 찾아내란 말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찾는 중간화석을 그립니다.


뒤 반쪽은 콩콩이, 앞 반쪽은 푸르미, 네모네모인 중간화석만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찾아봐야 '그들이 찾는 중간화석'이 나홀 가능성은 없는 것이죠.

현재 발견된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화석 중 대표적인 틱타알릭입니다.



보시다시피 어류의 특징과 양서류의 특징을 같이 가지고 있지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어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는 양서류'라고 정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구태여 구분을 하자면 '머리뼈는 양서류에 가깝고, 꼬리는 어류와 비슷하고. 지느러미는 어류에 가깝지만 지느러미의 위치는 양서류 사지 위치고, ..' 정도 될까요.
하지만 창조론자들은 이런 중간화석에는 만족하지 못하죠. 실제로 교진추에 걸려있는, 그들이 주장하는 '어류와 양서류의 중간화석'입니다.

창조론자들의 중간화석
과연 이런 동물 - 수면의 경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동물이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보면 유치하기까지 한 중간화석을 상상하며 그런 화석을 찾아내라고 발광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과학자들이 아무리 많은 중간화석을 찾아낸다고 해도 그들은 절대 만족을 못할 것입니다. 그들이 찾는 중간화석은 '앞쪽은 완전한 새, 뒤쪽은 완전한 공룡', '앞쪽은 털, 뒤쪽은 비늘', '척추가 상반신에만 존재하는 연체동물' 같은 키메라 생물이니까요.


* 예전에 유머라고 넣은 구문인데, 요즘에는 실제로 살아있을 때의 색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물의 색을 결정하는 것은 멜라닌입니다. 그리고 화석에는 이 멜라닌도 남아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멜라닌의 구조를 분석하면 살아있을 때의 색을 알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