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설계론은 지적설계자를 모욕하는 행위 - 바비루사

바비루사는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는 멧돼지입니다. 이 바비루사가 다른 멧돼지와 확실히 구분되는 것은 이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수컷 바비루사의 경우 위턱과 아래턱의 어금니가 위를 향해 둥글게 자라고 있죠. 척 보면 멋있어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어금니는 바비루사에게는 하등 쓸모없는 기관입니다. 먹이를 먹는데도, 적을 공격하는데도 아무런 쓸모가 없는 데다가 튼튼하지도 않아 큰 충격을 받으면 부러지고 맙니다.

이 이빨이 부러지지 않는다면 더욱 큰 재앙이 됩니다. 이 이빨은 평생 계속 자라서 결국에는 이런 모습이 되고 맓니다.


위로 휘어 계속 자라나는 이빨은 결국 두개골까지 도달하게 되고 두개골을 뚫고 들어가 죽는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만약 창조주가 있다면 창조주는 이 바비루사를 자신의 이빨에 서서히 죽어가도록 설계한 것이겠죠. 창조주는 이런 것을 생각하지도 못할 정도로 무식한 설계자일까요, 아니면 바비루사가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즐기는 사악한 설계자일까요?


바비루사의 저 이빨이 진화된 것은 일종의 성선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컷 바비루사들이 저렇게 길고 멋지게 휜 이빨을 매력적으로 여기는 것이었죠. 그 때문에 점점 길고 두개골을 향해 휘는 이빨이 진화적 우위를 점했기에 저런 불행한 짐승이 진화된 것입니다.

만약 저 이빨이 굉장히 빨리 자라서 번식기가 되기 전에 두개골을 뚫고 죽는다면 이 이빨이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진화되지 않습니다. 번식해야 유전자가 전달되니까 말이죠.

이런 생존에 불리한 유전자는, 그 해악이 번식기가 지난 후에 일어나기 때문에 진화가 가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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