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라늄-납(U-Pb)부터 시작해서 칼륨-아르곤(K-Ar), 루비듐-스트론튬(Rb-Sr)법 등 원자의 붕괴를 이용하는 방법 뿐 아니라 열발광연대측정법, 고지자기연대법 등 그 이외의 방법도 많습니다.
하지만 창조론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연대측정법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입니다. 아 물론 다른 연대측정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아한다는 뜻이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뜻은 아니죠.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매우 오랜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다른 연대측정법들고는 달리, 반감기 5730년의 14C를 이용하는 탄소연대측정법은 결코 수억년의 결과가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죠. 석탄기(3억5920만년전~2억9900만년전)에 만들어진 탄소층이나 공룡화석(2억년전~6500만년전) 등을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조사해 보면 거의 대부분 몇만년 이내의 값이 나오거든요(그 이유는 밑에 정리하겠습니다). 창조론자들이 좋아할만 하죠.

남반구와 북반구의
대기중 탄소-14 농도 연간 변화
말하자면 탄소연대측정법은 짧은 시간을 정확하게 재는 초시계(stopwatch)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인간의 수명을 초시계로 재겠다고 나섰다가, 몇번의 오버플로우(overflow)를 거치고 15.3초가 나온 것을 보고는 '인간의 수명은 15.3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탄소연대측정을 할 때는 1950년을 기준으로 합니다. 왜냐하면 1950년대 이후 거듭된 핵실험으로 인해 대기중의 탄소농도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전의 연대는, 연대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것 - 나무의 나이테 등 - 을 통해 보정을 합니다.



비단 탄소연대측정법만이 아니라 모든 연대측정법에는 '보정'이 들어갑니다. 이를테면, U-Pb법에 대한 창조론자들의 가장 큰 반론이 '최초의 납의 농도를 알 수 없다'라는 것이죠.

하지만 이미 과학자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보정할 방법도 찾아놨습니다. 바로 납과 우라늄의 원자크기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용암이 굳을때 원자크기가 작은 납은 암석결정속에 잘 파고들 수 있는 반면, 비교적 원자크기가 큰 우라늄은 굳은 암석 속으로 파고들기가 어렵습니다. 그 때문에 암석이 굳은 초기, 납은 암석 전체에 골고루 퍼져있는 반면, 우라늄은 용암이 늦게 굳은 암석 깊은 곳에 존재하게 됩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우라늄이 붕괴함에 따라 납 농도의 변화가 생깁니다.
연대측정법
이 변화량을 역추적해서 암석속 납농도가 동일해지는 시점이 바로 암석의 연대가 되는 것이죠.
연구 따위는 하지 않는 소위 '창조과학자'들은 이러한 과정을 무시하고, 과학자들의 일이 엉터리라고 헛소리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왜 수억년전 시료를 탄소연대측정법으로 측정하면 몇만년의 연대가 나올까요? 위에 보기를 든 초시계처럼 탄소연대측정법도 '오버플로우'가 있을까요?

첫번째 문제는, 방사성원소의 붕괴는 지수함수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초기에 모원소(母元素 - 붕괴되기 전의 원소)가 많을 때는 급격하게 줄어듦으로 어느정도의 오차가 있어도 연대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원소의 양이 감소함에 따라 측정이 정확해도 계산된 연대는 꽤 큰 오차를 가질 수 있습니다.
윗 그림에서 붉은색과 녹색의 측정오차는 같지만 그것으로부터 나온 계산오차는 모원소의 양이 줄어들수록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오래된 시료에 대해서는 반감기가 더 긴 원소를 사용하지, 탄소연대측정을 하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창조론자들이 했다고 주장하는 '공룡뼈에 대한 탄소연대측정법'입니다.


자랑스럽게 공룡뼈를 발굴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유튜브에 올려놨더군요. 그런데...


톱질을 하고 있네요. 그것도 야외에서.. 저 쇠톱을 멸균처리를 했다고 해도 야외에서.. 맨땅에 올려놓고 야외에서.. 땀을 뚝뚝 흘리는 야외에서....


이번엔 메스로 화석을 긁고 있습니다. 그것도 야외에서... 저 칼이나 장갑을 멸균처리했다고 해도 야외에서... 저 알루미늄 호일이 샌드위치를 쌌던 것이 아니라고 해도 야외에서....

과연 저 시료에 다른 유기물 - 세균, 먼지, 꽃가루, 땀방울 등 - 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요? 깨끗한 실험실에서 온몸을 감싸는 멸균복을 입고 마스크를 쓰고 실험해도 자칫하면 시료가 오염되는 것이 과학실험입니다. 최소한 멸균처리된 실험실에서 다이아몬드톱으로 정밀하게 자르지도 않으면서 실험을 했다구요...

아시다시피 저 공룡뼈 화석은 최소 6500만년 전의 시료입니다. 어차피 이 시료로는 탄소연대측정을 할 수 없을 뿐더러(위에서 말했듯 오차가 매우 큽니다) 실제로 한다고 해도, 미량의 유기물이라도 들어가면 엉뚱한 값이 나올 겁니다. 아마 6500만년과 0년이 섞여 몇만년 연대가 나오겠죠.


위의 창조과학회에서도 고백했다시피 22000~39000년의 측정결과는 공개되지 못했죠. 이딴 식으로 실험해놓고 공개했다가는 망신을 당하기 딱 좋았기 때문입니다(그러면서 자신들이 어떤 음모의 희생자인 듯 분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동영상을 공개하면, 정밀실험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의례 이렇게 실험하는줄 알고 과학자들을 불신하게 될 겁니다.

이렇게 엉터리로 실험한 것을 가지고 비전문가들을 선동하는 곳이 창조과학회, 그리고 그 동영상에 속아 헛소리를 하는 것이 창조론자들입니다.

참고로


여기 해당 실험의 발표과정 있네요. 여기에서는 잘렸지만 발표 이후에 질의응답시간이 있습니다. 이 발표를 본 다른 과학자들이 질문을 하고 발표자가 대답을 하는 시간이죠. 과연 그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궁금하네요...


진화론자에서 창조론자로


창조론자들을 보면 흔히 '진화론자였다가 진화론이 거짓됨을 깨닫고 창조론자가 된 사람'들을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동영상을 첨부해서 말이죠.





여기, 창조론 이야기 - 잘못된 권위에 의존에서도 언급했지만, 이것 역시 창조론자들에게는 큰 감동일 것입니다.
'역시 진화론자들조차 진화론을 버릴 정도로 진화론은 엉망인 것이야. 단언컨대 창조론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이론이지. 너희들도 그만 창조론을 받아들여라ㅋㅋ'

여기에도 한가지 자그만한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바로 저 사람이 써서 학계의 인정을 받은 창조론 관련 논문이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과학이라는 영역에서는 그 사람의 전력이 무엇이었는지는 전혀 상관 안합니다. 그 사람이 어떤 연구를 했는지만이 유일하게 그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입니다. 마치 아인슈타인의 전력이 특허정 직원이었다는 사실은 무시되고 그가 쓴 상대성이론 논문만으로 평가받을 것처럼 말이죠. Walter Veith란 사람이 진화론에서 창조론으로 전향을 했던 말던 학계에서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가 쓴 창조론관련 논문이 다른 과학자들의 인정을 받지 않는 한, 그는 오로지 창조과학회의 선동재료로 사용할 뿐입니다.

그런데 맨 위의 트윗에서처럼 한때 창조론자였다가 진화론자가 된 사람은 없을까요?

'참솔'이란 놈이 창조론을 신봉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난 앞으로 진화론자가 되겠다'라고 나섰다고 해 봅시다. 진화론자들(생물학자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그래서?', '뭐, 어쩌라구?' 정도의 반응이나 나올 겁니다.
만약 참솔이 진화론 관련 논문을 써서 저들의 인정을 받는다고 해도, 그들에게 참솔은 '진화론자'일 뿐이지 '창조론자였던 진화론자'는 아닙니다. 그러니 창조과학회처럼 그렇게 선전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창조과학회에서 '진화론자에서 창조론자로 전향한 사람들'을 그렇게 크게 선전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그것 말고는 선전할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창조론 이야기 - 20만가지 이유

이 지구에는 사람이 살기 위해서 20만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태양이 지구와 거리가 가까우면 사람이 불에 타 죽습니다. 또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멀면 추워서 살지 못합니다.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을 막아주지 못해서 해로운 물질이 그대로 여과되지 않고 들어오기 떄문에 사람이 살수가 없습니다. 바다가 없으면 물이 없어서 살수가 없으며, 지구의 중력이 조금만 커도 낮아도 사람이 살수 없습니다. 이 지구는 사람이 살수있도록 기가 막히게 지어진 것입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정말로 창조주 하나님께서 사람을 이 지구에 거하실 수 있도록 계획적으로 지으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만일 내가 하나님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이 20만가지 조건이 저절로 우연히 생겨났다고 믿어야 할것입니다. 사람은 이 자연계를 궁구히 살펴보아도, 그 진리에 하나님이 계시구나라는 사실을 알수있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성경책이 없어도 그렇게 알게 하신 것입니다.

요즘들어 인터넷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보이는군요(혹시 예전부터 있었는데 지금에야 제 눈에 띄었을 수도 있겠죠).
도대체 저 20만가지 조건이란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았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더군요. 설마 저 20만가지 조건 하나하나가 리스트되어 있을 리는 없을 테니 어떤 계산식이 있을 텐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 20만가지 조건의 출처로 보이는 목사의 설교 동영상 하나를 찾긴 했는데 거기서도 이런 말밖에 안나옵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이유,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이유가 20만가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도 20만가지가 뭔지 잘 몰라요.

결국에는 자신도 모르는 근거없는 이야기를 한 셈이네요.
그건 그렇고, 그 20만가지 조건들 중 저분들이 이야기하는 몇가지 조건은 어떨까요?



태양이 지구와 거리가 가까우면 사람이 불에 타 죽습니다. 또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가 멀면 추워서 살지 못합니다.
지구의 궤도가 완전한 원이라는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실제로 지구를 비롯한 모든 행성들의 궤도는 완전한 원이 아니라 타원형입니다.


지구의 경우, 원일점은 152,097,701 km, 근일점은 147,098,074 km로 그 차이는 4,999,627 km입니다. 지구 지름이 12,756.2 km이므로 자그마치 지구 지름의 390배 거리를 다가갔다 달아났다 하는 것이죠. 지구 지름의 190배(평균해서) 거리를 다가갔는데도 타죽지도 않고 190배 거리를 멀어졌는데도 얼어죽지 않습니다.
물론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를 생각하면 3%밖에 안되는 거리임에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저런 주장을 하려면 태양과의 거리가 147,098,073 km가 되었을때 지구의 온도가 몇도가 되어 타죽는지, 태양과의 거리가 152,097,702 km가 되었을때 지구의 온도가 몇도가 되어 얼어죽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겠죠.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근거가 없는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자기장이 없으면 태양풍을 막아주지 못해서 해로운 물질이 그대로 여과되지 않고 들어오기 떄문에 사람이 살수가 없습니다.
사실 자기장이 없을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찾기는 힘들군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1. 자기장이 막을 수 있는 것은 α선, β선 등의 하전 입자들입니다. 하지만 태양에서는 이 이외에도 γ선도 방출됩니다. 오히려 이 γ선은 α선이나 β선보다 인체에 더 큰 피해를 입히면서도, 하전입자가 아니기에 지구의 자기장에 의해 막히지 않습니다.
2. 지구 자기장은 정확히는 하전입자들을 막는 것이 아니라 양 극(북극, 남극)으로 끌어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양 극에서는 하전입자들이 대기권 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북극이나 남극에서 나타나는 오로라가 그 하전입자들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극 생물들도 잘 살고 있습니다. 남북극에는 오히려 지구 전체로 들어와야 하는 하전입자들이 다 모여 있을 텐데 말입니다.*



지구의 중력이 조금만 커도 낮아도 사람이 살수 없습니다.
일단 지구 안에서도 중력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구는 지름이 극지방보다 불룩한 '편원 회전타원체'입니다. 적도 지방이 지구 중심에서의 거리가 멀기에 만유인력이 작으며 게다가 지구 자전의 원심력이 더해져 극지에 비해 중력이 작습니다. 적도지방에서의 중력가속도는 9.78 m/sec2, 극지방에서는 9.83 m/sec2이죠. 그뿐 아니라 고산지대에서의 중력 역시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서도 역시 '사람이 살 수 없는 중력'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는 이상 아무런 의미 없는 소리일 뿐입니다.



공기 안에는 78%의 질소가 있답니다. 그리고 21%의 산소가 있답니다. 1%는 이것저것이라고 하는데, 이 비율이 달라지면 안된다는 거예요.
이것은 동영상에서 목사가 하는 말입니다. 뭐 목사가 과학 쪽을 넘보는 것이 하루이틀이겠습니까만, 넘볼려면 잘 알아보고 넘보라고 하고 싶네요.


지층에 기록된 산소 농도입니다. 약 6억년 전부터 산소가 나타나기 시작(광합성 식물의 진화)해서 점점 짙어져 35%까지 농축되었습니다. 그리고 왔다갔다하다가 최근에 와서 약 20%가 된 것이죠. 즉 공기의 비율이 달라져도 생명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결국 저들이 말하는 20만가지 조건이라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고 개연성도 없는 헛소리인 것입니다.


* 이 글을 쓸 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나름대로 자기장의 역할이 있더군요. 지자기가 없다면 태양풍이 대기권을 스쳐지나가며 대기의 공기분자까지 끌고 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대기를 자꾸 잃어버리며 결국 화성처럼 될 수 있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