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이야기 - 신대륙 원숭이의 색각

삼원색 색각에 대해 조사해 보는 동안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신대륙의 짖는원숭이(고함원숭이)를 제외한 다른 원숭이들 중에서도 3원색을 보는 원숭이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일부 암컷에서만 말입니다.
어떤 이유로 전체도 아닌 '일부 암컷'에서만 삼원색을 볼 수 있을까요?

진화론 이야기 - 색각의 진화에서 썼듯이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들의 색각유전자 중 하나는 상염색체에, 다른 하나는 성염색체에 있습니다. 여기서 성염색체 중 하나의 색각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원숭이(X유전자 2개이므로 암컷)는 상염색체상의 유전자와 함께 3개의 색상을 보는 원숭이가 될 것입니다.
이 원숭이가 새끼를 낳으면 어떤 새끼가 태어날까요?

결국 이 원숭이무리의 유전자는 다음과 같이 분포됩니다.

이와같이 이 원숭이 무리에서 오직 4번 암컷만이 3원색을 보는 암컷이 될 테고 나머지는 2원색만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1,3)번이 보는 세상과 (2,5)번이 보는 세상은 다르겠죠. 1번과 2번 원숭이가 모이면 이런 대화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 : 어? 넌 어떻게 그렇게 맛있게 익은 열매만 골라내냐?
2 : 넌 어떻게 풀숲에 숨어있는 표범을 그렇게 쉽게 찾아내냐?

진화론 이야기 - 색각의 수렴진화

영장류는 주로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그리고 남아메리카에 주로 분포합니다.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나뉘어진 양 대륙에 분포하는 것을 보면, 아프리카와 아메리카가 나뉠때 서식지가 나뉘어져 서로 각자 진화해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영장류의 한 종(species)인 '사람 sapiens'은 예외죠. 그들은 두 대륙이 나뉜 이후 아프리카대륙에서 진화했지만, 특이하게 강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태평양을 건너 오스트레일리아로, 그리고 빙하기로 바다가 줄어든 기회에 베링해협을 건너아메리카대륙으로 이주를 했습니다.

진화론 이야기 - 사인배열(SINE)에서도 언급했었지만, sine 배열 또는 line(long interspersed nuclear elements) 배열을 이용하면 두 종의 진화적 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영장류들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다음과 같은 진화계통도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서 세가지 색으로 표시된 것은 사람처럼 3원색 색각을 가지고 있는 영장류, 두가지 색으로 표시된 것은 2원색 색각을 가진 영장류들입니다. 보시다시피 구대륙(아프리카, 아시아) 영장류들은 모두 3원색 색각을 가지고 있지만 신대륙(아메리카) 영장류들 중에서는 오로지 하나, 짖는원숭이(고함원숭이)뿐입니다.


어떻게 해서 신대륙원숭이들 중에 짖는원숭이만이 삼원색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구대륙원숭이와 짖는원숭이만이 가지고 있는 삼원색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가설이 가능합니다.

첫째, 구대륙원숭이와 짖는원숭이의 공통선조가 3원색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을 제외한 다른 원숭이들은 모두 3원색 시각을 잃었다.


새로운 유전정보가 만들어지기보다는 유전정보를 잃는 것이 쉽다는 면에서는 위와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합니다. 다만 진화론 이야기 - 색각의 진화에서 보듯 색각의 퇴화는 동굴생활이나 야행성처럼 빛이 없는 곳에서 활동할 경우에 일어납니다. 야행성이 아닌 주행성 원숭이들 사이에서도 색각의 퇴화가 일어난다는 것이 납득하기가 힘듧니다.

둘째, 구대륙원숭이의 공통조상과 짖는원숭이에게서 똑같은 진화가 일어났다


과연 3원색으로의 진화가 두번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과학자들은, 구대륙원숭이의 유전자를 분석해서, 그들이 3원색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유전자중복의 흔적 - 염기쌍 236개의 흔적 - 을 찾아냈습니다. 마찬가지로 짖는원숭이의 유전자에서도 중복의 흔적을 찾아냈습니다. 그 흔적은 구대륙원숭이에 비해 훨씬 길었습니다.
즉, 구대륙원숭이의 3색각진화와 짖는원숭이의 3색각진화는 서로 다른 사건이었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더욱이, 구대륙원숭이에 있어서, 중복된 부분에 일어난 돌연변이는 약 5%에 이릅니다. 하지만 짖는원숭이의 변이량은 2%대에 불과하죠. 이것은 구대륙원숭이에 비해 짖는원숭이에 일어난 변이가 훨씬 늦게 일어났다는 증거입니다.

출처 : 한치의 의심도 없는 진화 이야기

불교와 진화론

예전에 불교와 진화론이란 글을 쓴 적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는 것이 제일목표이며 진화론/창조론 문제는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죠.

그런데 얼마 전에 조금 우려스런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남진제 북송담’의 진화론 부정 정당한가

우리나라 불교에 큰 영향력을 가진 고승이 진화론을 비롯한 현대과학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잘하면 앞으로 기독교 광신도들 뿐 아니라 불교 광신도들까지 상대해야 하는 사태가...ㅡㅡ
원래 불교의 세계관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세계관입니다. 아무리 먼 과거도 지금과 마찬가지였고, 아무리 먼 미래가 되어도 지금과 마찬가지라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본다면, 150억년 전에 빅뱅이 일어났다던가, 1억년 전에는 인간이 아예 없었다든가 하는 것은 불교 교리에 어긋나는 일이긴 합니다.
기독교가 6000년 전의 세상을 생각하지 못해 창조론을 믿는다면, 수백억겁+ 정도는 가볍게 생각하는 불교에서는 반대로 '현재와 다른 과거'를 생각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다만 대학교수가 이 두 고승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기사가 불교신문에 실릴 정도고, 다른 신도들도 크게 맹신하는 것 같지는 않아 다행이긴 합니다만.

+ 불교에서 말하는 1겁이란 이런 것입니다.
가로세로높이가 40리에 달하는 커다란 바위가 있습니다. 100년에 한번씩 선녀가 내려와 이 바위 위를 날아갑니다. 이때 선녀의 옷깃에 바위가 살짝 쓸립니다.
이 선녀의 옷에 의해 바위가 쓸려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1겁이라고 합니다.
물론 비나 바람에 의한 침식, 이끼 등에 의한 부식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