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기아로사우루스와 섬

20세기 초, 루마니아 서부지역(당시 헝가리 지역)에서 용각류 공룡화석이 발견됩니다. 용각류란 브라키오사우루스 등의 거대 공룡으로, 가장 큰 아르젠티노사우루스의 경우에는 몸길이 30m까지 나가는 공룡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발견된 공룡은 기껏해야 몸길이 6m, 키는 1.8m 정도의 미니 용각류 공룡이었죠.



그 때문에 처음에는 어린 용각류 공룡으로 추정되었으나 뼈의 성장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로는 이미 다 큰 성체였다는 것이 밝혀졌죠. 결국 이 Magyarosaurus(헝가리 도마뱀)은 가장 작은 용각류 공룡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용각류 공룡들이 그렇게 큰 몸집을 가지게 된 것은, 그 큰 몸집이야말로 가장 좋은 방어수단이었기 때문이죠. 몸길이가 20m에 가까운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도 함부로 건드리지 못합니다. 마치 지금 사자도 코끼리를 건드리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마기아로사우루스는 이 방어력을 포기하고 왜 저렇게 작은 몸집을 가지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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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화석이 발견된 지역은 백악기 시절에는 섬이었습니다. 대륙의 환경과 섬의 환경은 다릅니다. 그 때문에 어떤 동물이 섬에 고립된다면 대륙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납니다. 특히 몸집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 종종 관측됩니다.


1. 섬 왜소화(insular dwarfism 또는 island dwarfism)

보통 몸집이 큰 동물이 섬에 고립되었을 때 섬 왜소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것은 섬의 제한된 공간 및 자원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자원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자원을 조금 소모하는 방향 - 몸집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납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는 피그미코끼리가 있습니다. 원래는 아시아코끼리였으나 보르네오라는 섬에 고립된 이후 섬의 제한된 먹이 때문에 몸집이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가 일어난 것입니다.

가운데가 피그미코끼리

피그미코끼리뿐 아니라 현재는 멸종한 시칠리아섬의 난쟁이코끼리나 마다가스카르의 난쟁이하마 등등이 있으며 위에서 설명한 마기아로사우루스 역시 섬 왜소화의 한가지 보기입니다.


2. 섬 거대화(insular gigantism 또는 island gigantism)

몸집이 큰 동물이 섬에서 섬 왜소화 현상이 일어난다면, 몸집이 작은 동물의 경우는 반대로 섬 거대화 현상이 일어납니다.

작은 동물들의 경우에는 워낙 사용하는 자원이 적기에 섬의 제한된 자원이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오히려 경쟁자의 부재(또는 감소)로 인해 더 많은 자원을 점유하여 몸을 키울 수 있죠. 이런 이유로 인해 작은 동물의 경우에는 섬 거대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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